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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감정불구자들의 세상

'오글거린다'

by 김예림 에디터
2019.06.2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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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을 쓰는 것이 좋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생각을 풀어내고 기록하는 것이 좋다.

누군가 말한다. 나의 글이 감동을 또는 공감을 느끼게 해준단다. 또 다른 누군가 말한다. 나의 글이 너무나 감성적이란다, 즉, 오글거린단다.

이 상반되는 평가의 간극으로부터 오는 괴리감으로 인해, 기존의 게시물을 지워버리거나 나만의 공간으로 숨겨버리기도 했다.

가벼운 말 한마디로 인해 어떤 이의 가장 솔직하고 순수한 표현이 담긴 그것들이 창조자에 의해 묵살당하게끔 만든 가해자는 정작 모를 것이다.

그들은 과연 본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는 했을는지 의문이다.

프랑스어 공인어학자격증 시험인 델프(DELF)를 준비하면서 아주 약간이나마 프랑스의 수능 바칼로레아를 경험하는 기분이 들었다. 수업 내용을 달달 외워 다섯 개의 번호들에게 학창시절의 운명을 맡기는 우리네와 달리, 늘 각자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써 내려가고, 그에 대해 토론하는 프랑스인들의 대입 시험.

바칼로레아를 보는 프랑스 친구들뿐만 아니라,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스스로를 표현하는데 익숙한 교육을 받아온 외국의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어떤 주제가 주어져도 항상 느낀 점이 있으며, 이유가 있다.

어떤 질문이든 그것의 가장 멍청한 대답은 "몰라", "그냥", "답이 그거니까". 라고 얘기했던 나의 고교시절 프랑스인 선생님. 다소 고집스럽게 그분의 생각을 우리에게 강요하던 방식은 맘에 들지 않았지만, 이 부분은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오글거린다"라는 무자비한 폭군이 가진 정의를 찾아내기 위해 나는 여전히 고민한다. 자신이 생전 해보지 못한 생각과 감정 그리고 느낀 점에 대한 이질감으로부터 발생한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는것만 답이라고 주장하는 이 사회가 만든 감정 불구자들의 암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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