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도쿄에 갈 날을 기대하며 - 맛과 멋이 있는 도쿄 건축 산책

맛과 멋이 있는 도쿄 건축 산책을 읽고
글 입력 2019.05.04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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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도쿄에 갈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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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도쿄에 가보지 못했다. 남들은 단거리 해외여행이라며 황금연휴에 훌쩍 떠나곤 하던데, 필자는 꿈만 꿔보았지, 발길을 옮기지는 못했다. 그럴만한 금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필자의 주머니 사정과 비교하면 턱없이 비싼 비행기 표와 일본의 물가는, 도쿄에 가기도 전에 겁먹게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로 한 건, 정말 떠나야겠다고 결심하는 하나의 선언과도 같았다. 도쿄의 음식과 건축물에 대해 담겨있을 정보가 끌리기도 했다. 흔히 아는 돈키호테나 유명한 라멘집만 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도쿄에 가고 싶었다.

이런 필자에게 이 책은 정말 유용했다. 사실 책에 나오는 식당의 경우, 먹고 싶어도 음식의 가격이 비싸 찾아가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책에 나오는 건축물은 도쿄에만 닿으면, 제한 없이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필자의 성격상 책에서 보지 않았다면 그저 “예쁘다”라는 탄성만 외친 채 지나치게 될 건물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건물을 자세히 보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적어도 지금 눈앞의 건물이 어떤 건물인지, 문화재인지 알 수 있어야 여행을 다녀와서 기억에 남지 않는가. 여행한 지역에서 둘러본 것들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다면, 훗날 그 지역을 여행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필자가 도쿄를 간다면, 도쿄를 더 확실히 여행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 같다.



공간을 느끼며 음미할 수 있는 맛


     

이 책에는 건축물의 특징 및 역사와 함께, 건축물 내부의 음식점을 소개한다. 소개된 음식점은 디저트 카페나 고급 레스토랑이 대부분이다. 가격이 비싼 편이기에,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 필자와 같은 대학생들의 경우 금전적 여유가 부족해, 숙박도 값싼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는데 한화로 5만 원 정도인 디저트를 먹으러 갈 수 있을까? 그리고 넘쳐나는 일본의 맛집 중 책에서 소개된 곳을 꼭 가야 하는 이유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달리했다. 음식을 먹는 데 있어 음식 자체의 맛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먹는 공간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에 소개된 음식점들은 지금 내가 있는 공간이 어떤 곳인지, 이 공간 속에 있는 나는 어떤 기분인지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차를 마시면서, 천천히 코스 요리를 먹으면서 건물의 오래됨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도 꽤 괜찮은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꼭 로컬 맛집을 찾아 유명한 음식을 먹고 사진을 찍지 않아도 말이다. 그래서 한 번쯤은 건축물을 찾아 그곳의 정취를 음식과 함께 느껴보고 싶다. 오로지 그 공간과 공간 속 나에게만 집중하면서. 




일본의 다양함에 놀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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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필자가 상상했던 일본의 틀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그동안 ‘일본’이라고 하면, 낮은 목조 건물의 다다미방을 떠올렸던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책에서 등장하는 웅장한 건물 중 서양의 건축 양식을 따르는 건물이 많았다. 또한 현대적인 건축물을 고수하면서 일본의 전통을 잃지 않는 건물들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메구로구 종합청사가 그랬다. 그곳은 고위 공무원들이 일하고 있을 것만 같은 오피스 건물에, 다다미방 형태의 다실이 함께 공존했다. 이처럼 현대식으로 바뀐 와중에도 일본다움이 느껴지는 것이 도쿄 건축물의 매력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조금 놀랍기도 했다. 역사가 긴 건축물을, 오랫동안 깔끔하게 보존하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것을 최대한 훼손시키지 않은 채 지키려 한다는 것은 충분히 본받을 점이었다. 평소 과거에 얽힌 역사와 독도 관련 문제로 반일 감정이 있는 필자였지만 말이다.

어떤 이는 도쿄는 한국의 서울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했다. 이미 모든 것이 현대화됐기에 한국과 다른 정경을 느낄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을 듣고 필자 또한 수긍했다. 유튜브나 TV에서 보는 도쿄 거리는, 딱히 일본이라고 느낄 수 있을 만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건물과 그 속의 음식들 모두 일부분 일본의 멋스러움을 담고 있었다. 비록 서양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일지라도, 그 속에는 일본 특유의 정갈함이 어우러졌다. 이를 깨닫고 도쿄에 간다면, 더 후회 없이 여행하지 않을까?





맛과 멋이 있는 도쿄 건축 산책
- 미식과 건축이 있는 도쿄 여행 -


지은이 : 가이 미노리

옮긴이 : 강태욱

출판사 : 시그마북스

분야
일본여행
건축교양/건축이야기

규격
148*210*17(무선)

쪽 수 : 214쪽

발행일
2019년 04월 15일

정가 : 14,000원

ISBN
979-11-89199-83-8 (13980)





[황채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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