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는 나를 입는다 [도서]

1000번의 퍼스널 스타일링을 한 오한나 작가의 따뜻한 위로
글 입력 2019.07.0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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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하라.

명품은 여러분 자신이다.



버스를 타고 가거나, 길을 갈 때 왠지 모르게 시선이 가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 독특한 액세서리를 한 사람, 강렬한 색상의 옷을 입은 사람, 보기 힘든 빈티지한 가방을 맨 사람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신기하게도 그들이 한 옷, 소품, 액세서리들이 마치 그들을 위해 태어난 듯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패션은 점염된다.’


어렸을 적엔 그저 부모님이 주시는 옷을 그대로 입고 학교를 가곤 했다. 옷차림에 고민하는 것은 꽤나 귀찮은 일이기도 했고 시간낭비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친구들 사이에서 패션에 관한 이이야기가 오고가며 우리들 사이에서 ‘패션’의 비중이 꽤나 커지기 시작했다. 중학교에 가서는 풍선껌처럼 더 부풀어 오르게 되었다.


엄연한 교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복 위에 무언가를 입거나 꾸미곤 했으며 수학여행을 갈 때면 전날에 무조건 하루 종일 쇼핑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는 종이에 물이 스며들 듯이, 나에게도 조금씩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패션에 관련된 sns를 직접 찾거나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하며 스스로 쇼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신기한 점은, 친구들 간의 패션들은 어딘가 모르게 익숙해 보였다. 한마디로, 서로의 옷차림들은 비슷했다. 

 

시간은 흘러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동안의 많은 시도와 실패로 깨우친 것은 다음과 같다.

 

 옷은 메시지이다.

내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굳이 말을 하지 않고도 전할 수 있는 힘이

옷에 있다는 것이다.


옷은 메시지이자 ‘나’를 대변하는 일종의 명함과도 같다. 나의 감정, 생각, 개성들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옷’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액세서리와 소품들을 추가한다면 밍밍한 음식에 소스를 뿌리듯,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 질 수 있다. 그래서 요즈음엔 돌고 도는 패션 속, 그 누구한테도 점염되거나 따라가지 않고 오직 ‘나’를 위한 것들을 사서 입곤 한다.


비가 오는 날엔 왠지 모르게 날씨에 맞춰서 옷을 입고 싶어서 어두운 색상의 옷을 고르기도 하며 기분이 좋은 날에는 나도 모르게 통통 튀는 색상들의 옷과 액세서리를 하곤 한다. 이렇게 ‘나’의 감정과 기분,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서 나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재미에 하루하루가 흘러가곤 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면 이전부터 나는 색다른 도전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화려한 무늬가 있는 옷, 혹은 강렬한 색상으로 누가 봐도 사람 눈에 너무 띄는 옷들은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었다. 도전하고 싶었으나 그럴 만한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입던 대로, 그나마 나 자신한테 어울리고 편한 차림으로만 입는 패턴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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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한테 '나는 나를 입는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낯선 것은 두렵다. 그 두려움은 경험이 없기에 느끼는 것이다. 해보지 못한 것이 있다면 경험해보라. 인생은 짧다. 해보지도 못하고 사라진다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눈치를 챘다시피, 작가는 심리적인 요소와 스타일(패션)을 같이 엮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퍼스널 스타일리스트인 그녀가 전하는 스타일링 비법에는 우리의 자존감과 자신감, 그리고 심리적인 요소가 담겨져 있다. 특히 그녀가 경험한 일을 토대로 우리에게 조언을 함으로써 우리는 독자인 동시에 그녀의 손님이 되는 다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결국에 패션과 스타일도 우리의 심리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알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외적인 아름다움보다 내적인 충만이 먼저 되어있어야지만 패션으로도 자신 있게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다. 더불어 패션을 통해서 사람들이 달라지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이는 어쩌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암시같이 보이기도 해서 더 집중해서 읽었던 것 같다.

 

다만, ‘심리적’인 측면을 토대로 스타일에 관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어떤 체형에는 어느 옷이 잘 어울리며 어떤 피부색과 색상이 어울리는 지 등, 전문적이면서도 구체적인 ‘패션’에 관해서는 이야기가 안 나오니 읽을 때 주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읽으면서 깨달은 점은,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시도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해서 이어나가야겠다는 점이었다. 그러는 동시에 ‘나’에게 조금 더 한 발자국씩, 다가가며 표현하려 한다. 왜냐하면 옷이란, 나를 입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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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은 자기 자신이 보여야 한다. 남의 것이 되어선 안 된다. 본연의 모습이 그대로 들어가면서 각자 태어난 대로, 살아온 대로 모든 것이 묻어나는 것, 상상을 뛰어넘는 본인의 색과 향기가 묻어나는 옷차림, 이것이 바로 진정한 패션이다.


  

[김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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