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View] 유니크한 감성이 가득한 301호의 음악 Part 3

글 입력 2019.07.3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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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호에 사는 그녀들의 미래는?!



글 - 작곡가 오상훈(Dike)



지난 Part 2에 이어 301호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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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두 분이 서로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 서로의 첫인상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A. 하미희 : 1학년 때 합주실기수업을 꼭 들었어야 했어요. 그때 수업에 같은 합주팀으로 만나게 되었어요. 사실 첫인상이 좋지는 않았어요.


김나은 : 왜???!?!!!! 진짜?! 나 처음 들어.(당황)


하미희 : 아니, 첫인상이 그게. 진짜로...(웃음)


김나은 : 나 그런 말 처음 들어. 와. 왜??!?!


하미희 : 약간 좀 차가운 느낌? 그리고 데면데면한 느낌을 받아서. 그러나서 알게 되니까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원래 첫인상만으로 판단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우선 첫인상만 말씀드리면 그렇다는 거예요.(웃음) 지금도 그렇다는 게 아니라.


김나은 : 당연하지.


하미희 : 만나보니까 순박하고 괜찮은 언니라는 걸 알게 되었죠. 그리고 저도 자취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언니고 그랬었어요. 합주가 너무 새벽에 끝나는데 집에 가는 게 힘들고 아침에 다시 오는 것도 힘들었어요. 저는 인천에 살고 있는데 학교는 경기도 안산에 있어서.(웃음) 그래서 누가 먼저 말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같이 의기투합해서 자취를 하게 되었어요. 서로 안 친한 사이였었는데 같이 살게 된 거였어요. ‘뭐, 어때. 그냥 같이 살지’라는 마음으로 둘 다 월세를 나눠서 내는 메리트와 일단 자취가 중요했던 부분이 맞아 떨어져서 같이 살게 되었고 그 곳의 호수가 301호여서 나중에 팀을 하게 되면서 301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되었어요.


Dike : 예대 분들은 같이 살면서 팀을 하거나 친해지는 분들이 많은가 봐요.


김나은 : 많아요. 오히려 같이 살면서 친해진 거죠. 친해서 같이 살기 보다는. 그러다가 방학 때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 같이 팀도 하게 되고 가볍게 시작한 게 4년 간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어요.


하미희 : 여름에 공연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어요. 신기하죠, 어떻게 보면.(웃음)


김나은 : 저는 정확히는 기억은 안 나는데 미희는 지금만 봐도 저와 분위기가 다르거든요. 미희는 활발하고 잘 까불거리는 타입이고 저는 초반에는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것처럼 보이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미희가 제 기억엔 처음에 엄청 웃기고 목소리가 큰 애였어요. 그냥 그런 기억이 나고 합주팀 때문에 매주 봐야하는 사이여서 얘기를 나누는 정도?


하미희 : 나쁘거나 한 건 없었어? 첫인상이.


김나은 : 좋고 나쁜 게 없을 만큼 친하지 않았던 거지. 왜냐면 안 친한데 ‘어머, 쟤 싫어.’라고 하진 않잖아요. 그냥 관심이 없잖아.(웃음)


하미희 : 언니는 관심이 없는 편이었고 저는 주위 사람을 관심 있게 보는 편이었어요. 언니가 좀 방어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해지려고 갔는데 언니가 낯을 가리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나중에 알아서 그런 언니가 아니라고 알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너무 데면데면하고 낯을 가려서 ‘나는 친해지고 싶은데, 같은 합주팀인데’라고 생각했었어요.


김나은 : 아하. 그랬구나. 저는 그냥 관심이 없어서 그랬나 봐요. 미희가 친해지려고 다가왔는데 그게 부담으로 느꼈나 봐요. 기억에는 없는데 제가 지금 까불거린다고 느꼈던 걸 보면.


하미희 : 그게 느껴졌어요.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않았죠.


