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 나서는 여행 [공연예술]

뮤지컬 <차미:리부트> 트라이아웃
글 입력 2019.04.3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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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내가 원하는 완벽한 나



내가 부각하고 싶은 좋은 부분들만 남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나의 단점은 숨기고 좋은 면만을 모아 사람들 앞에 보일 수 있을까?


SNS에서는 가능하다. 우리는 SNS상에서 편집된 모습들을 보여준다. 잘 먹고, 잘 놀고, 잘 살고, 잘 지내는 행복한 나의 모습.


하지만 잘 꾸며진 모습과 현실에는 간극이 생기기 마련이다. <차미:리부트>의 주인공 차미호도 SNS 속 잘 꾸며진 자신의 모습을 사랑한다. 현실에서는 목소리도 작고 존재감도 없이 소심하고 내세울 것 없지만, SNS에서는 평소에 받아볼 수 없는 관심도, ‘좋아요’도 받을 수 있다. 그 행복에 깊이 빠진 미호는 점점 자신을 더 완벽하게 꾸미고, 심지어 다른 사람의 사진을 가져와 자기 것처럼 올리기까지 한다.


SNS 속 완벽한 자신을 바라던 미호 앞에 SNS 속의 차미호, ‘Cha_Me'가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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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차미호, 그리고 차미



차미는 미호 대신 인생을 살면서 연애도, 학업도, 심지어 취업에 직장생활까지 완벽하게 해낸다. 차미는 미호가 SNS에서 열심히 꾸며낸 자신의 이상향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잘해냈고, 미호는 점점 자신의 인생에서 사라져 간다.


아무리 미호와 차미 둘 다 ‘차미호’라고는 해도 둘이 영원히 공존할 수는 없다. 뻔하고 진부할 수도 있지만, 미호는 SNS의 꾸며진 자신 대신 진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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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미호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SNS가 빠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호와 차미는 최후에 남게 되는 한 명을 정하기 위해 SNS 계정을 만들어 ‘좋아요’ 수로 대결을 벌인다. 물론 궁극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차미가 아닌 차미호 자신의 모습으로 사랑받고 인정받으라는 내용이겠지만, SNS 속의 모습이 현실과 완벽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았다고 볼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통해 미호는 예전의 자신보다는 훨씬 더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고 당당해졌을 것이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는 하더라도, SNS 열풍인 현대를 잘 반영하여 시의성도 있고, 여러 문학작품이나 상징을 활용한 것도 좋았다.


‘레디메이드 인생’으로 대학생들의 취업난을 묘사하고, ‘옹고집전’으로 미호와 차미의 관계를, 스크래치 기법으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러 상징은 영상을 통해서 더 극적이고 아름답게 묘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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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본 공연을 기다리게 된다



해당 공연은 이번에 트라이아웃으로 3일 동안 우란 2경에서 선보여졌다. 2016년에 만들어져 지속적인 리딩과 트라이아웃 기간을 거치고, 올해 2차 트라이아웃으로 올라온 것이다.


<차미:리부트>가 특별한 이유는 뻔한 내용을 뻔하지 않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괜찮고, 우리는 다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진부한 이야기로 들렸겠으나, 그 메시지로 가는 방법이 진부하지 않았기에 이 이야기는 특별했다.


웃음 포인트도 잘 살렸고, 소재도 참신하기에 잘 다듬어서 하루빨리 본 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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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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