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당신은 ‘Hide-Behind’ 미스터리를 아십니까? -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공연]

실체 없는 납치범에 대하여
글 입력 2019.07.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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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e-Behind



당신은 ‘하이드비하인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Hide-Behind’라는 이름 뜻 그대로 ‘뒤에 숨어서 보이지 않는’ 대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미국 위스콘신 주와 미네소타 주의 나무꾼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괴물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나무꾼들이 이 녀석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사람들은 이 보이지 않는 괴물을 하이드비하인드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항상 우리 뒤에 숨어 있는 녀석이기에 아무도 그 실체를 보지 못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 괴물을 묘사할 수는 없습니다.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단순히 전해 내려오는 전설로, 시답지 않은 농담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하이드비하인드는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컨셉사진 c황가림11.jpg
 


도시에서 미의 기준을 따르지 않는 여성들이 소리 없이 실종된다.

 

도시의 여성들이 실종하는 사건이 증가한다. 그러나 사람이 사라졌다는 증언만 있고, 납치범의 실체가 없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 사건을 ‘하이드비하인드 사건’이라 명명한다. 밝혀진 사실은 단 하나. 아름다움에 관심이 없거나, 트렌드에 뒤쳐진 여성들이 실종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한 단체가 “하이드비하인드에 맞서 아름다워질 필요가 있다”며 새뷰티운동을 전개한다. 뷰티 열풍은 점차 도시에 광적으로 퍼져나간다.



최근에는 이렇듯 도시의 여성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사라졌다는 증언만 있을 뿐, 납치범의 실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 한 번 ‘하이드비하인드’가 나타난 것입니다. 도대체 이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번에야말로 전설의 실체를 알아챌 수 있는 기회입니다. 도대체 왜 트렌드에 뒤처진 여성들만 사라진 것일까요? 이 괴물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이 제 이야기를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 생각할 것 같아,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저 또한 이 괴물의 존재를 생생하게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괴물이 묘사된 바는 지금껏 없었으므로 제가 본 것이 정말 그 괴물인지는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만, 그때 느꼈던 섬뜩함은 절대 잊힐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컨셉사진 c황가림12.jpg



서로 감시하게 하는 것은 괴물의 주특기!
 

저는 안경을 좋아합니다. 동그라미 두개로 멋을 냈을 때, 동글동글해지는 인상을 좋아합니다. 저는 몸집 보다 훨씬 큰 옷들을 좋아합니다. 헐렁한 옷 속에서 움직일 때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을 좋아합니다.


한 번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너는 안경 벗으면 예쁜데, 쓰면 인상이 너무 달라. 안경 좀 벗고 다니면 안 돼? 여자애가 좀 꾸밀 줄도 알아야지.’ ‘넌 옷이 왜 그 모양이야. 젊을 때 아니면 이쁜 옷도 못 입는다. 스타일 좀 바꿔.’

 

분명 그것은 타인의 입을 통한 말이었으나, 한편으로는 항상 제 머릿속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분명 하이드비하인드가 사람들의 사고를 조종하고 있기 때문임이 틀림없습니다! 분명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미워하도록 만들어 우리를 그 괴물들의 먹이가 되도록 하는 것일 겁니다.

 

그 이후 그 두려움을 이겨내려고 혼자 여러 가지 노력을 했으나,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을 감시하고 그들의 미적 감각을 평가하며 검열해왔습니다. 어쩌면 저는 이미 그 괴물의 손아귀에 들어가 의미 없는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다들 이 괴물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면서 저도 이 납치범의 정체와 관련한 제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 혼자 상대하기 힘들었던 괴물이지만, 어쩌면 모두가 힘을 합치면 이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요!

 

당신이 이 괴물을 마주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건가요? 이 연극의 등장인물처럼 괴물에 맞서 싸울 건가요, 아니면 회유할 건가요? 아니 어쩌면 이미 괴물을 마주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괴물과 거래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저처럼 괴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쉬쉬하고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이 대상을 마주하는 방식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이 괴물의 먹이가 되기는 싫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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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 Makeup to Wakeup 2 -


일자 : 2019.07.26 ~ 2019.08.11

시간
평일 8시
주말 4시
월 쉼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사막별의 오로라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80분





사막별의 오로라


사막별의 오로라는 배우이자 창작자인 김정, 황은후가 주축이 되어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연극 팀이다. 두 배우와 공연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이 다양한 연출 역할들의 합집합으로서 수평적인 관계에서 창작을 해나가며 개인의 역량과 창조성을 증대시키는 방식의 대안적인 작업을 모색한다.

'몸'과 '여자'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극을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관객의 감각을 발동시킬 수 있는 우리 고유의 몸의 문법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2014년 '도시에 살고 있는 젊은 여성의 불안과 그것을 달래고자 행하는 사치와 치장의 덧없음'에 대해 이야기 한 <불안의 몸>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과 그 안에 살고 있는 몸'을 소재로 한 <Make up to wake up>, <Make up to wake up2>를 창작하고 공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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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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