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음악과 나 사이의 모든 것, 도서 -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음악이다

글 입력 2019.04.1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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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는 동안 떼어놓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런 삶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들은 대부분 생명유지에 직결되는 요인들인 경우가 많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음식이 단적으로 그 예에 해당하나. 그러나 의외로, 생명가 직결되지 않는 것 같아보여도 인생에서 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음악이 바로 그런 인생의 필수불가결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나에게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도서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음악이다'를 받은 순간 나는 내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책 소개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음악을 사랑하는가? 왜 음악은 곳곳에 존재하는 걸까? 음악은 두뇌와 행동에 어떻게 그토록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음악이다》는 음악심리학을 토대로 인간의 발달심리를 설명한 음악심리학 해설서이다. 이 책의 저자 빅토리아 윌리엄슨은 우리의 일상에 음악이 어떻게, 그리고 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고자 음악심리학을 연구했다. 특히, 이 책은 음악이 사람의 생애주기에 따라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인간의 발달사를 통해 차례차례 안내한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음악적 선입견들(금지곡, 귀벌레 증상, 음치, 실음악증 등)을 과감히 깨고자 했다. 음악을 통해 나 자신이 어떻게 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었는지, 또 본인 스스로 어떤 음악적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 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음악이다'는 생각보다도 더 과학적인 내용들이 많이 담긴 책이었다. 음악심리학으로 인생과 음악의 여러 단면들을 살펴보는 이 책의 시작은 어린 시절 우리가 인생에서 접하는 음악에서부터 시작했다. 예를 들어서 뱃속에 있는 아기가 바깥의 소리들을 듣고 이에 영향을 어떻게 받는지와 같은 문제 말이다. 태교음악으로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려준다고 해서 아이가 반드시 음악적 재능을 타고난다거나 지능이 더 발달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저자 빅토리아 윌리엄슨은 여러 근거들을 통해 차분히 설명하였다. 비록 태중에서 듣는 음악이 아이의 음악성, 지능개발과 반드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는 아기가 뱃속에서 듣는 소리들로부터 음악의 형태를 배우고 기억하며 그것이 첫 발성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다는 것 역시도 명확히 언급했다.


어린이들에게 모차르트 음악이 학습효과를 높여준다는 속설에 대해 빅토리아 윌리엄슨은 이를 반박했다. 사실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고 난 후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건 너무 많은 변인들을 통제하지 못한 실험이다. 다만 음악레스이 청취능력이나 언어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과학적인 실험들을 통해 증명이 되었다. 이는 음악을 수동적으로 듣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음악을 지속적으로 배우고 기술적으로 습득하는 과정을 통해 이와 같은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점을 유추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음악을 들으며 우리가 음악의 진행을 예측하고, 그러한 음악의 두뇌자극이 기억과 결부될 때에 음악은 우리 인생에 호소력이 짙은 무언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래서 부모들은 청소년들에게 좋은 음악을 듣기를 바라는 경향성들이 있다. 해로운 음악을 피하라는 조언 같은 것 말이다. 저자는 이러한 대중들의 인식에 대해 어떤 노래나 아티스트 혹은 장르를 직접적으로 낙인찍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음악은 자기정체성과 집단정체성 모두를 형성하는 매개이므로 개인이 여러 음악을 통해 자신을 반영하는 것들을 선별해가며 정체성을 형성해나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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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정말 고무적이었던 것은 음악이 두뇌를 바꾼다는 점이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악기를 배우며 음악을 지속하면 뇌가 이에 맞게 발달하며 변화해나간다는 것은 나이가 든다고 머리가 굳어버린다며 자책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가 된다. 설령 어릴 때만큼 두뇌회전이 빠르다고 느껴지지는 않을 지라도 지금의 속도에 맞춰 뇌가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이 되었다. 왜냐면 이미 피아노를 놓은 지 15년이 다 되어가는 나도, 언젠가는 다시금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의미한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이는 단순히 악기에 그치지 않고 그 무엇을, 언제 배우든 우리는 발전한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이어지는 음악과 노동에 대한 빅토리아 윌리엄슨의 고찰은 재미있게 읽은 대목이었다. 지금 근무하는 회사 사무실에는 오디오가 있다. 오디오는 항상 KBS Classic FM 93.1hz로 맞춰져 있고, 그래서 사무실에 있는 동안 꾸준히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근무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곡이 나오는 순간들이 있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힘이 나고, 업무 처리 속도도 오르고, 흥이 올라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그래서 클래식 음악을 듣는 이 환경이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았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무실 환경에서 나는 각성이 되고, 기분이 좋아지며 그 환경 자체가 인지적 개입을 하여 업무효율을 높이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저 개인적인 감상에 그치던 것이 음악심리학자의 언어로 표현되며 재확인하니 굉장히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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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보다도 음악은 더 개인에게, 그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세상에 발을 내딛기 전부터, 자아가 제대로 형성되기도 전인 유아기를 지나 청소년, 청년기를 지나는 동안 음악은 변함없이 일상에 존재하면서 나의 언어, 기억, 감정, 성격, 발달 등 나 개인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에 관여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항상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세상에서 음악만큼 빠르게 사람을 휘어잡고 고무적이게 만들 수 있는 것 없는 것 같다고 말이다.


영어단어 중에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Drive라는 단어가 있다. 일반적으로 '차량을 몰다/운전하다'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이 단어는 '사람에게 특정한 방식의 행동을 하도록 만들다 또는 그러한 방향으로 몰아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마치 음악이 우리를 어떠한 상태로, 어떤 기억을 떠오르게 하고, 어떤 상황에 대한 감정을 되새기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빅토리아 윌리엄슨이 이 책에서 펼쳐보인 모든 여정의 끝에서, 나는 다시금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Music does drive us.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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