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공연예술]

음악극 <태일>
글 입력 2019.03.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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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모두가 알지만, 모두가 모르는 사람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부분 ‘열사’, ‘노동 운동’, ‘분신’ 이러한 키워드로만 알고 있을 것이고, 노동법에 관련된 사람, 그 이상의 관심은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필자 역시 대학생이자 아르바이트생으로서 노동법을 찾아본 적도 있고, 노동청에 방문한 적도 있지만, 이 당연한 것들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본 적은 없다.


주휴수당, 유급휴가, 최소근로시간 등 노동법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당연하게 만들어준 그 사람을 우리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음악극 <태일>은 노동자를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해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삶을 재조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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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목소리로 남은 그 사람



<목소리 프로젝트>는 실존 인물의 삶을 공연으로 재조명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음악극 <태일>은 그 프로젝트의 첫 번째 극으로, 열사 전태일의 삶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아들, 오빠, 친구, 그리고 인간 전태일의 삶을 동시에 그려낸다.


무대에는 두 배우가 등장한다. 태일의 목소리를 내는 배우와 태일 외 목소리를 내는 배우. 태일 외 목소리를 내는 배우는 상황에 따라 어머니, 동료, 공무원 등 다양한 모습으로 분하여 여러 목소리를 들려준다.




03. 결과를 따라 찾아가는 과정



우리는 전태일이라는 인물을 알고, 그 인물의 마지막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뿐, 대부분은 그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살았는지 알지 못한다.


극을 통해 사람들은 인물의 마지막을 안 채 그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대부분은 인물의 서사를 따라가다가 결말을 나중에 알게 되는 형식이지만, 우리는 태일의 마지막을 알고 있기에 결과를 안 채 과정에 집중할 수 있다. 그 결심을 내리기 전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얼마나 빛나는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어려운 결단이었는지까지.


마지막을 알기에 행복한 장면에서도 마냥 웃음 짓지 못하고 그 끝을 바라보아야 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직면해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04.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성인이라면 대부분 ‘근로’, ‘노동’과 마냥 떨어질 수 없을 것이다. 하다못해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근로계약서를 쓰고 월급을 받는다.


근로 전에는 근로 계약서를 작성한다. 1주 동안 규정 근무 일수를 다 채운 근로자는 유급 주휴일을 받을 수 있다. 근로자는 4대 보험에 가입하고, 근로 시 상해를 입으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고 지켜지지 않으면 노동청에 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고, 이를 당연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 있었다.


너무 먼 일이 되면 이러한 것들을 자꾸 잊게 되고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는데, 잊으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잊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니, 사실 몇십 년이 지나도 당연하지 않은 것이 아직도 존재한다.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아르바이트도 많고, 주휴수당을 제공하지 않기 위해 시간을 쪼개서 구하는 사업자도 있다. 주휴수당을 받을 조건을 충족함에도 주지 않는 사람도, 관련 정보를 모르기 때문에 받지 못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아직까지 완전히 당연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그의 삶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당연한 일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아직도 당연한 일은 아닌가 봅니다. 하지만 덕분에 당연한 쪽으로 한 발 기울 수 있었습니다.



근로 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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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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