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수 아이유를 돌아보다 [음악]

팬과 함께 성장한 아이유의 이야기
글 입력 2019.05.1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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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를 따라 아이유에게 푹 빠진 지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처음은 그저 스쳐 가는 인연처럼 지나가는 가수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어느새 아이유의 상황에 몰입해 악플러와 설전을 벌이고 콘서트 참석과 앨범 구매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된 골수 팬이 된 상태다. 그렇다 한들, 아이유가 갑자기 나타나 악수라도 건네거나 구체적인 보상을 주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팬심은 그런 대가성을 바라는 사랑이 아니기에, 나와 함께 성장하는 ‘아이돌’ 혹은 ‘우상’을 바라보며 서로에게 힘이 되길 바랄 뿐이다.

 

그렇기에 나에게 아이유를 왜 좋아하느냐는 질문은 굉장히 까다롭다. 단순히 ‘예쁘다.’라고 표현하기에도 ‘노래를 잘해서’도 현재는 말할 수 있는 ‘연기를 잘해서’도 성에 차지 않는 답변이다. 어쩌면 나와 닮아있는 그러면서도 너무나도 다른 다양한 결의 아이유를 만나면서 내 삶을 투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라는 답변이 가장 적절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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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이유 인스타그램

 


본업은 가수지만 배우, 작사가, 작곡가, 프로듀서 사이를 부유하며 자신만의 스펙트럼을 꾸준히 넓히는 아이유를 응원해오면서, 과연 그녀의 성공 신화는 어떻게 이루어져 왔을까? 부터 시작해 아이유에게서 느꼈던 여러 감상을 이번 오피니언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01 다인조 그룹 속에 피어난 솔로



케이팝의 시장의 시초부터 지금까지 주된 흐름은 역시 다인조 그룹이다. 다인조 그룹 콘셉트는 다양한 사람을 내포했다는 것 자체로 굉장한 이점을 가진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캐릭터를 통해 보다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팬들은 팀 자체에서 풍겨오는 매력에 즐거움을 얻기도 하지만, 그룹 내 개인 멤버를 탐구함으로써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나아가 팀 내의 멤버간의 여러 관계성에 집중해 여러 경우의 수의 ‘케미’를 창조할 수 있으니 다인조 그룹은 무한한 확장성을 전제로 한다.

 

반면 솔로 가수가 갖는 캐릭터성의 한계점은 너무나 자명하다. 일단 수적으로도 열세하니, 눈에 뛰기 어렵고 뚜렷한 캐릭터를 잡지 못하면 정글 같은 한국 음악시장에서 솔로가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현재 한국 시장에서 솔로 가수가 탄생하는 흔한 루트로 먼저 그룹으로서 성공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SOLO로 힘찬 솔로 데뷔를 보여줬던 블랙핑크의 제니, 소녀시대에서 이제 완벽한 솔로 가수로서 발돋음한 태연, 그리고 곧 솔로 가수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워너원의 강다니엘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측면에서 아이유가 일궈낸 솔로 가수 신화는 참 대단하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아이유가 태어난 시절의 운이 그녀를 도왔다고 볼 수 있다. 아이유의 데뷔는 2008년 이다. 당시 한국 음악 시장을 살펴보면 한창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던 여가수 윤하가 있었고 꾸준히 한국시장에 여자 솔로로서 감복을 줬던 보아의 명색 또한 강하게 유지해오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아이유가 데뷔하고 신인시절을 보냈던 2000년대 후반 2010년대 초반 시절은 보다 솔로로서 데뷔하기 용이했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혹여 아이유가 조금만 더 길게 연습생 시절을 거쳤다면, 지금의 솔로 아이유대신 걸그룹 멤버 이지은이었을 수도 있다는 제법 재밌는 상상을 할 수 있다.


 


02 매너리즘 탈피, 다재다능 포지션



솔로 가수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분명한 캐릭터성이 필요하고 그 명분을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 아이유가 초기 이미지 마케팅에 이용한 콘셉트는 바로 ‘소녀의 이미지’다. 그것은 그녀가 데뷔한 중학생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옷이었고 나아가 아이유의 귀여운 외모와도 굉장히 잘 맞아떨어졌기에 대중들의 소구력을 끌어냈다.

 

하지만 세상에 무한동력이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아이유를 대중픽으로 만든 ‘좋은 날’ ‘너랑 나’의 연결점은 그녀에게 무한한 날개를 달아준 동시에 매너리즘 탈피라는 불가피한 과업을 떠안게 하는 결과이기도 했다.

