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주키퍼스 와이프 [영화]

글 입력 2019.07.1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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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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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이 영화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주키퍼스 와이프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남편 얀 자비스키(요한 헨델버그)와 아내 안토니나 자빈스키(제시카 차스테인) 부부가 2차 세계 대전 중에 300명이 넘는 유대인들을 구해낸 논픽션 영화다.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고 폴란드는 독일에 항복 선언을 한 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는 독일군에게 점령당했다. 자빈스키 부부는 몇몇의 유대인 친구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자 이들을 구해내기 위한 비밀 작전을 시작한다. 바로 그들이 살고 있는 동물원을 독일군에게 제공할 돼지를 키울 돼지농장으로 변화하는 것이었다.


표면 상 돼지 농장이었지만 사실은 돼지에게 먹일 음식물 찌꺼기 수거를 빙자해 게토에 있는 유대인 친구들을 탈출시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그 당시 유대인에게 물 한 모금이라도 주면 사형당하는 시기였는데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유대인들을 도와주었다. 부부는 게토를 오가며 유대인들을 빼왔고 300명이 넘는 유대인들이 동물원에서 같이 살게 된다.




홀로코스트, 그 잔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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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은 ‘게토’를 드나들면서 유대인들이 독일군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고 연민을 느끼는데 나 역시 보면서 그 당시 유대인들의 고통이 얼마나 클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영화 속에서도 ‘게토’란 장소가 홀로코스트였다.


홀로코스트는 일반적으로 인간이나 동물을 대량으로 태워 죽이거나 대학살하는 행위를 총칭하지만, 고유명사로 쓸 때는 고유명사로 쓸 때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스 독일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대학살을 뜻한다고 한다. 게토에 유대인들을 한곳으로 모아 감시하고 독일의 패망이 다가오자 그곳을 불태워버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는 전체주의라는 명목하에 어린아이를 비롯해 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전쟁이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고 당시 유대인들이 당한 일에 대해 안타까웠다.




자빈스키 부부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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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부부의 시선을 통해 전쟁과 학살의 참혹함은 잘 보여준다.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목숨을 걸고 유대인들을 도와주기 위한 자빈스키 부부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나는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이 먼저 엄습하진 않았을지, 매일같이 독일군과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을지 감히 짐작조차 하지 못하겠다.


부부가 자신들의 목숨을 담보로 유대인들을 도와주는데 이는 아마 동물애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 첫 장면에서 안토니나는 파티 도중 일어난 코끼리의 출산을 도와준다. 숨을 쉬지 않는 새끼 코끼리를 구하기 위해 새끼 코끼리의 코에 막혀 있던 이물질들을 손으로 퍼내고 새끼 코끼리는 살아난다.


안토니나의 따뜻한 모습은 얀이 게토에서 구출한 유대인 소녀 ‘우르슐라’에게 안토니나가 자신의 아버지가 9살 때 총살당했다며 어린 나이에 큰일을 당한 소녀의 마음을 공감해주는데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그녀의 마음이 느껴졌다. 이 모습은 동물과 교감하고 사랑하는 모습에서 더 나아가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인간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독일의 항복 이후 동물원은 다시 재개장 준비를 한다. 동물원을 청소를 하고 꾸민다. 나무에다 노란 별을 그리는데 뭔가 아릿한 감정이 들었다. 어쩌면 부부가 독일군으로부터 유대인들을 지켜내고자 했기에 동물원은 독일군의 돼지 농장, 유대인에게는 피난처로 마지막은 다시 동물원으로 돌아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아직까지 부부가 지킨 동물원이 바르샤바 동물원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부부가 목숨 걸고 지키고자 했던 것을 우리는 계속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구보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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