Dike : 일방적인 짝사랑이였네요.(웃음)


김나은 : 짝사랑에 성공하셨네요.(웃음)


하미희 : 헤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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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데뷔곡인 <미로>는 2016년에 발매되었고 그 다음 앨범인 <High In The Sky>는 2017년 10월 18일에 발매되었어요. 공교롭게도 제 생일이네요.(웃음) 그리고 이번 싱글인 <때때로>가 지난 6월 20일에 발매되었고요. 매 앨범마다 꽤 긴 공백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A. 김나은 :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301호에 모든 일상을 투자해서 하지 못하다보니 우선순위에서 그동안 좀 밀려있었던 것 같아요. 하루하루 살기가 바쁘다보니.(웃음) 그래서 계속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곡을 내고 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는 있어서 강박과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실천으로 옮기는데 나태했던 것 같아요. 매일 일하고 학교를 다니는 것에 집중을 하고 여유가 될 때만 드디어 해볼까, 하니까 하나의 결과물을 내는데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사실 시간을 잡고 했으면 금방 할 수 있었던 것도 계속 미루다보니 오래 걸렸어요.


하미희 : 방향성을 잡는데 오래 걸려서 주춤거리다가 공백기간이 길어졌어요. 시도를 많이 해보고 계속 냈어야 했는데 그 전에 낸 앨범들이랑 비교하면서 방향성이 모호해진다고 생각하다보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무의미하거나 불필요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좀 더 과감하게 시도를 했어야 했다는 생각은 들어요. 막연한 불안감에 결과물로 계속 해내지 못했던 시간이었어요.



Q. 이렇게 긴 시간동안 계속해서 앨범을 내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팀이 오래 유지되는 게 신기한 것 같아요. 요즘 이렇게 오래 유지되는 팀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서. 비결이 있나요?


A. 하미희 : 우선순위라고 생각을 안 하더라고 301호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오래 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은데 언니는 어때?


김나은 : 둘 다 이걸로 음악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확고하니까 안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거죠. 그래서 각자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더라도 시간이 날 때마다 같이 하고 했던 것 같아요.


하미희 : 이번 <때때로>를 계기로 왕성하게 더 활동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다짐도 했어요. 도와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어요.



301호의 <High In The Sky>



Q. 두 분 모두 서울예대 출신이시니 좀 다른 질문을 하나 드릴게요. 이전부터 느낀 건데 실용음악과 출신들, 특히 예대 출신의 아티스트 분들이 생각보다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어요. 사실 팬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뭔가 준비가 돼서 딱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윤딴딴이 서울예대를 다녔다면 절대 윤딴딴이 될 수 없었을 거라고 얘기하거든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아무 때나,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무언가를 보여주는 활동을 하지 못했을 거라고 다들 생각해요. 그래서 자유로운 분위기의 뮤지션들과 실용음악과 스타일의 뮤지션들로 나뉘는 분위기가 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김나은 : 이거 알 것 같은 게 사람들의 기대치에 부응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이 더 있는 것 같아요. 학교 이름이 주는 기대치도 있고 그래서 먹칠을 하면 안 될 것 같은 부담감? 그래서 노출하는 것에 더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진짜 딱 준비가 돼서 자신 있게 펼칠 수 있을 때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조금씩 보여주면서 할 수 있는데 너무 그런 것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 같은 경우는 학교 때문에 그런 부담을 느낀 거는 아니었는데 생각은 비슷했던 것 같아요. 그냥 뭔가 부담이 되고 노출이 되었을 때 결과물이 모두에게 인정받고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이 되었으면 하니까 그런 욕심들이 더 주저하게 되지 않았나, 해요.



Q. 두 사람이 추천하는 301호의 곡은 어떤 곡일까요? 그리고 그 곡의 감상 포인트가 어떤 부분인지 알려주세요.


A. 하미희 : 저는 <거울>이에요. 저의 스타일이 제일 묻어나는 곡이에요. 언니의 건반과 저의 보컬만 있어서 딱 팀의 색이 아닐까 생각해요. 다른 곡들은 드럼, 베이스 등 다른 세션들의 악기가 많은데 그 곡은 둘만 나오고 곡의 분위기와 가사가 좋게 나왔다고 생각해요. 뒤에 언니의 연주도 좋고요. 가장 저희의 색이 보여 지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김나은 : 저는 <미로>요. 음악적인 것을 생각하면 추구하는 거나, 그런 건 <미로>는 아닌데 아무래도 첫 결과물이고 그게 만족스럽게 잘 나와서 저는 개인적으로 <미로>를 정말 좋아해요. 중간에 나오는 일렉트릭 피아노의 솔로가 포인트이에요. 좀 열악하게 홈레코딩으로 녹음을 했는데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나왔고 마음에 들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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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앨범인 <때때로>는 이전의 앨범들과는 색이 많이 다른 곡인 것 같아요. 긴 공백기가 있던 만큼 충분히 색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앞으로도 좀 더 다양한 장르의 곡을 작업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A. 하미희 : 아무래도 분위기나 레퍼토리를 좀 다양하게 하고 싶어요. 밝은 곡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계절에 따라서 곡에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 다른 분위기의 곡을 낼 수 있고 레퍼토리가 다양한 뮤지션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작업해 볼 계획이에요.



