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국인들이 이 뮤지컬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 – Hamilton, the American Musical [공연예술]

글 입력 2019.06.22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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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해밀턴(Hamilton)>은 론 처노(Ron Chernow)가 쓴 알렉산더 해밀턴의 전기를 바탕으로 린 마누엘 미란다가 만든 뮤지컬이다. 처음에는 브로드웨이 극장보다 작은 규모의 오프-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시작하였는데, 단기간 안에 굉장한 인기를 끌면서 바로 브로드웨이에 입성하였으며, 그 이후 입장권이 오픈할 때마다 전석 매진의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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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해밀턴>은 2016년 토니 어워즈에서 16개 부문 노미네이트되어 그 중 11개 부문에서 수상을 하는 대기록을 세우며 대중성뿐 아니라 작품성까지도 인정받았는데, 이 11개 중 “최고의 극본상”과 “최고의 작곡/작사상”은 뮤지컬 <해밀턴>의 극본을 쓰고, 넘버의 작곡/작사를 하고, 주인공 해밀턴의 연기까지 한 린 마누엘 미란다에게 주어졌다.


린 마누엘 미란다가 다른 지역 투어 및 새로운 뮤지컬 준비의 이유로 뉴욕 브로드웨이 <해밀턴>의 마지막 공연을 하던 날, 입장권 가격이 899달러(약 100만원)까지 올라가며 또 다시 뮤지컬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기도 했다. 세상에 처음 등장한 날로부터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입장권이 오픈될 때마다 매진 기록을 세우며 뜨겁게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해밀턴>. <해밀턴>이 미국인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미국 건국의 역사를 그리다



뮤지컬 <해밀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이자 미국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미국 건국의 역사를 다룬 작품이다. 물론 정치적인 이야기들 사이사이에 해밀턴의 과거사, 사생활 등의 이야기도 등장하지만, 1막에서는 해밀턴이 조지 워싱턴의 오른팔로써 미국 독립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2막에서는 미국 초대 재무장관이 된 해밀턴이 라이벌인 토머스 제퍼슨과의 정치적 갈등을 겪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역사가 짧은 축에 속하는 나라인 만큼 미국 역사를 심도 있게 다룬 영화/텔레비젼 쇼 등도 거의 없는데, 두 시간 반 길이의 뮤지컬 안에 미국 건국 역사를 집약했다니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많은 미국인들은 <해밀턴>을 통해 애국심이 고취되는 자신들을 발견했다고 후기를 남겼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해밀턴>을 보며 눈물까지 보였다는 점에서 미국인들에게 자국의 역사를 그린 공연의 의미가 얼마나 컸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영상은 백악관에 초대되어 오바마 전 대통령 앞에서 <해밀턴>의 오프닝 곡 ‘Alexander Hamilton’을 부르는 배우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다.






단 한 명을 제외한 모든 배우가 유색 인종



브로드웨이의 다른 뮤지컬들과 <해밑턴>이 가지는 차이를 뮤지컬의 첫 장면부터 확인할 수 있다. 첫 장면에 등장하는 수많은 배우들 중 백인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영국 왕을 연기하는 단 한 명의 배우를 제외하고 뮤지컬 <해밀턴>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는 유색 인종의 미국인이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흑인, 아시아계, 히스패닉 또는 라티노 미국인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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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프로덕션뿐 아니라 시카고, 런던, 북미 투어 모두에서 배우 대부분이 유색 인종이라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는 백인들이 주 세력을 이루는 공연계에 변화를 주고자 했던 린 마누엘 미란다의 노력이다. 그는 배우들을 캐스팅할 때 직접적으로 ‘백인이 아닌 배우’를 찾았다고 한다. 린 마누엘 미란다는 미국 건국의 역사를 다루는 뮤지컬에서 다양한 인종의 배우 캐스팅을 추구하면서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미국’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게 아닐까.

 

 

   

힙합 뮤지컬의 탄생



아무리 미국의 역사가 긴 편이 아니라고 하지만, 뮤지컬 <해밀턴>이 몇 십 년에 걸친 미국 건국의 역사를 2시간 반 안에 집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빠른 랩으로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밀턴>은 뮤지컬에는 흔히 볼 수 없는 힙합 곡이 주를 차지하며, 발라드, 재즈, POP음악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이는 린 마누엘 미란다가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다.


뮤지컬 <해밀턴>은 랩으로 이루어진 힙합 곡을 통해 많은 양의 가사를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빠른 비트와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하여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는 데에 성공했다. 아래 영상은 해밀턴과 제퍼슨의 정치싸움을 빠른 비트의 랩으로 표현한 곡인 ‘The Cabinet Battle #2’의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상이다.




 

미국 건국의 역사를 다양한 인종의 배우들이 랩으로 공연하는 뮤지컬 <해밀턴>. 미국인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고루 갖춘 뮤지컬인 만큼, ‘The American Musical’이라는 부제목을 이보다 더 잘 짓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태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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