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로운 캐릭터 함익, 창작극 - 함익

글 입력 2019.04.2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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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새로운 캐릭터 함익
창작극 <함익>


"줄리엣이 되고 말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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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익'과 그의 분신 '익'이 만드는 '함익'의 세계

본 연극을 보러 가기 전부터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함익'과 '익'의 관계를 어떻게 표현할까였다. 역시나 기대 이상의 케미를 볼 수 있었다.

'함익'이 자신만의 방으로 들어가 오랜 친구인 '익'을 만나면 직전에 있었던 일들을 둘이서 다시 복기한다. 다시 있었던 일들을 내면의 직설화법으로 듣고 있자면 웃음이 나면서도 '함익'이 얼마나 억압받고 있는지, 동시에 얼마나 불안한 사람인지 보여준다. 엔딩 장면까지 고민하던 '함익'의 머릿속 '익'과의 대화는 삶의 방향까지 인도한다고 할 수 있다. 서로 주고받는 대사, 불안정한 동작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더불어 내적 고민을 직접 대사로 듣는 부분에서 '줄리엣이 되려는 거야?'라는 '익'의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복수를 포기하고 '연우'와의 사랑을 이루고 싶었던 '함익'이 복수심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양새는 본 작품이 함익을 설명했던 것처럼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는 여자.'라는 큰 갈등과 밀접해 보인다. 그렇게 수많은 갈등 속에서 함익은 '햄릿'도, '줄리엣'도 되지 못한 것 같다. 그저 '함익', 새로운 캐릭터의 결말이다.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 번에 다루는 극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만, 그 시도의 결과에서 '줄리엣'이 조금 더 드러나 진짜 사랑을 쟁취하고자 했다면, '햄릿'이 더 드러나 진짜 복수에 성공했다면, 둘 중 어떤 것이든 '함익'이 적극적으로 시도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본 극 자체에서 '햄릿'은 극중 인물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되고, 평가된다. 그러한 담론을 보고 있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었다.

'함익'의 세계를 100분이라는 러닝타임 속에 모두 담아내기 위해 꽤나 많은 장소들을 다룬다. 그렇다 보니 수많은 전환들이 이어진다. 그러한 전환이 부드럽다는 것은 연출적으로 매력적이지만 잦은 암전이 '함익'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을 방해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롭게 만난 캐릭터 '함익'의 세계는 매력적인 장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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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속의 연극, 누가 만든 극인가.

두 번째로 본 연극에서 기대한 부분은 '함익'이 무대에 올릴 새로운 '햄릿'이었다. 연극 속 극중극은 항상 꽤나 즐거운 변주 같은 느낌이어서 좋아하는 방식 중 하나다. 이 부분은 크게 아쉬웠다. 실제로 '햄릿'에서 극중극을 선보이기도 하니, 그러한 부분에서 진짜 속 시원한 복수를 상상했다. 무대에 오른 극은 '함익'이 만든 새로운 '햄릿'이 아니라, '함익'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연우'가 만든 '햄릿'이었다.

비극을 전공하고 온 '함익'이 만들어낸 것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물론 이는 '함익'이라는 캐릭터가 가지는 수많은 고민들에 기반이 된 것이겠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햄릿'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함익'이 실제로 적극적으로 복수를 하려고, 또는 사랑을 쟁취하려고 하는 행동이 없다 보니 개인적으로 내적인 갈등과 고민만 남은 느낌이라 아쉽다.

그렇지만 여러 다양한 시도들, 그리고 잘 짜인 대사들이 100분을 꽉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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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익
-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


일자 : 2019.04.12 ~ 04.28

시간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시, 오후 7시
일 오후 3시
(월 공연없음)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30,000원
A석 20,000원

주최
(재)세종문화회관

주관
서울시극단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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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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