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음을 스타일링하는 책 - 나는 나를 입는다

글 입력 2019.07.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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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입는다. 국내 유명 퍼스널 스타일리스트 오한나님의 책이 출간됐다.

수많은 이들의 스타일에 생명을 불어넣은 그녀의 책 제목이 <나는 나를 입는다>라니 괜히 더욱 믿음직하게 느껴진다. 다른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닌 숨겨졌던 내 모습을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 말하는 것일까. 대찬 자신감과 당당함을 짐작하게 만드는 제목이었다.


다수의 클라이언트를 재탄생시켰던 그녀의 경험담을 베이스로, 책에서는 자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갈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사실 처음에는 사람별 체형, 성향 등 실질적인 스타일링 팁이 주를 이루는 실용서일거라 생각했는데 책을 들여다보니 사람의 마음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일종의 자기계발서에 가까웠다.


*

책을 여는 첫번째 파트의 제목은 "옷은 곧 자존감이다". 비단 첫 파트뿐 아니라, 이러한 테마를 기조로 이후의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스타일링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은 이들은 때로 외면의 가치를 내면에 투영해 자신의 아름다움을 격하시키곤 한다.


스스로가 지닌 빛의 가치를 깨닫지 못한채 그저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부끄러워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이러한 마음을 간파한 작가는 그녀를 찾아온 클라이언트에게 겉 치장에 얽매이지 않는 내면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살아오면서 다른 이들에게 들었던 자신의 스타일링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 자신만의 패션을 표현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러한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첫 단계로, 그녀는 자신의 성향과 체형을 잘 살릴 수 있는 스타일링을 제안한다. 책에는 여러가지 사례가 등장하지만 가장 중요한 테마는 바로 여기에 있다.


패션은 자기 자신을 단순히 멋지게 치장하는 것이 아니며, 자신이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을 완벽히 감추기 위함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이다. 나를 가리고 지우는 것이 아닌, 나만의 멋을 고심하며 찾아내고 그것을 외부로 드러내는 것이 패션이다. 그럼 진정한 패션은 마음이 강인한 사람만이 구현할 수 있다는 논리냐 하면 그건 또 전혀 아니다. 내면의 감정과 기억, 성향과 외부의 스타일링은 유기적인 상관관계가 있다.


자기 자신이 비록 미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더래도, 이러한 주저하는 마음을 조심스레 딛고 일어나 스타일링으로 그 자존감의 문제를 극복할 수도 있다. 옷은 바로 나 자신이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 지 모르지만, 이 당연한 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실천하기란 늘 어려운 것 아닌가. 작가는 이러한 내용을 담백한 어조로 설명해나간다.


마치 카운셀러처럼 상담을 이어가는 그녀는 마음의 문제뿐 아니라 이를 극복하고 실질적으로 나에게 맞는 스타일링을 갖출 수 있는 구체적인 솔루션까지 제안한다. 매 장 후반부에 마치 워크북처럼 "나에게 패션에 대한 트라우마를 심어 준 상황 극복하기" 라던지 "나의 현재 스타일링 고찰하기" 등 독자가 실제로 자신의 패션을 고민해볼 수 있는 카테고리를 구성해놓았다.


실용서와 계발서를 오가는 독특한 구성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책을 쭉 읽어가면서 이를 내 현실과 직접적으로 연결지어볼 수 있다는 것은 꽤나 색다른 경험이었다. 전반적으로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다면, 담백하게 써내려가는 수필같은 느낌의 경험담과 실질적인 패션 스타일링 팁을 전하는 실용적인 내용이 어우러지다보니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디렉팅이 다소 빈약했다는 것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사례에서 더 나아가 좀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진단해주었다면 마무리까지 보다 쫀쫀하게 이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 특히 매 에피소드의 호흡이 짧아 더욱 가볍게 읽히는 느낌이 있어 그 점이 다소 아쉬웠다.


자기 자신만의 스타일링을 찾아가도록 지도해주는 책 <나는 나를 입는다>. 특히 최근 들어 패션이나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지 않은 터라 막 입고 지냈는데, 책을 쭉 읽고 나니 "나를 드러내는 옷"에 대한 복잡다단한 생각이 든다.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한 이 옷이란 것을 하나의 스케치북처럼 활용해볼 수 있지는 않을지. 한동안 머리 굴릴 취미 생활을 하나 찾은 기분이다. 나만의 스타일이 뭔지 고민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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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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