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여전사의 섬> 전사가 되어 폭압에 대항하다

글 입력 2019.03.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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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직히 말해 어떤 단어 앞에 어두로 여-가 붙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경찰, 여교사, 여직원 등과 같이. 직업을 얘기할 때 디폴트 성이 남자로만 적용되었다는 것이 거론되면서 직업 앞에 여자의 성별을 붙이는 것은 엄연한 성차별적인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사실 이번 연극의 제목이 <여전사의 섬>이 아닌 <전사의 섬>이었다면, 나는 그다지 흥미롭게 초대를 받아보지 못 했을 수도 있다. 굳이 여-를 붙인 것도 이상하지만, 단순히 여-자가 없다고 "에이 전사니까 남자 주인공 얘기겠네?" 하고 단정지어버리는 나의 태도 역시 문제가 있게 된다. 항상 이렇듯 세상 도처에는 성차별이 깔려있고, 이를 바탕으로 2n년간 살아온 나 역시 편견에 휩싸일 때가 많아 반성을 자주 해야 한다.

나는 항상 여자들이 주인공인 것을 좋아한다. 그동안 남자들의 주인공이 많았기 때문이다. 저번 문화초대 도서 : <고아 이야기> 역시 여자들의 이야기이기에 너무나도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이번 연극 <여전사의 섬>과 같이 여성 서사의 문화가 더욱더 많이 흥했으면 좋겠다.



Amazones


<여전사의 섬>은 '아마조네스'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연극이다. 아마조네스는 여전사들로 이루어진 전설적인 부족으로, 군신 아레스와 님페하르모니아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사냥과 전쟁을 좋아했던 이들은 활을 쏘거나 창을 던질 때 방해가 된다고 하여 한쪽 유방을 제거하였는데 이 때문에 아마조네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아마조네스는 전쟁의 신 아레스와 처녀 신이자 수렵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를 숭배하였다고 한다. 자식 번영을 위해서 이웃부족의 남자들을 이용하였고, 이때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죽이거나 노예로 삼았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아마조네스의 기록을 읽으면서 백말띠의 과거가 생각이 났다. 1990년의 백말띠에는 남아선호사상이 너무나도 강하였고, 특히 "백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는 팔자가 사납다"는 속설에 여자아이 출산을 기피하게 되었다. 더욱이 당시에는 정부가 산아 제한을 하던 시절로 아이를 많이 낳으면 미개인이고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그렇기에 뱃속의 아이가 여자일 경우 낙태를 시키기도 하고 태어나면 버리는 등, 남여 비율이 가장 격차가 많이 나는 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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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노 줄리오, 아마조네스, 16세기경



Synopsis


면접관들의 냉담한 시선과 일방적인 아르바이트 해고로 상처받는 주인공 지니와,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의 폭력에 희생당하는 주인공 하나는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엄마에 대한 기억을 되짚어 나가게 되는 것이 <여전사의 섬>의 기본 스토리이다. 그리고 여기서 그들의 엄마가 바로 전사 '아마조네스'이다.

기본 스토리만 보았을 때에도 약간의 불편함은 없지 않아 있었다. 면접관들의 냉담한 시선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해고당하고, 남자친구의 폭력에 희생당하는 것은 결코 그들이 잘못해서도, 부족해서도 아니다. 절대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는 뒤바뀌어서는 안되며, 피해자에게 부족함을 묻는 것 역시 2차 가해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이 연극을 아직 보지 않았어도, 결코 내가 우려하는 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여전사'는 단순히 싸우는 전사가 아닌, 개인에 따라 고유한 모습을 갖는다. 작품을 통해 폭력에 희생당하며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이 사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임주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또한 때리는 것 만이 폭력의 전부가 아니다. '희생양'들은 모두 가해자들에 의해 피해를 입은 그저 피해자일 뿐이다. <여전사의 섬>의 작가 임주현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통해서 과거에 판타지로만 묻어두었던 여전사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연극에서 그려지는 전사는 단순히 싸우는 사람이 아니라 개인에 따라 고유한 모습을 가지게 된다고 하였다.

나 역시 강남역 살인사건을 통해서 인생과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계기를 얻게 되었었다. 과연 연극 <여전사의 섬>에서 작가가 원하고자 했던 전사의 상은 이러한 폭력에 대항하여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되는 바이다.





상세페이지 여전사의섬.jpg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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