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마음껏 상상하기, 에릭요한슨 사진전

글 입력 2019.05.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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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상하기를 좋아한다. 어떻게 보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시간낭비이지만, 인간은 쓸데없는 일을 하기에 기계가 아닌 '인간'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그런데 시간만 죽이고 사라져버리는 내 망상과 달리, 예술가는 그 상상력을 예술로 표현해낸다. 문학이든, 그림이든, 춤이든 많은 예술은 상상과 공상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번에는 '사진'이다. 스웨덴 출신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은 사진으로 환상적인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다. '쓸데없는 일'이 예술이 되는 순간이다.


e.jpg
 

이번 전시는 컨셉에 따라 4가지의 상상력을 주제로 한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

Section1.
어릴 적 상상, 꿈꾸던 미래
Childhood Dream
Dreaming the Future


Fishy Island.jpg
Fishy Island


어렸을 적에 풍선을 타고 날아간다는 생각은 누구나 다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바보 같은 생각일 수 있지만 어렸을 때는 이 불가능한 상상들이 뭐든 가능할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어렸을 적 우리가 했던 상상은 모두 불가능한 것인가? 이러한 상상력이 결국 비행기를 만들고 전기를 만들지 않았는가? 에릭 요한슨은 우리가 어릴 적 상상해왔던 것들을 작품에 담았다. 풍선을 타고 출근하는 아저씨, 열기구를 타고 다니는 호텔, 배 위에서 구워 먹는 생선, 이 모든 것들이 과연 무조건 불가능한 것일까? 여러분이 상상하는 만큼 더 많은 것들이 이뤄지고 생겨날 것이다. 무조건 불가능한 것은 없다, 불가능은 결국 가능이다.


Section2.
너만 몰랐던 비밀
A Secret You Didn't Know


full moon service.jpg
Full Moon Service


달의 모양을 매번 바꿔 주는 서비스가 있다. 구름은 양털을 깎아 하늘로 올려 보낸 것이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을 하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은 어떻게 반응할까? 그런 게 어딨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 대체 누가 달의 모양을 매일 바꿔주고 양털을 깎아 구름을 만들겠나? 모두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불가능한 사실들이다. 하지만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어떻겠는가? 적어도 에릭 요한슨의 작품 속에서는 사실일 것이다.

에릭 요한슨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던 일상의 개울가에 돌을 던졌고 그 파장은 일파만파 퍼져 나간다.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의심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아침에 해가 뜨는 것이 과연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기 때문일까? 어젯밤 책상에 놔뒀던 열쇠가 코트 주머니 안에 있는 게 과연 건망증 때문일까? 이 모든 것들에 대한 해답은 여러분의 머릿속, 상상력 바로 그 안에 있다.

상상해라! 만약 이것들이 사실이라 해도 여러분의 일상에 나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니 말이다.


Section3.
조작된 풍경
Fabricated Land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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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act


내 눈앞의 도로가 반으로 갈라지고 내 발 아래 바다가 산산 조각이 난다.

이런 모든 것들이 내 눈앞에서 일어난다면 뉴스 1면을 장식하고 역대급 사건으로 남을 것이지만, 에릭 요한슨의 작품들 속에서는 이것들이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자연현상이다. 초현실주의 작품에서 가장 흔히 표현되는 것들 중 하나가 자연 풍경을 조작하는 것이지만 그만큼 기발한 상상력과 디테일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조금이라도 어색한 부분이 있다면 그 작품은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을 테니 말이다. 만약 작품을 보면서 아무 감흥이 없다면 작품 속 상황 한 가운데 내가 서있다고 생각해보아라. 그래도 아무 느낌이 없는가?


Section4.
어젯밤 꿈
Last Night's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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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 The Corner


반복에 반복, 아무리 달려도 끝은 보이지 않고,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해도 빠져 나갈 수 없다, 이건 꿈인가 현실인가, 분간이 되지 않는다. 빠져 나올 수 없는 미로 속에 갇혀 버리는 악몽을 꾼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곳에서 그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 모든 꿈속 장면들이 여기 있는 에릭 요한슨의 작품 안에 있기 때문이다. 이 공간은 에릭 요한슨의 작품 중 우리가 이제껏 꿔왔던 꿈과 악몽 속의 세상을 그대로 작품으로 재현해 놓았다. 아무리 생생한 꿈도 깨고 나면 잊어버리기 마련이지만, 만약 여러분의 모든 꿈들을 하나하나 기록해 작품으로 만든다면 우리 모두가 초현실주의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물고기로 된 섬, 달의 모양을 바꿔주는 서비스, 산산조각이 난 바다, 미로 속에 갇힌 악몽 ..상상의 세계가 에릭 요한슨만의 초현실주의적 사진으로 펼쳐진다.

초현실주의 작품은 우리의 상식을 깨고 현실을 비틀어보기 때문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 충격은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그 시선 자체가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달리의 초현실주의 회화를 처음 봤을때의 그 기분좋은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지난 표현들을 답습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혼자만의 세계에 갇혔을 때 작품은 진부하거나, 공감 대신 이질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우리를 제한시키는 유일한 것은 우리의 상상력입니다'라고 말하는 에릭 요한슨의 세계는 어떨지 궁금하다.

내 망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작품을 만날 수도 있을 테고, 전혀 생각지 못한 기발한 작품도 있을 것이다. 그의 세심한 표현을 통해 스쳐 지나가버린 상상과 꿈들에 다시 흠뻑 빠져들기도 하고, 나만의 작품을 마음 속으로 그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 곳에서는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나무랄 사람은 없을 테니,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전시가 되지 않을까. 전시를 보고 난 뒤 내 일상을 조금 더 재미있게 바라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에릭 요한슨의 세계 최초 대규모 전시로, 대형 작품부터 메이킹 필름, 스케치, 작품 소품들까지 그의 작품 세계를 잘 느낄 수 있는 풍부한 전시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자유롭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에릭요한슨 사진전
- Impossible is Possible -


일자 : 2019.06.05 ~ 2019.09.15

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12,000원
청소년(만13세-18세) 10,000원
어린이(36개월 이상-만 13세) 8,000원

주최/주관
씨씨오씨

후원
주한스웨덴대사관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박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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