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건축학도와 함께하는 카페 탐방 #3 [문화 공간]

활용 편 2
글 입력 2019.04.08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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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순서>

#1 이론 편

#2 활용 편 ① (외부/넓은/좁은)

#3 활용 편 ② (SOLID&VOID/기능)



IF YOU CAN’T REMEMBER THE THEORY OF ARCHITECTURE, LOOK HERE→                    REVIEW

건축은 구조, 기능, 미
공간을 만드는 방식에는 SOLID&VOID
건축의 기본요소는 바닥, 벽, 천장, 기둥


*


#3 활용 편 ② (SOLID&VOID / 기능)



카페조각구름 [SOLID&V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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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시는 새로운 공간이기도 하다. 처음 가보는 지역의 가보지 못했던 카페를 가보는 것이 나에겐 하나의 기념 같은 행동이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공간도 매력적이지만, 미리 조사를 하여 찾아가 보는 것도 다른 즐거움이다. 최대한 내부 사진을 덜 보고 기대감을 가득 채운 채 그 장소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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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의 외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이다. 보통 카페는 건물에 입주하여 운영하는 곳이 많지만, 주택을 개조했다는 점에서 공간 활용을 다양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큰 창문과 출입구 두 곳 모두 통로로 기능을 한다. 출입구가 다양하면 공간을 하나의 경로가 아닌 본인이 자유롭게 이동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의 지루함을 덜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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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페의 특징은 solid한 공간에 구멍을 내서 void한 곳을 공간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페 곳곳에는 층위가 다른 네모난 프레임들이 있다. 벽에 구멍을 내서 어떤 곳은 건물 내부의 창으로, 어떤 곳은 공간과 공간 사이를 구분해주는 문으로, 또 어떤 곳은 공간 그 자체로 활용하기도 한다. 재밌는 점은 벽을 뚫어서 내부의 창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벽으로 만든 창은 공간이 단절된 느낌을 해소시키고 개방감을 준다. 서로 다른 공간인 것을 인지하면서도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창을 통해 보이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공간에서 호기심은 공간 내부를 탐색해보게 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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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으로 살짝 보이는 공간에 이끌려 다른 공간에 도달한다. 마치 미로 같기도 한 구조 내에서 신선함을 느낀다. 색감의 활용은 매우 단순하다. 흰색과 갈색. 나무 재질과 콘크리트로 깔끔한 내부 분위기를 형성한다. 큰 창과 투명한 문을 이용하여 외부 채광을 적극 들여온다. 내부의 은은한 조명과 외부 채광이 잘 어우러진다.

한정된 공간 안을 통해 이용자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카페 공간이 사각형의 전형성을 벗어날 때,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한 곳이 아닌 하나의 예술 공간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대전광역시 동구 208-3



투썸플레이스 신 논현역점 [SOLID&V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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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투썸플레이스 체인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짙은 빨간색과 검은색의 조화일 것이다. 벽돌과 나무의 일정한 자재 사용으로 어디를 가든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신논현역의 투썸플레이스에 발을 들였을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의 공간이 있었다. 이국적인 느낌이 가득 들었다.


최대한 절제한 듯한 디자인들이 각기 조화를 이루어 화사한 느낌을 조화롭게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은빛의 나무 장식, 빛나는 글씨체, 청록색 벽, 은은한 조명, 이 모든 걸 한눈에 들어오게 만들어주는 공간 배치까지, 그야말로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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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어디 하나 디자인을 신경 쓰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베이커리 진열대의 직선적인 느낌을 따라가 보면 유리창과 어우러진 외부 외벽이 매우 특이한 느낌을 자아낸다. 단지 원형이 반복되는 지루함을 우려해 만든 듯한 대각선의 나무 조형물이 유리창에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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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대형 건물 내부임에도 건물의 내부에 있다는 것을 잊게 만든다. 주어진 공간 내에서 최대한 다양한 시도를 한다. 층을 쌓아 공간을 구분한다. 이는 건물 내부에서 또 하나의 건축을 시도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반층의 활용이 기막히게 되어있는 곳이다.

