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진정한 사진술사, 에릭 요한슨 사진展

마술쇼 같은 사진전
글 입력 2019.06.15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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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진은 너무 흔한 행위가 되었다. 어느덧 누구나 스마트폰 하나쯤은 손에 쥐고 있으며 음식이 나올 때마다, 지나간 풍경을 바라보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얼굴 위로 올린다. ‘찰칵!’ 단 1초도 걸리지 않는 시간에 우리는 지나가는 찰나를 스마트폰에 담고 그 사진들은 나만의 갤러리로 저장된다. 그렇게 수많은 사진이 소비되고 A 컷과 B 컷이 경합을 벌이다 선정된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 올라간다. 그리고 시나브로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갤러리를 가진 사진작가 되어있다.

 

그래서인지 사진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친숙하면서도 괜스레 엄격함이 앞선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수준이 향상하면서 사진에 기대하는 가치도 덩달아 높진 탓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사진은 단순히 ‘잘 찍었네.’ 하는 감상에서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그런 시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에릭 요한슨의 사진은 보통의 사진과는 결이 달랐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진전과는 달리 그의 사진전은 현실을 퍼즐 조각 맞추듯 합성하여 현실인 듯 현실 아닌 사진들을 우리에게 펼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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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에게는 ‘사진술사’라는 별명이 어울린다. 마치 마술사가 마술을 부리는 것처럼, 그는 사진을 부리고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의 사진은 직접 촬영한 사실주의를 보여주지만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어딘가 어색한 ‘낯섦’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그것이 현실이 아님을 지각하게 된 순간, 작품의 재미를 경험한다.


또한 그는 현실과 초 현실의 조화 이외에도 사람들에게 흥미를 끄는 기법을 자주 사용했는데, 그것이 바로 착시효과이다. 그는 구도상의 균형과 불균형을 동시에 선사해 시작과 끝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런 착시효과는 안과 밖, 좌우 상·하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관람객들에게 혼란은 준다. 이런 재미를 느낀 관람객 또한 쉽사리 그 작품에서 떠나지 않고 더욱 자세히 작품을 관람한다. 결국 이런 사진들의 특징들을 미루어 보았을 때, 에릭 요한슨이 추구하고자 했던 작품관은 단순한 흥미와 상상력의 차원을 넘어 마치 마술처럼 속임수를 가미해 관람객들의 집중을 끌어내고자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과정으로서의 예술’을 적극적으로 나타냈다는 점이다. 사진은 다른 미술작품에 비해 다소 쉽게 만들어졌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 도입부에서도 말했듯이 우리 모두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진 한 장에 얼마나 많은 디테일이 쏟아 있는 지와는 관계없이 관람객은 너무나 빨리 그것을 소비하고 지나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번 에릭 요한슨 사진전에는 그가 해당 작품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녹여낸 비디오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한 구역에는 그가 사용하는 합성 프로그램과 일련의 과정들이 가득 차있다. 이런 부연설명들은 우리가 찰나에 지나간 작품의 창작된 과정을 2차적으로 감상하는 ‘과정으로서의 예술’로서의 묘미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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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k jojansson, 2017/Cumuls & Thunder

 


창작 과정의 공개했던 작품 중 하나는 Cumulus & Thunder이다. 이사진은 양털을 깎아 하늘에 구름으로 보내는 제법 재밌는 상상력을 전달한다. 그가 모든 작품의 구성요소를 실제로 찍어 합성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내재했기에 해당 작품 또한 양, 하늘, 도로의 촬영본을 합성한 것이겠지? 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며 해당 작품을 지나갔다. 하지만 그 창작 과정을 보여주는 비디오는 생각보다 복잡한 상황들을 그리고 있었다.


사진작가는 실제 양털을 깎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은 동물윤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는지, 양 모형을 사용했다. 그는 양모형도 직접 만들었는데, 풍선 열댓 개를 이어 붙여 하얀 페인트칠을 하고 거기에 솜을 덧대 양의 모형을 완성했다. 나아가 도로 사진과의 합성을 위해 그와 비슷한 날의 햇살을 대기까지 하는 정성도 보인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제작공정을 바라보며, 너무 쉽게 작품을 관람한 것에서 오는 미묘한 감정을 느꼈고 에릭 요한슨의 극상의 세심함에 감탄하기도 했다.

 

함께 관람한 지인의 감상을 빌리면, 제목과 사진의 연관성에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한다. 모든 사진은 짧은 영어단어로 제목을 가지고 있는데, 간혹 이해가 되지 않는 그림은 제목을 보며 그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 이런 일련의 감상 과정이 영어단어를 공부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이는 단어와 그 뜻이 연동되어 몇몇 사진 상상력을 방해하는 느낌을 자아냈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인은 굿즈에서도 의견을 보탰다. 실제 작품에서 감명을 받았더라도 그것이 굿즈로 표현됐을 때 그 매력이 삭감되는 작품이 있다며, 작품은 본질 그대로 접하는 것이 가장 최고의 관람법이라 말했다.


*

에릭 요한슨의 작품은 직관적이었고 어렵지 않았다. 어려운 예술 사조를 공부하고 관람해야 할 것만 같은 미술전이 아닌 그저 우리가 평소에 생각했을 법한 상상의 세계를 현실에 기반을 두어 재창조한 사진전이었다. 그렇기에 그것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의 유형들도 굉장히 포괄적이며 40분이 넘는 대기와 복잡한 인파 또한 그의 인기를 설명했다. 직관적이면서도 화려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진전을 관람하고 싶다면, 에릭 요한슨 사진 展으로 향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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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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