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당신은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가? 연극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글 입력 2019.07.1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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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당신은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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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비하인드' 사건이 발생했다.

가상의 도시, 여성들이 실종되기 시작했다. 납치범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고, 단 하나 밝혀진 것은 '아름다움'에 관심이 없거나 '트렌드'에 뒤처진 여성들이 실종됐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실체 없는 납치범을 가리켜 미네소타의 괴물 '하이드비하인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말 그대로 뒤에 숨어서 보이지 않는 괴물을 의미하는, 납치범을 피하기 위해 도시 전역에 '새로운 뷰티 운동'이 시작된다. 살아남기 위해 아름다움을 쫓는 사람들, 그들이 무대 위에 올랐다.

절대적인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그러한 미의 기준을 정의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사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정한 미적 기준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눈은 좀 더 크면 좋겠고, 코는 좀 더 높고, 피부는 맑고, 얼굴은 작고, 다리는 긴, 그러한 암묵적인 기준들에 대한 선전포고를 본 연극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 연극에서 가장 악인으로 등장할 '하이드비하인드', 그가 의미하는 것은 이렇게 실체 없는 기준들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본 연극에서 악당 '하이드비하인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상화된 아름다움이 어떻게 무대에서 파괴될까. 본 연극이 기대되는 이유다.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컨셉사진 c황가림16.jpg

 

우리는 충분히 아름다워야 하는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인간은 개별적으로 다양한 기준을 갖고 있기에 모두의 미적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누구에게는 A가 아름답고, 어느 누구에게는 Z가 아름다울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따금 우리는 그러한 시각이 존재함을 잊고 있지 않을까. 살을 좀 더 뺐으면 더 예쁠 것 같고, 저 머리 스타일보다는 다른 머리 스타일이 좀 더 어울릴 것 같고, 어느새 다른 사람들을 나의 시선으로 가둬두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이런 스타일이 좋고, 이 정도의 몸무게가 적당하고, 이 정도의 화장은 기본으로 해야 하는, 그러한 것들. 암묵적으로 우리가 해온 것들에 대한 것들을 우리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진짜 우리는 원래부터 그러한 스타일을 아름답다고 보았는가. 그리고 그것이 아름답기에 우리가 가진 것들을 바꿔야만 하는 걸까. 우리는 충분히 아름다워야 하는가. 적당히 아름다우면 안 되는 것일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꾸미는 것, 자체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다. 꾸미는 과정과 그 행위를 통해 즐거움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누군가의 즐거움을 타인인 내가 부정할 수는 없다. 더불어 뷰티 역시 하나의 예술이기에, 예술의 특성상, 아티스트 본인의 미적 기준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행동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생각을 떠올려봐야 한다. 그저 꾸미든 꾸미지 않든, 그 사람 자체에 집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기준에 따라 아름다울 필요가 있다.

예전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서 신년 행사를 맞아 고객들의 소원을 적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자신이 9살이라고 소개한 한 여자아이가 와서 적은 새해 소원이 '살 빼게 해주세요.'였다. 어린 시절, 나는 한 번도 새해 소원에 살을 빼고 싶다는 것을 적어본 적이 없었다. 대학에 올라와서 지키지 못할 다짐처럼 적기는 했었지만, 어린 시절의 나에게는 소원의 범주에도 들지 못하는 항목이었다.

그 아이는 비만도 아니었고, 오히려 마른 체형의 친구였다. 그 어린아이의 소원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기억되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본 공연을 보며, 내가 그 어린아이의 소원을 보면 느꼈던 씁쓸함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컨셉사진 c황가림15.jpg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 Makeup to Wakeup 2 -


일자 : 2019.07.26 ~ 2019.08.11

시간
평일 8시
주말 4시
월 쉼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사막별의 오로라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80분





사막별의 오로라


사막별의 오로라는 배우이자 창작자인 김정, 황은후가 주축이 되어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연극 팀이다. 두 배우와 공연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이 다양한 연출 역할들의 합집합으로서 수평적인 관계에서 창작을 해나가며 개인의 역량과 창조성을 증대시키는 방식의 대안적인 작업을 모색한다.

'몸'과 '여자'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극을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관객의 감각을 발동시킬 수 있는 우리 고유의 몸의 문법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2014년 '도시에 살고 있는 젊은 여성의 불안과 그것을 달래고자 행하는 사치와 치장의 덧없음'에 대해 이야기 한 <불안의 몸>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과 그 안에 살고 있는 몸'을 소재로 한 <Make up to wake up>, <Make up to wake up2>를 창작하고 공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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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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