단지 층을 하나 만드는 것을 넘어 방향을 기울여가며 전체 기획된 공간의 형태에 맞는 구조를 형성한다. 올라감, 내려감, 수평성, 더욱 높은 느낌 등 몇 발짝만 걸으면 이러한 경험이 모두 가능하다. 공간의 색다른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곳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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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가면 마주하는 2층의 모습이다. 1층보다 다소 밋밋한 느낌이긴 하지만 이곳에서는 색감, 가구와 가벽 등으로 공간을 구분하고, 변화를 준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1동 200-8

 
SAYOO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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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O'라는 이름으로 우아하게 자리 잡고 있는 이 곳은 건물 하나 전체가 카페이다. 사유의 대상은 '사람과 사랑을 생각해'라고 적힌 글에서 알아볼 수 있다. 사유는 본인들의 정체성을 한 가지 기능에 한정시키지 않으며, 기능에 따라 유동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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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회전문을 밀고 들어온다. 널찍한 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마치 현대 미술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람들이 서있는 쪽에 엘리베이터가 있다. 우리는 이것을 타고 사유의 공간을 넘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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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공간은 층에 따라 기능을 달리하고 있으며, 내부 구성도 달라진다. 내부 기획에 따라 시기별로 각 층의 컨셉과 구성이 달라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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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F 카페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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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곳은 카운터와 간이식 의자이다. 길게 뻗은 직선형의 카운터와 층으로 쌓아 올린 의자를 통해 여백이 많은 공간임에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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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F 빈투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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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내의 자체적인 초콜릿 바이다. 오른쪽 유리창 너머에 제조를 위한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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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F 미디어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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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로웠던 곳은 미디어 공간이다. 영화를 상영 중이었는데, 실상 영화를 감상한다기보다는 한 배경으로서 작용하는 역할이 컸다. 근래 트랜디하다는 카페들의 특징은 벽에 영상을 틀어두는 것이었다. 미디어 공간이 갖는 의미란 무엇일까.

이곳은 미디어 공간임에도 오랜 시간 동안 집중하여 미디어를 감상하는 이들을 찾기 어려웠다. 이곳은 영상 매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미디어란 풍경의 일부일 정도로 너무 익숙한 존재임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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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션을 배치하여 사람들이 공간에서 편안한 느낌을 갖고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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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전경은 이렇다. 스크린 두 개가 동시에 상영되고 있지만 공간의 배치로 인해 시선이 분산되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영상도 벽에 걸린 그림처럼 전시물의 일종으로 정적인 벽에 생동감을 주는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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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F 사유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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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공간은 미디어공간과 다르게 매우 조용했다. 창을 넓게 내어 놓고, 반층을 활용하여 무대를 하나의 공간으로 형성했다. 외부 전경에 둘러싸여 자신만의 공간에 있는듯한 느낌을 주어 사유에 몰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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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현재 전시 중인 작가의 전시공간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생각을 하고 대화를 나누다가 벽에 걸린 전시품들을 감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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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F 하늘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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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공간은 루프탑이라고 불려지는 곳이다. 계속 건물 안에 있던 답답함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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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원더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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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적으로 제일 관심이 갔던 층은 지하였다. 이곳은 브랜드 매장으로 과거에는 공연장으로 기능하기도 했었던 곳이다. 프레임을 형성하여 같은 내부임에도 밖에서 들여다보는 내부를 만들어냈다. 프레임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은 깊이감과 신선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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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층이지만 외부 지상으로 바로 이어지는 문이 있다. 지하 공간 내부의 언덕을 살짝 올라가면 된다. 이 문을 통해 카페 사유를 거치지 않더라도 매장으로의 접근이 훨씬 수월해진다. 이런 출구는 이용자의 동선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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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엘리베이터다. 내부 천장에 사유 로고가 자리한다. 문이 열릴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상황은 마치 윌리웡카의 초콜릿 공장에 온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고, 평소 접하기 어려운 문화전시들을 자연스럽게 사유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카멜레온처럼 기획에 따라 내부 구성을 달리하는 것은 사유가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로 54길 5


[황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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