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어른의 눈으로 다시 본 "라이온 킹(2019)",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영화]

글 입력 2019.07.2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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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 후 다시 보는 유년시절의 애니메이션은 새로운 울림을 준다. 나에게는 최근에 속속들이 개봉되는 디즈니 실사화 영화들이 그러한 울림을 준다. 7월 6일 기고한 ‘알라딘, 디즈니 공주 서사의 새로운 전환점을 비추다’에서는 원작의 아름다운 실사화뿐만 아니라 시대에 맞게 변형된 서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했었다. 이번 글에서는 어른이 된 후 다시 보는 동심의 세계에서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 집중해보고자 한다.


올해 7월 17일 개봉한 <라이온 킹(2019)>에 대한 세 줄 요약은 다음과 같다. 1. 뛰어난 영상미 2. 원작 ost의 탁월한 리메이크 3. 원작과 대동소이한 줄거리이다. 우선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실제 영상들을 떠올리게 할 만큼 영상미는 뛰어나다. 영상 기술 문외한의 입장에서 보면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지?’라는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다.


라이온 킹의 특징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지혜로운 원숭이 라피키가 초원에 사는 동물들이 모두 보고 있는 절벽 위에서 아기 심바를 번쩍 들어올리는 장면에서 영화관의 사람들은 모두 강아지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귀엽게 묘사된 아기 심바의 실사화된 모습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추천할 만한 영상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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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디즈니 팬들이 가장 크게 열광하는 부분 중 하나인 ost이다.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것은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의 참여다. 그녀는 심바의 친구이자 아내가 되는 암사자 날라의 목소리 연기와 ost 리메이크를 맡았다. 대개 리메이크는 원작에 못 미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원곡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라이온 킹(2019)>의 ost들은 훌륭하게 변주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 특징은 원작과 대동소이한 줄거리다. 일각에서는 ‘예전의 감동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추천한다’라는 평도 있지만, 원작 라이온 킹이 개봉한 1994년으로부터 25년이 지난 지금, 동일한 서사로 전개한다면 굳이 리메이크를 할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 또한 존재한다. 필자는 원작과 대동소이한 줄거리를 감상하며, 어렸을 때 보고 느꼈던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보다 발전된 감상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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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인상 깊게 보고 들었던 라이온 킹의 하쿠나 마타타 장면, 라이온 킹의 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스와힐리어로 ‘문제 없다’라는 뜻의 하쿠나 마타타는 ‘어차피 걱정 해도 바뀌지 않을 일이라면, 걱정하지마!’라는 인상 깊은 메시지를 나에게 남기며 한동안 나의 인생 모토이기도 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삶의 자세와 방식에 대해 지속적인 고민을 해오던 나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었다. 심바는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는 프라이드랜드에서 도망쳐서 티몬과 품바와 함께 하쿠나 마타타를 부르며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날라가 그를 찾아와 프라이드랜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전하자 마음을 다잡고 프라이드랜드로 다시 돌아가 왕위를 탈환한다.


그렇다면 디즈니가 이 작품을 통해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하쿠나 마타타’라는 말처럼 즐겁게 사는 것은 답이 될 수 없다. 중심 줄거리와 갈등은 ‘하쿠나 마타타’적인 삶의 방식을 벗어났을 때 실마리가 풀리는 다소 모순적인 해결방식이 작품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우리는 하쿠나 마타타와 같은 삶의 방식, 그리고 때가 되었을 땐 문제를 직시할 줄 아는 정면돌파의 방식 모두를 아우를 줄 알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심바를 통해서 위의 삶의 방식 중 하나만을 취해서는 순탄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쩔 수 없는 문제에 대한 걱정은 '하쿠나 마타타'하며 살포시 내려놓을 줄 알고, 정면돌파가 필요할 때는 강단 있게 실행하는 심바의 모습, 이것이 디즈니가 진정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아닐까.



[황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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