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적벽>의 리뷰와 프리뷰를 작성하면서도 언급했듯, 우리 전통을 지키는 방법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역동적으로 현대인들과 소통하며 변형해나가는 것이다. 과거를 향하는 예술, 특정 사람들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방식의 예술은 예술의 본래 목적인 ‘소통’과는 자연히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항상 대중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다가가려는 전통 예술가들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
얼마 전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통영 편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중 통영 출신 음악가인 윤이상 선생님의 ‘예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명확히 나누어지는 음을 당연하게 여겼던 서양에서, 음과 음 사이의 새로운 소리를 보여주려고 노력한 동양의 ‘예악’은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 이렇듯 동양의 풍부한 음계체계가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재즈와 결합하면 환상적인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생각한다.
틈만 나면 음악을 들으면서도, 콘서트에 가본 적은 손에 꼽는다. 그러다 표가 생겨서 오랜만에 클래식 공연을 다녀왔는데, 클래식을 평소에 즐겨 듣지 않는데도 온몸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좋았다. 규모도 꽤 크고, 2층에서 관람하고 있었는데도 공연장을 꽉 채우는 소리에 감탄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흔히 회화를 두고 ‘원작의 아우라’라는 말을 하는데, 그 순간 음악에서 ‘원작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악기가 중심이 되는 공연에서는 악기를 보는 재미도 있다. 얼마 전에 다녀온 뮤지컬 <적벽> 역시도 무대의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생황과 같은 전통 악기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다. 여러 사람이 합을 맞추어 하나의 멜로디로 달려나가는 오케스트라나 그룹의 공연은 말 그대로 눈과 귀가 모두 즐겁다. 3인조 국악 창작그룹인 ‘MuRR(이하 뮤르)’의 이번 공연 ‘달달콘서트’에서도 그런 점이 특히 기대된다.

국악창작그룹 ‘뮤르’는 서울남산국악당이 주최한 젊은 국악오디션 <단장>을 통해 검증받은 그룹이다. <단장>은 청년 국악육성프로젝트의 하나로, 2018년 한 해 동안 청년국악인 중 우수공연단체들을 선발했다. 4~5월에 걸쳐 오디션에서 1~3위를 차지한 Hey string(대상), 극단 깍두기(금상), 뮤르가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보여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