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겨울이 다 지났다. 이번 겨울은 유독 길었다. 작년처럼 죽을 것 같은 끔찍한 추위는 덜했지만 지루할 정도로 길어서 문제였다. 만물이 생동하기 시작하는 3월이라는데도 너무 추웠다. 저번 달까지는 난 겨울로 쳤다.

​

그렇게 겨울을 완전히 보내고 나니 오랜만에 마주하는 봄의 얼굴. 요즘에는 조금만 추워지기라도 하면 어찌나 나가기 괴로운지 따듯한 햇살을 맞으며 걸어다니는 게 어색할 정도였다. 몽실거리는 아지랑이, 따사로운 햇살, 청량한 하늘, 사방에 가득한 푸른 새싹. 곳곳에서 풍겨오는 꽃내음에, 이렇게 나들이의 시즌이 도래했나 싶다.

​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데 이렇게 날씨 얘기를 주구장창 하는가 하면, 오는 4월 26일, 27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국악창작그룹 MuRR(뮤르)의 <달달 콘서트>가 개최되기 떄문이다. 청량한 나들이 날에 좋은 음악까지 곁들여지면 얼마나 좋을까. 심지어 콘서트 이름부터 '달달'이랜다. 달달한 설렘을 증폭시키기 그지없다.

여성 3인조 국악 그룹인 뮤르는 국악기를 중심으로 현대 악기의 다양한 조화를 통해 국악 블루스, 국악 재즈 등 다양한 스타일을 창조한 아티스트 팀이다. 계절, 감정, 방문한 지역 등 다양한 주제에서 영감을 얻어 모든 국악을 직접 작곡하며,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강렬하고 에너지 넘치는 곡을 전한다.

평소 국악이 가지고 있던 중후한 이미지를 탈피해 경쾌한 봄 나들이에 어울리는 색다른 음색이 기대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젊은 국악오디션 <단장>의 1기 우수팀 제작공연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기에 더욱 훌륭한 퀄리티를 선사할 것 같다.

​

국악은 평소 많이 접할 일이 없었기에 우리 나라의 음악임에도 낯선 것이 사실. 클래식이나 재즈 등 서양 음악이 훨씬 익숙할 정도로 언제쯤 제대로 들어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대중들과의 보이지 않는 벽을 감안한 것인지, 특히 젊은 감성을 더한 매력적인 퓨전 국악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 산뜻한 봄을 함께하게 될 <달달 콘서트>. 오랜만에 국악을 접한다는 설렘이 드는 동시에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했을지 너무도 궁금한 공연이다.

 

MuRR(뮤르) 활동 연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