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프린지페스티벌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영국의 에딘버러프린지페스티벌이다.
에딘버러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참가하지 못한 팀들이 모여 거리에서 공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만들어진 공연예술축제인 에딘버러프린지페스티벌은 이제 영국의 중요한 관광자원이 되었다. 시가 지원하는 예산의 비율이 그리 높지 않아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참여가 보장되고, 관객의 30%가 지역 주민일 정도로 지역사회의 지지 기반도 탄탄하다.
이 때문에 오히려 인터내셔널 페스티벌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으며, 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 예술제로 거듭났다. 비슷한 사례로는 프랑스의 아비뇽 페스티벌 오프가 있다. 역시 아비뇽 연극제 심사에서 탈락한 팀들이 공연장 대신 거리 곳곳에서 공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유래는 조금 다르지만, 서울프린지페스티벌도 예술가들의 자발적 참여를 보장하는, 모두가 와서 즐길 수 있는 축제라는 점에서 유사한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1998년 대학로의 ‘독립예술제’로 시작하여, 22년째 공연예술, 음악, 미술, 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독립예술가들이 모여 고유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었다.
대학로, 홍대에 이어 서울월드컵경기장이 프린지페스티벌의 장이 되어 ‘예술아지트:프린지’라는 콘셉트로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아지트’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관객과 예술가를 이어주는 장이 될 뿐만 아니라, 예술가끼리 잇는 기능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 콘텐츠에 관심을 두게 된 이후로, 독립 예술가들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본질적으로 예술은 비생산적이다. 그러나 어떠한 생산성 있는 활동도 해내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다. 학교 안의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에서 8천 원을 내고 본 영화는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어 놓았고, SNS를 통해 본 웹툰은 나를 옭아매던 강박의 정체와 그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몇백 만 원을 내고 들은 수업보다도 나에게는 영화가 더 많은 것을 알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