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는 [도서]

자전거를 타고 바라본 서울
글 입력 2019.06.0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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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종 -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는


작가인 양태종은 과연 책 속에서 묘사된 풍경들처럼 평범한 이야기들이 나무 그늘 사이에서 쉬고 있을 듯한 여름밤과 도시에 스며든 불빛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리고 자전거에 빠져 서울의 가장자리를 맴돌다, 하루에 하나씩 보고 느낀 풍경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하나둘 쌓이며 결과적으로는 이 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는'은 네이버 그라폴리오 북챌린지를 통해 선정된 양태종 작가의 첫 그림 에세이이다. 그림 에세이이기 때문에 그림의 비중이 크고, 글의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편이다. 짧게는 1-2줄, 많아야 5-6줄 정도이고, 4페이지 정도 짤막한 단편 형식으로 글이 채워진 정도이다.

때문에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밤에 자기 전, 열어둔 창문으로 들어온 아스라한 밤공기를 마시며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는 것도 참 좋을 것 이다. 아니면, 양태종 작가처럼 자전거를 끌고 나가 공원을 두어 바퀴 휙 돈 후에, 이 책을 꺼내들어 읽어도 좋다.

확실히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는'은 연보랏빛과 분홍빛이 뒤섞인 노을이 어슴푸레 깔리기 시작한 저녁이나 고요한 밤 무렵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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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속 자전거를 타고 노니는 인물을 따스하게 감싸는 아름다운 색감들이 그렇고, 깊이 있는 작가의 사색이 그렇고, 짤막한 텍스트에는 팍팍한 도시 속에서 자전거를 통해 만나는 작은 여유 혹은 삶의 회환 등 여러 가지 감정이 겹겹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온전히 향유하기 위해서는 하루 중 가장 감상적이고 차분하게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대인 밤에 읽는 것을 추천한다.


길거리에서 문득 자전거를 타고 당신 앞을 지나는 어떤 이를 본다면, 이 책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지나간 시간 속, 당신이 지나쳤을 일상의 길 위에 누군가 붙여놓은, 가볍지만 특별한 그림이 그려진 포스트잇 같은 책이 되었으면 한다.


- 프롤로그 中, 9p



책을 읽으면서, 아니, 감상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이 작가분은 무인도에 가도 자전거만 있으면 정말 행복해할 사람이구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참 많은 생각들을 하셨구나, 이렇게까지 깊이 있는 사색을 하기까지 자전거와 함께 얼마나 오랜 시간을 보냈을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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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일방적인 작가의 사색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이로 하여금 소소한 공감도 불러일으킨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혼란스러운 사람에게는 '모두의 삶에는 각자의 방향이 있다. 강과 도로에도, 철교를 달리는 열차에도, 그리고 무심코 폐달을 밟는 그대에게도.'라며 담담하게 자전거를 통해 심심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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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하고 서정적인 그림과 수채화같이 독자의 마음속에 자연스레 스며드는 텍스트 안에는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는'만이 가지는 특유의 정취와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폐 속 깊이 들이쉬고픈 선선한 공기, 항상 시끄럽지만은 않은 정겹기까지 한 도시의 소음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책날개 페이지에 적힌 작가의 말에서 몇 마디를 빌리며 마무리 짓는다. '속도보다 방향에 마음을 두고 싶지만 방향보다 속도에 집중하는 하루, 그 끝자락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이 책에 모았습니다.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 있을 누군가를 위해.'




[김초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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