 

보통의 아이돌 시장에서 여가수 혹은 걸 그룹이 매너리즘을 탈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미지 변신은 소녀에 숙녀로서의 성장 서사나 고급화 전략을 택한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시로 걸스데이와 에이핑크에서 시작해 현재는 여자친구가 그 명목을 이어나갔다면 후자는 소녀시대와 현재 Fancy로 컴백한 트와이스가 그 궤를 이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한번 성공의 궤도에 진입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아이돌에게 있어 콘셉트의 전환은 그 한계점이 분명하다. 사춘기 소년·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떠오르는 동력과 다 자란 어른이 안정된 모습을 갖추어가는 정적인 에너지의 차이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이유가 택한 매너리즘 돌파구는 꽤 매력적이다. 먼저, 아이유는 자작곡 ‘금요일에 만나요’를 히트시키고 연이어 ‘봄, 사랑, 벚꽃 말고’를 프로듀싱하면서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강조한다. 나아가 폭넓게 세대를 통합한 리메이크 앨범 ‘꽃 갈피’를 발매하면서 아이돌과 아티스트 사이의 그 어떤 곳에 두더라도 어색하지 않은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 나갔다.

 

또한 아이유는 배우로서의 활동도 감행한다. 한 인터뷰에서 가수보다는 연기로 먼저 연습생 시절을 보냈다고 말한 아이유는 드림하이의 ‘김필숙’을 시작으로 여러 드라마에 출연한다. 물론 그 과정이 녹록지는 않았다. 여러 연기논란과 함께 ‘아이돌이 무슨 연기냐’는 심리가 가득한 대중들의 비난을 속에서 꾸준히 성장해간다. 그리고 끝내, 아이유 작품 가운데 가장 호평 받았던 <나의 아저씨>를 통해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선배들과 함께 최우수상 후보에 오르며 제법 안정적인 연기 커리어를 쌓고 있다.

 



03 정상에서만 할 수 있는 영민한 변주



아이유가 가지는 브랜드 가치는 냈다하면 성공하는 성공법칙을 내포한 흥행보증수표이다. 우스갯소리로 ‘아이유가 애국가를 발매해도 음원 1위를 할 것이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이유의 노래엔 이미 대중의 두터운 신뢰가 전제한다. 이러한 확정적인 소구력을 지닌 아이유의 입지에서, 그녀만이 행할 수 있는 영민한 행보는 무엇이었고, 그녀가 보여준 영향력은 어떤 사례가 있을까.

 

아이유는 <대화의 희열>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이 발매한 ‘가을 아침’에 대해 이야길 나눈 적이 있다. 아이유의 가을 아침은 별다른 홍보 없이 오전 7시에 발매했다. 이러한 결정은 음원차트의 성격상 약 7시간 동안 음원 차트에 성적이 집계되지 않는 손해와 함께, 흥행에서도 더 부진함을 나타낼 수 있는 도전이다. 하지만 아이유는 이런 결정에 음악가로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원하는 때에 발매하고 싶은 자유에서 기인했다며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선택을 할 힘을 가진 사람들이 관행으로부터 자유로운 선택을 한다면 보다 과열된 순위 경쟁도 점차 줄지 않을까.’ 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런 아이유가 가진 음악에 대한 소신은 2017년 멜론뮤직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받으며 밝혔던 소감에도 이어진다.

 

“음원의 가치보다 음악의 가치를 좀 더 아는

작곡가 작사가 프로듀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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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이유 인스타그램

 


아이유의 선택과 결정은 어느덧 많은 대중과 그 뒤를 따라오는 아티스트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인플루언서의 위치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아직도 그 명목을 유지하는 이유는 그녀가 생각하는 음악에 대한 가치관이 딱딱하게 굳어진 관행 속에서 조금씩 숨통을 트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아이유가 했던 말 가운데, 가장 감동적이고 아름다웠던 말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연예인 아이유보다 당장 해야 할 업무나, 출퇴근이, 시험이, 눈앞에 애인이 훨씬 더 중요해지는 때가 오잖아요? 그럼 그때 가서 '팬질 손 털자!' 할 때 하더라도! ‘내가 내 존재도 모르는 사람한테 혼자만 일방적으로 시간 낭비했구나, 쓸데없는 짓 했구나’ 하며 후회하진 않게 해주고 싶어요.

 

적어도 완전히 일방적인 관계는 아니었다, 나 덕분에 아이유가 더 반짝반짝할 수 있었고 행복해했다는 정도의 확신은 가질 수 있도록 저도 저 나름의 방식으로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줄게요. 그러니까 그냥 여러분이 짐작하는 거보다도 아주 약간 더 제가 여러분을 생각하면서 산다는 거 정도만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 아이유 6주년 팬 미팅 中





[정일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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