Q. 두 사람이 함께 곡 작업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하나요? 워크 플로우(Work flow)도 궁금하고 가사가 먼저일지 곡이 먼저일지도 궁금해요.


A. 하미희 : <때때로> 같은 경우는 언니보다는 제가 창작에 투자할 시간이 더 있어서 제가 1절까지 스케치를 했었고 다른 곡들도 3, 4곡 정도를 계속 만들던 상태에서 언니가 <때때로>를 제일 맘에 들어 했어요. 그래서 <때때로>를 더 완성도 있게 만들자고 해서 가사도 같이 쓰고 뒤에 있는 부분들도 같이 만들었어요. 대표님도 이 곡을 제일 맘에 들어 하셨고요.


김나은 : 곡마다 가사가 나오는 시점이 좀 다른 것 같아요. 가사를 먼저 쓰고 하는 경우도 있고 곡을 쓰고 가사를 붙이는 경우도 있어요.


하미희 : 그래도 기본적인 틀은 가사의 주제를 먼저 생각해서 분위기를 잡고 가요. 그렇게 해야 틀에서 많이 벗어나거나 분위기와 가사가 맞지 않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주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창작을 하고 있어요.



301호의 <너는 어떻게> Cover (원곡 구원찬)



Q. 앞으로 301호는 어떤 아티스트가 되는 게 목표인가요?


A. 김나은 : 다른 아티스트들을 생각해보면 그 사람의 이름을 들으면 딱 떠오르는 분위기나 느낌이 있는데 301호는 아직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서 우리만의 색을 확실히 만드는 게 목표에요. 사람들이 301호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이런 느낌 나는 팀’이라고 모두가 같이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서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 같아요.


하미희 : 같은 생각이에요. 색이 뚜렷했으면 좋겠어요. 아직 모호함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 이걸 정리하고 싶어요.


김나은 : 그게 잡혀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면 이미 굳혀진 색에서 다른 것을 해서 색다르다고 느낄 텐데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무슨 음악을 하는 팀이지?’라고 생각할 것 같거든요. 나중에 제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펼쳤을 때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려면 그런 게 필요한 것 같아요.


하미희 : 그리고 공연을 많이 하려면 우리의 곡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음원을 많이 내서 자작곡만으로도 1시간의 공연을 끌어갈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A. 301호 : 음원을 많이 작업해서 공백기간 없이 활동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공연과 라디오 DJ 등 다양한 활동을 열심히 할 계획이에요.



Q. 마무리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A. 하미희 : 마무리 인사, 어떻게 하죠? 오늘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Dike : 아, 저 말고! 읽고 있는 독자 분들에게요!(웃음)


김나은 : 아하하-(폭소)


301호 : 인터뷰를 읽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아무래도 저희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대다수일 거라고 생각해요. 조금이라도 저희에 대해 알게 되셨을 거라고 생각하고 앞으로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전지적 Dike 시점


요즘 흔히 듣기 어려운

301호 만의 독특한 감성!


유니크한 음악에

완성도 높은 이번 <때때로>까지

모두 듣는 재미가 있다.


이제 그녀들의 음악에 똑똑- 노크해보자.


오늘도, 내일도 조용한 음악이 숨 쉬는 방,

301호에 놀러 가세요!






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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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싱팀 Vlinds의 작곡가이자 인디레이블 캔들인유어스(Candle In Yours)의 공동대표.


자아가 생길 때부터 밴드음악에 빠져 일렉기타를 치며 음악을 시작한 인디덕후.


사실 음악보다 글 쓰는 일을 더 좋아해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중이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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