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래서, 당신은 진정 자유로운가? -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Review
글 입력 2019.07.29 15:4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두 여자가 단출한 차림으로 등장한다. 그 후 동그란 빛에 갇혀 조금의 용기도 내지 못한다. 그렇게 가만히, 가만히 나아가지 않았다. 연극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는 사회에 만연한 한 부분을 아주 노골적이지만 유쾌하게 풀어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아름다움에 관심이 없거나, 트렌드에 뒤처진 여성들이 실종되었으며 사람이 사라졌다는 증언만 있고, 납치범의 실체는 없다. 이에 한 단체가 “사라지지 않으려면, 이에 맞서 아름다워질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하며 ‘새 뷰티 운동’을 전개한다.


연극에서는 이 열풍이 점차 극단적으로 퍼져나가며 생겨나는 개인과 사회의 솔직한 모습을 담고 있다. 솔직한 내용뿐만 아니라, 요즘의 리듬에 맞게 제작한 영상과 연출들 또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극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한다.



포스터.jpg
 

‘진짜’



납치는 되는데, 정작 범죄자인 ‘납치범’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다. 그를 쫓는 것이 아니라, ‘새 뷰티 운동’을 통해 자신을 검열하고 또 검열한다.


진짜 잘못한 건 납치범인데, 왜 본인들을 의심하고 또 검열하는가. 이렇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초점을 잘못 잡으니 따라오는 영향들도 잘못될 수밖에. 마치 약자, 피해자들이 조심하고, 숨어야 하는 이 시대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보는 듯하다.


이런 대사를 한다. “아름다움을 통해 자유로워집시다!”절대 자유로워질 수 없음을 보는 이들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아름다움과 자유로움은 같지 않다. 자유로움이라 착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저 속박된 것뿐이다. 속박된 자유로움은 ‘진짜’ 자유가 될 수 없다.


사람에게 진짜란 무엇인가? 일단 ‘아름다움’이란 겉치레를 벗어야 하겠다. 그것만 벗어도 한층 뚜렷하다. ‘건강’, ‘열정’, ‘보람’, ‘자유’ 등 이런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것들이 진짜가 아닐까. 아름다움만으로 가득 찬 사람과, 그런 사람들로 가득 찬 사회는 마치 인형들의 세상 같았다. 아름다움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시킬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존재들처럼 보여 마음이 아프기까지 했다.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컨셉사진 c황가림10.jpg



결국, 마침내



결국, 아름다움은 사람을 자유롭게 하지 않았다. 연극 속에 등장했던 불편한 옷, 여러 가지 화장품, 트렌디한 눈썹 모양 등 사회가 기대했던 여성의 모습이 ‘사람’의 모습은 아니었다.


연극을 관람하며 가장 크게 와닿은 생각은 ‘어떻게 고작 저런 것들로 진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거지?’였다. 기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기괴함은 진짜 현실 한 부분에 깊이 박혀있다. 하이드 비하인드 괴물은 이 기괴한 사회를 연극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또한 만들어낸다.


우리는 분명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진짜 중요한 건 무엇이며, 정말 자유로워지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유는 진정한 자유 속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속박된 인형의 세상에서 자유로운 척해봤자, 손톱만큼도 자유로워지지 않는다. 그럴 수 없다.


연극 막바지, 이를 깨달은 두 주인공은 자신을 괴롭혔던 아름다움을 위한 모든 것들을 차근차근 내려놓는다. 남의 시선 속의 사람이 아닌, 나의 시선 속의 사람이 되는 과정을 차례로 밟는다. 개인이 변화하는 대로, 사회는 변할 것이다. 연극은 끝나지만, 현실은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은 진정 자유로운가?

 

마침내, 두 여자가 다시 한 번 등장한다, 한 명이 먼저 용기를 내어 빛을 뚫는다. 그렇게 서로를 끌고, 당기며 진정한 자유로 함께 나아간다.




임보미 Editor 명함.jpg
 

[임보미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