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꼭 행복해야 되나요? [도서]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글 입력 2019.03.24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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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행복해야 되나요?”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매일 질문 한 가지를 물어보는

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어느 날 이런 질문을 마주했다.


원래 같았으면

간단히 답을 쓰고 넘기는데

이상하게 이 질문에서는

잠시 동안 멈춰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

.

.


‘꼭 행복해야 되나?’

 

 



시작



정식으로 에디터가 되고 나서 첫 글의 주제를 무엇으로 할까 많은 고민을 했었다. 여러 고민 끝에 필자가 이번 연도부터 가지게 된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읽었던 여러 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행복의 정복.jpg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다”라며 첫 페이지를 거창하게 시작하는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행복이 당신 곁을 떠난 이유’라는 첫 부분에선 행복의 장애물에 관한 내용이 나오고 두 번째 부분에서는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작가만의 철학이 녹아든 조언이 담겨 있다.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은 과로가 아니라 걱정이나 불안이다.”  라고 첫 스타트를 끊는 ‘행복이 당신 곁을 떠난 이유’중 5번째 챕터-(걱정의 심리학)에서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이슈화되는 정신적인 피로에 대해 논의한다.

 

필자도 솔직히 고백하자면, 걱정이 많은 편이다. 때문에 고민 인형도 따로 구입해 부적같이 사용하며 걱정 노트도 따로 만들어 기록하는 지경이었으니 얼마나 피로한 삶을 살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감이 올 것이다. 특히 이러한 걱정거리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 어떨 땐 걱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끼니를 거르기도 했고, 최근엔 걱정이 꿈에서까지 이야기가 멋대로 이어져 잠을 못 자기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걱정거리는 사실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걱정으로 시작해 결론도 걱정으로 끝나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순환 때문이었다. 따지고 보면 어찌 되었든 해답은 ‘나 자신’이 알고 있었고 결국엔 스스로가 풀어내야 할 숙제였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를 알지 못하여 무조건 회피하려고만 노력했었다.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선 왜 엉키게 되었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고민해보아야 하는 것과 달리, 필자는 엉킨 실타래가 마음에 들지 않다는 이유로 그저 깊숙한 주머니 한구석에 꾹 꾹 눌러 담았다.


이 방법은 어쩌면 몇몇의 사람들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작가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잘못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지적한다. 모든 종류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올바른 방법은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그러나 매우 집중적으로 그 두려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러다 보면 두려움에 대해 친숙한 감정이 들게 되며 마침내 두려움의 칼날이 무뎌지고, 모든 문제가 따분한 것이 되며 두려움에서 벗어나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

 

 


시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마음이 불안하고 무서운 감정이 들 때 어떤 방법을 시도하는지 여쭤보고 싶다. 혹시 좋은 방법을 갖고 있으신 누군가가 조언을 해준다면 적극적으로 읽어보고 시도해보고 싶다.

 

어떤 사람은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회피할 수도,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다독여주며 용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필자는 책에서 지시해준 대로 ‘무엇에 두려워하는 거지?’, ‘불안한 이유는 무엇이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되새기는 방법을 시도했다. 그 결과, 천천히-그리고 이성적으로 두려움에 다가가 직면하는 연습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하지만, “적어도 하루에 한 가지씩 고통스러운 진실을 스스로 인정해라”라는 구절을 처음 맞닥뜨렸을 땐 다른 챕터와는 달리 ‘왜 그래야 되지?’라는 의문점부터 들었다. 두 번째 부분의 ‘행복으로 가는 길’중 17번째 챕터-(나는 행복한 존재다)에서 작가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며 고통스러운 진실의 인정은 두려움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게 될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처음에는 필자도 이 말에 인정하며 실천하려 노력했다. 특히 고등학교 때, ‘나 자신’을 이기기 위해 좋아하던 취미 생활을 절제하며 친구들과 만나는 횟수를 줄이고, 더불어 점수가 나오지 않고 싫어하던 과목을 위해 유명한 학원에 가서 바득바득 공부했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나아간다는 느낌은커녕 제자리걸음만 계속하며 지치기 시작했다.


이때 필자는 작가의 말처럼, 고통스러운 진실을 스스로 인정하며 현실을 직시했다. ‘나는 지금 정말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생이다.’,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속도가 늦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지금 이 순간은 더 이상 되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럴 때마다 ‘나’를 잃어버리는 느낌이 강해졌었다.

  

 

이기주, ‘언어의 온도’


언어의 온도.jpg


그렇게 ‘나’를 잃고 방황하던 때, 우연히 읽고 있었던 책‘언어의 온도’에서 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살다 보면 싸워야 할 대상이 차고 넘치는데 굳이 ‘나’를 향해 칼끝을 겨눌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자신과의 싸움보다 자신과 잘 지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행복의 정복’ 작가는 자신을 더 성장시키기 위해 하루에 한 번씩 고통을 마주하라는 뜻이기에 물론 그로써 의미가 있다. 그러나 필자는 ‘언어의 온도’ 책을 통해, 오히려 하루에 한 번씩 자신을 안아주고 다독여 주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생각되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안 그래도 지치고 힘든 삶인데. 굳이 나 자신을 몰아갈 필요까진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리안 파워, ‘딱 1년만, 나만 생각할게요.’

딱1년만(입체).jpg

이 책은 요새 필자가 읽고 있는 책이다. 작년까지 필자는 목표를 위해서 달리기만 했었고, 중요한 시험 몇 가지와 고비를 넘겼었다. 다행히도 길고 긴 레이스는 끝났지만, 그 끝엔 또 다른 경기인 마라톤이 기다리고 있었고 스스로를 돌아보니 온통 망가져있었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가장 무섭다고 느낀 것은 ‘내가 원래 어떤 모양이고 무슨 색깔이었지?’와 같이, ‘나 자신’을 잃어버려 모르게 됐다는 사실이다. 너무 경기에만 집중하느라 가장 중요한 ‘자신’을 잃었던 레이스.

 

그래서 이번 연도부턴 스스로에 조금 더 집중해보려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도전을 하고자 한다.


책 <딱 1년만, 나만 생각할게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책<행복의 정복>에서 ‘두려움을 인정하자’라고 한 반면, 이 책에서는 두려움을 ‘시도’해본다. 주인공인 프리랜서 저널리스트가 두려워하는 노래 부르기, 스탠드업 코미디 하기, 처음보는 사람한테 데이트 신청하기 등등.. 이론과 조언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솔직 담백하게 실천하는 그녀의 모습에 영감을 얻어 필자도 도전하기 시작했다.

    



덧붙여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자’가 아닌, ‘스스로를 다독여줄 주 아는 자신’, 그리고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지금의 나보다 조금 더 발전한 나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자의 이번 연도 마음가짐이다.

 

‘행복’하고자 노력하기보단, 그날 겪는 모든 일과 느끼는 감정들을 인정할 줄 아는 하루 속, 행복을 찾고자 한다.

 

 

[김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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