[Review] 무한한 가능성 - 에릭 요한슨 사진전

글 입력 2019.08.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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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일 목요일,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에릭 요한슨 사진전에 다녀왔다.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라는 별명을 가진 에릭 요한슨은 스웨덴 출신의 사진가로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초이자 전세계 최초 대규모 전시로 열린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미술관 오픈시간에 맞춰 전시장을 방문하였음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에릭 요한슨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단계에 거쳐 감탄을 하게 된다. 첫 번째는 사진이라 믿기지 않은 작품에, 두 번째는 이러한 소재를 생각해 낸 작가의 상상력에, 세 번째는 상상력을 구현해 낸 방식에 감탄을 하게 된다.

 

에릭 요한슨은 자신의 작업은 주로 장소를 포착하는 것이지만 이 장소는 그의 상상 속 장소에 가깝다고 한다. 광활한 자연풍경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그의 상상력이 더해진 세계를 보고 있자면 사진 속의 장소가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다. 하지만 이는 그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다. 마치 현실같지만 실제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풍경이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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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초반에 그의 작품을 볼 때는 감탄이 먼저 튀어나와 그 속에 들어간 메시지를 제대로 보지못했다. 그러다 작품과 관련된 영상을 보고 머리를 맞은 듯 띵해졌다. ‘Dreamwalking’이라는 작품과 관련된 영상이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사진의 전체만을 볼 뿐 디테일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보지는 않았다.


이 영상에는 두 명의 아이들이 등장하는데, 이 아이들은 ‘Dreamwalking’ 작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한 아이가 “우리가 잠에 들면 어른 세계에서 아이세계로 넘어 가는거야”라고 말을 한다. ‘왜 그런 생각을 했지?’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순간 또 다른 아이가 말한다. “맞아, 옆에 문에는 스티커들이 붙어 있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사진 속 문에 붙어있는 스티커들을 발견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그의 작품을 보며 “잘 만든 사진이구나”, “레이어링은 어떻게 했지?” 라는 생각이 주가 되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다시 작품들을 보니 더 상상력이 자극되며 사진 속 요소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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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뿐만과 함께 비하인드 씬도 전시에서 흥미로웠던 점이었다. 이 비하인드씬 속에는 그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모두 촬영되어 담겨있다. 이 비하인드씬은 에릭 요한슨이 직접 편집해서 만들고 제작 기간 또한 오래 걸리기 때문에 모든 작품이 비하인드 씬으로 만들어져 있지는 않다고 한다.

 

사실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자신이 직접 촬영하고 편집하여 공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어찌보면 자신만의 비밀을 공개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릭 요한슨의 비하인드 씬을 보고 있자면 그에 대한 경외심이 더욱 커진다. 이러한 상상을 했다는 사실에, 그 상상을 현실로 구현했다는 사실에, 마지막으로 그의 포토샵 실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에릭 요한슨의 작품에는 다양한 소품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소품들이거나 지인들의 소품 혹은 작품을 위해 제작한 것들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에 사용된 소품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이 소품들이 작품 속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함께한다.

 

다만 전시에서 아쉬웠던 점은 중간중간 위치한 포토존들이었다. 그의 몇몇 작품들을 포토존으로 만들어져있는데, 사람들이 많은 전시에 포토존까지 함께하니 내부가 더 붐비고 그 근처에 있는 작품들을 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포토존이 존재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작품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기도 하니 모든 것에는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함께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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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라! 만약 이것들이 사실이라 해도 여러분의 일상에 나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니 말이다.”


"도로를 가위로 갈라 뒤집듯 여러분의 일상도 가위로 잘라 뒤집어 보세요! 그 속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내가 진짜 원하던 것을 찾을지도 모르잖아요!"



전시는 에릭 요한슨이 만들어낸 세계로 가득했다. 그는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던 모든 것들에 대한 의심을 품기 시작했고, 그 만의 세계가 구현되었다. 현실 세계에는 없는 풍경을 계획하고 만들어낸 것이다. 에릭 요한슨은 우리에게 상상하라고 말한다다. 도로를 가위로 갈라 뒤집듯 우리의 갈라 뒤집어 보라고 말한다. 그 속에서 우리가 진짜 원하던 것을 찾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에릭 요한슨의 전시는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상상”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주었다. 같은 일상이지만 그의 말대로 상상이 함께한다면 우리의 삶도 영감과 새로움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우리 모두가 창의적으로 태어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고, 스스로를 제한하고 있던 것들로부터 조금은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에릭 요한슨의 말처럼 상상하는 것을 멈추지 말고 규칙에 의문을 가지며 도전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삶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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