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 참여작, 연극 "마음의 범죄"

글 입력 2019.06.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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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이제 특수한 이슈가 아니라 숨 쉬듯 자연스럽게 느끼며 생각해야 할 개념이다. 이에 문화예술계에서도 페미니즘을 주제화해 더욱 많은 이들의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가 이를 잘 나타낸다고 볼 수 있겠다.


처음에는 페미니즘이라는 말과 연극제라는 단어의 결합이 낯설게만 다가왔다. 이 주제만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젊음과 활기가 넘치는 거리 대학로에서 오로지 이 테마에 집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뜻깊은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페미니즘 연극제는 오는 6월 20일부터 7월 21일까지 5개 극장 공연과 4개 부대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는 기획이다.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마로니에공원 다목적홀 등 곳곳에 흩어진 연극장 등 대학로를 빛내는 큼직한 업체가 연합하는 모습을 보인다. 매우 의미 있는 행보를 나타낸다.


그중 기회가 닿아 연극 <마음의 범죄>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처럼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표출하기 시작하는 여성들이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연극이다. 마음의 범죄라니, 얼마나 도발적인 제목인지. 대체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건지 자연스레 관심이 간다. 마음으로도 범죄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일까.


특히 세 자매의 이야기를 아울러 다룬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한 개인의 문제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 주제가 사람들 사이에서, 사회 속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를 천천히 곱씹어볼 수 있다. 다양한 가치와 의견이 공존하는 이 세상 속 마음을 터놓고 깊이 소통하는 것은 서로의 거리를 줄이고 공감을 향해 낳아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극은 연대의 중요성을 다룸으로써 진정한 페미니즘의 방향은 어디로 흘러가야 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곱씹게 만든다.


남편을 총으로 쏜 막내 동생의 사건을 기점으로 아버지의 가출, 어머니의 자살, 할아버지에 대한 애증, 불행한 결혼 생활 등 그저 도피하고 싶었던 암울한 과거와 마주한 세 자매. 이 와중에 첫째 순진의 생일 파티를 계획한다는 시나리오에서 아이러니컬함이 느껴진다.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 너무도 극적인 스토리지만 이들의 내면의 차오를 감정과 생각은 어딘지 일상에서 느끼는 그것과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간다.






페미니즘 연극제


[포스터]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jpg



문단, 미술, 영화, 무용, 연극 등 예술계 ‘미투운동’이 시작된 2018년, 페미니즘 연극제가 첫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2019년, ‘연대’를 주제로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를 개최한다. ‘대학로의 한가운데서 페미니즘을 외친’ 제1회 페미니즘 연극제가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서로를 응원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2회를 맞이한 연극제는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는 6월 20일부터 7월 21일까지 총 5편의 공연과 4개의 부대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등 대학로 일대에서 진행한다.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에 참여하는 공연 5편은, 극단 종이로 만든 배 <코카와 트리스 그리고 노비아의 첫날밤>, 프로덕션IDA <마음의 범죄>, 907 <너에게>, 프로젝트그룹 원다원 <남의 연애>, 극단 문 <달랑 한 줄> 이다. 이 5작품들을 통해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을 확장 시킴은 물론 페미니즘 연극의 저변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에서는 올해 공연이 미처 다르지 못한 주제들을 부대프로그램에서 다룬다. 지난 4월 17일부터 오는 6월 12일까지 노는사람12345가 진행한 <깸 여성 몸 워크샵>을 발전시켜 최종 결과물 <골반, 여성을 깨우다>를 공연한다. 7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구정연은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복귀한 여성 연극인 사례조사 발표회<RETURN TO THE STAGE>를 진행한다. 6월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며 이 외에도 네트워킹 프로그램 <연극하는 페미니스트 모여라>(6월 26일부터 28일), 하는 서울변방연극제와 함께 하는연대포럼 <연극을 퀴어링!>(7월 8일) 등이 부대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연극은 공동작업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이기에 그 안에서의 연대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그렇기에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는 포함과 배제의 선긋기가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연결과 포함의 선을 잇는 ‘연대’를 이뤄보고자 한다. 더불어 관객들은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을 통해 연극의 다양성을 충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밖으로, 더 이상 안도 밖도 없도록 연결하는 일. 배척하는 선긋기가 아닌 연결하는 선긋기를 상상해보는 일이 연대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 혼자서 싸울 수 없는 거대한 무엇과 직면해 있을 때,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을 때 내가 점이 아니라 선위에 있다는 것을 안다면 함께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으니까. 선을 따라서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든 나아갈 수 있으니까.


- 페미니즘 연극제 드라마터그 장지영, 연대(年代 Chronicle)로도 연대(連帶 Solidarity)로도 읽히는 것 中






공연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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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구니까. 자기 삶에 관해 얘기 하는 거, 그건 아주 중요한 인간의 욕구야.

1981년 퓰리처 상 수상작인 베스 헨리의 <마음의 범죄>가 1974년 미국 남부에서 현재 대한민국 제주로 옮겨온다! 가부장의 폐해 속에서 결핍된 세 자매는 막내 동생이 남편에게 총을 쏜 사건으로 집에 모이게 된다. 세 자매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상호 이해의 수단이 되고 치유하는 역할이 되기도 한다. 세상을 향해 확장된 여성들의 연대와 진정한 의미의 페미니즘의 방향이 어디인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내 사랑스러운 막내 동생이 남편에게 총을 쐈다!

제주시 노형동의 오래되고 큰 양옥집. 세 자매 중 첫째인 순진은 할아버지 병간호를 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둘째 가진은 가수가 되려고 서울로 떠나 연락이 두절되었고, 막내 아진은 유망한 시의원과 결혼해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막내 동생 아진이 남편을 총으로 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 소식을 듣고 가진이 집으로 돌아오고, 아진은 구치소에서 보석으로 풀려난다. 오랜만에 모인 세 자매는 아빠의 가출, 엄마의 자살, 할아버지에 대한 애증, 불행한 결혼 생활 등 잊고 싶었던 과거와 대면하게 된다.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순진의 생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아진의 사건. 이 혼란 속에 늦게라도 순진의 생일 파티를 계획하지만 모든 상황은 꼬여만 간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생일파티를 할 수 있을까?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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