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는, 연극 "함익"

글 입력 2019.04.0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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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는
연극 <함익>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는 여자, 함익의 이야기."


이번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는
연극 <함익>입니다.

지난 연극 <여전사의 섬>을 보러
세종문화회관에 방문했을 당시에 포스터를 보고
찾아봐야겠다고 다짐하자마자 문화초대 기회가 생겨
기쁜 마음으로 응할 수 있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이 어떻게 새롭게 재창작됐을지,
3년 만에 돌아온 극인만큼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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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는 함익의 이야기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는 여자', 포스터의 문구로 본 연극에 대한 호기심은 가득 찼다.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작품의 모티브가 되고, 재해석된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 두 키워드가 만났다는 것부터가 이미 호기심을 자극하는 조합이다. 더불어 어떻게 햄릿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서울시 극단이 2016년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기를 맞아 고전 '햄릿'을 재창작하여 초연을 올리고, 3년 만에 다시 무대 위로 돌아왔다. 연극 <함익>이 원작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이라면 '여자 햄릿'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또한 시대 역시 현대의 한국으로 옮겨왔다. 재벌 2세이자 연극과 대학교수인 '함익'은 자신의 어머니를 자신의 아버지와 계모가 죽였다고 20년 동안 생각해왔다.

자살로 위장된 엄마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로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게 된 함익은 진실한 사랑의 줄리엣이 되고 싶어 한다. 이렇게 햄릿과 마찬가지로 겉으로 모든 것은 완벽해 보이지만 균열로 인한 또 다른 광기의 출현을 함익이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

'함익'과 함익의 분신 '익', 그리고 그런 함익이 사랑하는 '연우', 그리고 무대 위에 올려질 연극 <햄릿>, 가면을 쓴 채 진정한 사랑을 찾아다니는 '함익'과 건조한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지 않을까. 우리 모두 각자 진실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고 숨긴 채, 제대로 표현하지 않은 억압된 것들은 순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언젠가 함익과 같이 폭발할지도.


이미 햄릿한테 살고 죽는 문제는
고민거리도 아니었어요.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진짜 사는 것인가,
살아있는 것으로 살 것인가?
죽어있는 것으로 살 것인가?
그게 진짜 햄릿의 고민이었어요.

- 연극 <함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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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햄릿'과 서울시극단의 '함익'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작품이다. 수많은 작품들에 모티브는 물론 오마주 되기도 했으며, 햄릿의 이야기 구성은 교본이 되기도 한다. 햄릿은 한 나라의 왕자다. 동화 속에서 본다면 너무나도 완벽한 신분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비극 속에서 보자면 그런 왕자의 주변에는 그 왕자를 노리는 수많은 시선들이 가득하다.

선왕이자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자신의 삼촌,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하여 왕위에 오르고, 그 사실을 알아 햄릿은 복수를 다짐한다. 이것이 주요한 햄릿에서의 외적 갈등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가장 햄릿을 괴롭게 한 것은 내적 갈등이 아니었을까. 도덕적인 갈등과 자신의 행동이 닥쳐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 생각 많고 감성적인 햄릿의 고민이 극 전반으로 깔려 있다.

끝내 비극으로 치닫는 복수의 결말을 보고 있자면 그 결심에 고민하던 햄릿의 독백을 떠올리게 한다.

서울시극단의 함익은 현대로 옮겨진 햄릿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재벌 2세는 과거 왕자와 같은 신분이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지만 실제로 감정적인 부분에 극심한 결핍을 갖고 있는 함익이 가장 자유로워지는 순간은 내적 분열을 느낄 때가 아닐까. 햄릿처럼, 함익의 내적 갈등이 드러나는 '익'과의 장면이 가장 기대되는 이유다.

함익이 무대 위로 올릴 연극 <햄릿>은 과연 그러한 그녀의 내적 갈등을 어떻게 폭발시킬까. 이렇듯 햄릿을 닮은 함익이 또 어떤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을지, 원작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어서 무대 위에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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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익
-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


일자 : 2019.04.12 ~ 04.28

시간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시, 오후 7시
일 오후 3시
(월 공연없음)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30,000원
A석 20,000원

주최
(재)세종문화회관

주관
서울시극단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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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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