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강아지똥이 그토록 따뜻한 이유 [사람]

권정생의 삶이 담긴 동화집 <별똥별>
글 입력 2019.03.2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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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동화책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어릴 때 읽었던 동화책들을 훌쩍 큰 눈으로 다시 보면 무언가 다르게 다가올 줄 알았다. 하지만 별 차이가 없다! 어릴 때와 같이 아주 흥미롭고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즐겁거나 슬픈 마음이 든다. 아마 동화책을 읽을 때만큼은 내가 어린아이로 돌아가서가 아닐까 싶다.


이번에 읽은 책은 권정생의 동화집 『별똥별』이다. 권정생은 한국 아동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이다.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 「강아지똥」을 읽어보았을 것이다. 권정생이 바로 그 유명한 동화 「강아지똥」의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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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은 권정생의 대표작 「강아지똥」을 시작으로 총 7편의 단편동화를 수록해놓은 동화집이다. 『별똥별』 속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에게서 나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 내용 속 주인공들은 모두 힘없고 소외된 존재들이다.


길가에 흰둥이가 누고 간 강아지똥, 한 입 먹고 버려진 썩어가는 똘배, 사람들에게 업신여김 당하는 똬리골댁 할머니 등. 겉보기에 쓸모없어 보이는 작은 존재들이 등장해 예쁜 마음씨로 조잘조잘 이야기한다. 그것을 읽고 나면 마음이 한가득 따뜻해진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내용이 작가와 절대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용 속에 담겨있는 정서와 뜻은 작가가 건네는 말과 같다. 『별똥별』 속 작품들처럼 권정생 작가는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주인공들은 자신의 잘못에 큰 상심을 하거나 눈물을 자주 흘린다. 타인의 눈물에 마음이 약해지며 남을 위한 일의 진정한 가치를 안다. 이것은 권정생의 ‘일부’가 아닐까.


 


 

 

권정생은 어릴 때부터 가난하게 자라와 온갖 장사를 하며 생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젊은 나이에 폐결핵에 걸려 평생 몸에 호스를 차고 극심한 고통 속에서 글을 쓰며 살았다. 그렇게 탄생한 강아지똥으로 제 1회 아동문학상을 수상하고 유명해졌지만 여전히 사는 곳은 자그마한 흙집이었다. 그 작은 흙집에서 아이들이 오염된 환경에서 살게 된다며 전기를 일체 사용하지 않았고, 더운 여름에도 선풍기조차 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글을 완성했을까? 영상을 보고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좋은 글은 읽고 나면

불편함이 드는 글입니다."


- 권정생


     

이 책 한권은 아이들에게 수많은 것들을 보여준다. 가르치지 않고 가만히 ‘보여준다.’ 그렇게 해서 내면을 간접적으로 톡톡 건드린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무언가 속에 반짝거리는 것이 존재할 것 같다. 어릴 때 남동생이 책을 다 읽고 강아지똥이 불쌍하다며 눈물을 펑펑 흘렸던 것이 생각난다.


이 책은 투명한 물에 따뜻한 색감을 풀어 넣어 맑고 선명한 색을 띄우는 그런 정직함이 있다. 심장이 말랑말랑해지고 눈물이 아른거린다. 그것이 권정생 작품의 특징이며 아동문학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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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소외된 것이 끌어당기는 힘은 아주 강력하고 위대하다. 작은 흙집에서 힘없는 몸을 이끌고 소외된 주인공으로 작은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쓴 권정생은 그렇기 때문에 잊혀질 수 없다. <별똥별> 속 작품들에 자주 언급되는 처럼(아마 권정생은 밤하늘의 별을 사랑했을 것이다.) 권정생의 작품은 아이들 그리고 성장한 어른들 마음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아름다운 불빛’으로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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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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