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수애구(壽愛口)’, 목숨(壽)을 걸고 시조 사랑(愛)을 외친다(口) -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공연]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리뷰
글 입력 2019.07.0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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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작년 11월 쇼케이스, 올해 5월 미니콘서트에 이어 올 6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이 초연되었다. ‘스웨그에이지’라는 영어로 된 제목과 ‘외쳐, 조선!’이라는 한국적인 부제가 어딘지 묘하게 어긋나는 느낌을 주며 시선을 확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고 느끼는 건 주관적인 해석일까. 하지만 이 뮤지컬은 초연 직후부터 이미 뜨거운 반응을 자랑하며 올 여름 관객들을 다함께 ‘스웨그’ 있게 놀아보는 무대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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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X힙합의 콜라보


 

창작뮤지컬인 본 공연은 뮤지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넘버부터 독특하다. 제목의 영어X한국어 조합처럼 넘버가 바로 시조X힙합의 콜라보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힙합은 좋은데, 시조는 뭐야? 옛사람들의 따분하고 지루한 시를 읊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힙합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리듬(rhythm, 韻)과 라임(rhyme, 律)이다. 그렇다면 시조는? 시조 또한 마찬가지다. 압운을 엄격하게 지켰던 5언절구, 7언절구 등의 한시부터 운율감을 살렸던 평시조와 주로 평민들이 즐겼던 사설시조까지. 시조와 힙합은 시대부터 성격까지 달라도 너무 다르지만 상당히 비슷한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적 시조를 살리는 동시에 현대적 힙합을 가미하는 것, 이것이 본 공연이 시도한 것으로 그 성과는 가히 성공적이다. 한국인이라면 모를 리 없는 이방원의 하여가(何如歌)와 그에 대한 답가인 정몽주의 단심가(丹心歌) 등 스토리에 맞추어 기존 시조를 활용하며 그에 리듬을 입힌 것은 물론, 본 공연에서 새롭게 창작된 넘버는 한국적 음(音)을 잃지 않는 동시에 신나는 힙합 공연처럼 관객들을 들썩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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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와 힙합에 리듬과 라임이 핵심이라면 또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언어유희다. ‘스웨그 있다’를 ‘수애구(壽愛口) 있다’, 즉 ‘목숨(壽)을 걸고 시조 사랑(愛)을 외친다(口)’라는 의미로 재치 있게 표현했으며, 또한 단과 진이 활동하는 비밀시조단 ‘골빈당(骨彬堂)’은 ‘뼈(骨)에 빛(彬)이 날 각오로 활동한다’는 뜻이지만 양반들에게는 ‘골빈놈들’이라는 속된 표현으로 사용되는 이중적인 의미가 활용되었다.


 

 

당연한 것과 당연하지 않은 것의 대립


 

서사적 측면에서는 주인공 단뿐만 아닌 진의 서사가 놓칠 수 없는 핵심이다. 최근 <기생충>과 더불어 가장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던 영화 <알라딘>을 본 사람이라면 진이 솔로곡을 부르는 장면에서 자연스레 자스민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양반, 그것도 조정의 가장 권력자인 아버지 아래서 부족한 것 없이 태어나 자랐지만 자신의 신념에 따라 당연하지 않은 일에 맞서는 진은 어쩌면 가장 용기 있는 인물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겪은 억울한 일에 반발하는 것은 쉬워도 순전히 타인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는 일은 세상 무엇보다 어렵다. 심지어 그 대상이 아버지라면? 난이도는 급상승할 수밖에 없다. 진과 홍국이 대치하며 나란히 부르는 넘버 ‘운명의 길’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였지만 갈라지고 만 부녀의 길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당연하다는 홍국과 당연하지 않다는 진. 세상의 무엇이 홍국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또 그의 밑에서 자랐지만 무엇이 진을 그 반대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이러한 대립은 왜 2019년이 된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지 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다.


 

 

다 함께! ‘오에오’


 

본 공연의 포인트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고 싶은 부분은 바로 끝까지 관객과 함께한다는 것이다. 1부 ‘양반놀음’ 중 갑자기 관객석으로 튀어나와 관객과 함께 후렴구 ‘오에오’를 외치던 흥이 가라앉기도 전에 마지막 커튼콜에서는 배우들의 인사가 끝난 후 다시 한 번 ‘오에오’를 떼창하며 여운을 즐긴다.


제작사 PL엔터테인먼트가 “자유와 소통의 소중함을 외치는 이 작품의 마지막 스웨그는 바로 무대와 관객이 함께 소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처럼 무대의 완성은 관객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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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틈 없는 폭풍전개와 탄탄한 대본, 그리고 그에 걸맞는 세밀한 연출과 노력의 흔적이 엿보이는 배우들의 열연은 한국의 미(美)를 담은 창작뮤지컬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과 긍정적 미래를 보인다. 제 아무리 유명 연출가, 작가, 심지어는 유명 고전이라도 연출가와 배우의 노력이 없거나 합(合)이 맞지 않으면 그것은 실패한 공연이 될 수밖에 없다.


뮤지컬 영화로 제작되어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본 공연은 창작자와 배우 모두 ‘신진’이라는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올 여름, 색다른 뮤지컬을 보고 싶다면 이 공연을 적극 추천한다.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공연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공연기간: 2019년 6월 18일(화) ~ 2019년 8월 25일(일)


공연시간: 화, 목, 금 20시, 수 15시 / 주말 및 공휴일 14시, 18시30분 (월요일 공연없음)


티켓가격: R석 88,000원 | S석 55,000원


관람등급: 만 7세 이상 관람가


관람시간: 2시간 30분 (인터미션 15분)


제작: PL엔터테인먼트, 럭키제인타이틀


마케팅/홍보: 주식회사 랑 / 더웨이브


후원: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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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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