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도서]

글 입력 2019.06.27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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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관계에 대한 고민을 한 폭의 그림처럼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붓질로 그려내다!


글로써 세상에 따스한 온기를 전하고 있는 김상현이 살아가면서 경험한 여러 관계 안에서 느낀 바를 책 안에 담담하면서도 진솔한 문체로 풀어낸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실제 저자가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여러 관계를 하나씩 풀어내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따뜻한 말로 유려하게 풀어내며 글로써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 있다.


청춘의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고 있는 저자가 방황, 불안, 고뇌, 무서움 그리고 숱한 흔들림 속에서 자신만의 한 줄기 빛을 찾아낸다. 책의 1장에서 4장으로 넘어가면서 마치 한지에 먹을 칠하듯 조금씩 견고해지면서 단단해지는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그 한 사람은 저자 일수도, 당신 일수도, 우리 모두일 수도 있다.


살면서 여러 관계를 겪어오고 맺어오면서 우리 모두 각자의 행복에 충실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저자는 본인에게 상처를 준 저 사람도 분명 이유가 있을 테고,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감정에 매몰되기 보단 나의 행복에 집중하기 바란다고 이야기하며, 각자의 색깔로, 나만의 빛깔로 삶에 행복을 들였으면 한다고 섬세하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


책을 읽기 전 위의 책 소개를 미리 읽고,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여러 관계나 행복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 마음속에는 다른 이야기가 더 깊게 박혔다.

 


 

"어차피 불안할 거라면,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라."




사실 해보기 전까진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하는 중에도 잘 모른다.

잘 되는 건지, 잘 하는 건지, 이게 맞는지.

...

틀린 건 없다.

생각했던 방향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좋은 곳으로 향하는 중이다.


그럼, 그렇고말고.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다. 나는 올해 휴학을 하고 몇 달을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보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고 불안해했다. 과연 그것을 하는 것이 옳은 선택일지, 그것을 행함이 나의 생각대로 흘러갈지, 그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등 수많은 불확실함이 나의 발목을 잡았다.


나는 결단을 내렸다. 일단 해보기로. 그리고 여전히 그것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그것이 좋은 선택이었는지, 내가 잘 행하고 있는지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즐겁다는 것이다. 역시 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것이 있다면, 도전해봐야 한다. 어차피 불확실함 속에서 불안할 것이라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불안해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그리고 이 책이 말해주듯, 나 그리고 우리는 좋은 곳으로 향하는 중일 것이다.

 



비를 맞았다



가장 오래, 천천히 읽으며 감상에 젖었던 부분이다. 이 부분을 읽고, 며칠 전의 경험을 떠올렸다. 나는 최근 몇 주 동안 정말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집에서는 잠을 자기만 해도 부족한 나날이었다. 보고 싶지만 보지 못한 영화가 수 편이었고,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 곳이 여러 곳이었다.


그렇게 나의 일상이 점점 피폐해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퇴근 후 자정이 넘은 시간 나는 무작정 근처 영화관으로 향했다. 보고 싶었던 영화를 한 편 보고, 조금은 활력을 찾은 듯한 상태로 영화관을 나섰다. 하지만 이런 나를 놀리기라도 하듯, 밖에선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당연히 우산은 없었고, 비를 피해 집에 갈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근처 편의점까지만 뛰어가서 우산을 살까 생각했지만, 집에 있는 수많은 편의점 비닐우산들이 떠올랐다. 한참을 서성이며 고민하다 그냥 비를 맞고 가기로 했다. 대놓고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처음엔 손으로 머리를 가리기 바빴다. 하지만 곧 소용없는 일인 것을 깨닫고, 비에 몸을 맡겨버렸다. 그러자 왜인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찝찝함이 있을 자리에

왠지 모를 상쾌함이 들어섰다.



그때 나의 기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딱 이것이었을 것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축축하게 젖은 몸을 이끌고 집 앞에 다다랐을 때, 나의 깊은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비와 함께 쓸려나간 것 같았다. 내가 비를 흠뻑 맞으며 집으로 돌아온 것처럼, 이 책이 말해주는 것처럼, 가끔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유를 가지고, 직면한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이 책은 마치 일기처럼 일상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며, 독자 역시 자신의 일상을 떠올리고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일상 속의 고민과 불안을 잠재워 줄 따뜻한 말을 건넨다. 진심을 다해 책을 읽는 독자들의 행복을 바라는 것이 느껴지는, 기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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