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퇴사하면 행복할까? [영화]

글 입력 2019.07.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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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자러 갈 때까지 고민하는 게 있다. 아, 퇴사할까?

퇴사와 존버 사이에서 오갈 데 없는 마음은 해답을 찾아 헤맨다. 그게 강연일 수도, 아이돌 덕질일수도, 선배와의 대화일 수도 있다. 전혀 연관성 없는 예시들에서 공통으로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마음을 따라가세요.”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도대체 내 마음을 어떻게 따라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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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피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피터 솔레트의 영화 <닉과 노라의 인피니트 플레이리스트>의 주인공들도 그렇다. 주인공 닉과 노라는 인디밴드 플러피는 어디에? (이하 플러피)가 게릴라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공연장을 찾는 과정에서 닉과 노라는 우연히 만나게 되고, 함께 고물 자동차를 타고 뉴욕의 밤거리를 헤맨다.


플러피가 공연할 법한 곳에 들릴 때마다 닉과 노라는 전 애인인 트리스와 탈을 만난다. 설상가상으로 노라의 절친인 캐롤라인이 없어지고, 닉과 노라 일행은 플러피 찾기를 잠시 멈추고 캐롤라인을 찾아 나선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존재임을 느끼고 싶어 탈을 찾는 노라, 트리스에게 미련을 보리지 못한 닉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우여곡절 끝에 캐롤라인을 찾고, 노라는 닉에게 자신이 말하지 않았던 것을 보여준다. 바로 아빠의 레코드 스튜디오에 닉을 초대한 것. 이곳에서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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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인디밴드 플러피는 어디에?의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맞는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가고, 그 장소가 아니었음을 확인한다. 동이 틀 무렵 마침내 플러피가 공연할 장소가 알려지고 닉과 노라는 그곳으로 향한다.


둘은 거기서 전 애인과 대면하고, 잠깐 망설이지만 서로의 손을 잡는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역에서 노라는 걸음을 멈춘다. “(플러피 공연을) 놓쳐서 아쉬워?”  “안 놓쳤어. 이거잖아.”  이직이나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플러피는 여기에



영화에서 노라는 닉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유대교 교리인 ‘티쿤 알람’에 대해 말한다. 세계는 산산조각 나 있기 때문에 모두 원래대로 붙이는 일을 해야 한다고. 닉이 되묻는다. “우리가 그 조각 아닐까?" 마음을 따라가라는 건, 속을 더 들여다보라는 뜻이라고 생각된다.


닉과 노라는 플러피의 공연을 보고 싶어서 뉴욕을 헤맨다. 그러나 둘이 찾은 것은 플러피가 아닌 사랑이다. 플러피의 공연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함께 즐기는 경험을 하고 싶은 거다. 이렇듯 원하는 게 명확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닐 때도 있다. 강연을 듣거나 아이돌 덕질을 하거나, 또는 게임에서 최고 레벨을 찍는 일을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자. 없는 시간을 내서, 돈을 투자하는 이유는 자신이 무언갈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일도 마찬가지다. 혼나기도, 칭찬을 받기도 하면서 재미를 붙인다. 그러다 6개월마다 내가 뭐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라는 질문이 떠오르면서 퇴사 욕구가 솟아오르고, 자신의 존재 이유까지 생각해보게 된다. 퇴사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다들 ‘버틴다.’ 남들이 버틴다고 해서 굳이 건강을 버려가면서까지 버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퇴사를 결정했다면 이후의 일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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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면 행복할까?



뉴욕의 밤거리는 아름답다. 하지만 오래된 유고를 타고 헤매는 건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을 수 있다. 나는 플러피를 찾기 위해 퇴사했다. 몇 번의 직장 생활을 통해 긴 글이 더 맞는다는 결론을 냈다. 운 좋게도 프리랜서가 되자마자 일을 받고 있다.

행복은 상대적이다. 행복감을 느끼는 뇌 부분에 전극을 꽂지 않는 이상 그렇다. 직장에 다니면 월급을 받고 그 돈으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 퇴사한다면?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집중하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의 힘으로 해야 하므로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 일은 했는데 돈을 늦게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급이 늦으면 하루에 수십 번도 더 은행 앱을 확인해 본다.

닉과 노라가 동이 틀 무렵에 플러피를 찾음으로써 둘이 잘 살겠거니 하는 믿음을 가진다. 둘 앞에는 수많은 문제가 놓여있을 것이다. 극복할 수도 끝내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만큼은 서로만 생각한다. 당신의 플러피는 무언인지 찬찬히 생각해보라. 물건을 수집하는 걸 수도, 친구와의 대화일 수도 혹은 퇴사나 이직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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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 플레이리스트



영화는 환상으로 끝났다.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직장인 체질은 없다고 하지만 조직 생활을 하며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혼자서 일을 해결하는 걸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정답은 없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면 된다.

길을 찾았다 싶으면 그 길로 가면 된다. 구닥다리 유고를 타고 가면서, 그토록 좋아하는 플러피는 어디에?의 공연을 보지 않고 나왔던 닉과 노라처럼, 그리고 그들이 행복하게 잘 살았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처럼. 한 치 앞도 안 보이지만 그냥 가는 거다. 영화의 제목처럼 고민은 플레이리스트처럼 바뀌고 새롭게 추가된다. 끝없는 생각 속에 매몰되는 대신 닉과 노라와 함께 뉴욕의 밤거리를 헤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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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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