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여전사의 섬: 잊어버린 마음속 여전사 찾기 [공연]

누구나 마음속에 여전사가 있다.
글 입력 2019.03.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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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여전사의 섬).jpg


시놉시스


취업난, 아르바이트 해고로 고통 받는 지니와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의 폭력에 희생당하는 하나가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줄만 알았던 엄마가 강인한 여전사이며 여전사의 섬으로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엄마를 찾기 위해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서울시극단의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은 신진 예술인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인 ‘창작플랫폼-희곡작가(이하 창작플랫폼)’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작가의 작품을 멘토링과 낭독회를 통해 최종개발한 뒤 무대에 선보이는 공연이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이 공연은 매년 뛰어난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올해에는 2017년 ‘창작플랫폼’ 프로그램에 선정된 장정아 작가의 <포트폴리오>와 임주현 작가의 <여전사의 섬>이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서 임주현 작가의 <여전사의 섬>은 아마조네스의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아마조네스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여전사들로 이루어진 전설의 부족으로,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죽이거나 노예로 삼고,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전사로 양성했다. 아마조네스는 그리스어로 ‘젖이 없다’라는 뜻을 가진 ‘아마존’의 복수형인데, 이 말은 아마조네스의 전사들이 성장하고 나면 활을 쏘거나 창을 던질 때 방해가 된다고 하여 한쪽 유방을 제거하는 것에서 유래하였다.

 

수많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전설을 읽었지만 내게 아마조네스 전설보다 강하게 뇌리에 꽂힌 이야기는 없었다. 그 짧은 이야기에 왜 그렇게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는지 되짚어보면 결국 그들이 여전사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과거에는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여아 낙태가 자행되기까지 했던 이 세상에서 남자아이는 죽이거나 노예로 삼고 여자아이는 전사로 양성하는 그 부족의 세계는 낯섦, 그 자체였다. 또한, ‘여성성’이라는 이름으로 여성들에게 강요되었던 연약함, 청순함, 귀여움이 아닌 ‘여성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여성들에게 억압되었던 강인함, 용맹함을 떨쳐내는 전사들의 모습은 어린 나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까맣게 잊었다. 세상은 여전히 여성들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거나 억압하였고 내 마음속에서 용맹한 여전사의 이미지는 자취를 감춰버렸다. 면접관의 냉담한 시선과 아르바이트 해고로 고통 받는 지니,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의 폭력에 희생당하는 하나의 세계에도 여전사는 존재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나와 그들의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나는 여전사를 완전히 잊어버렸고 그들은 ‘여전사의 섬’으로 떠난 여전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 여전사의 정체는 바로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줄만 알았던 지니와 하나의 엄마다.

 

임주현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어렸을 적 키가 작았던 나는 무서운 언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커서는 여전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된 나는 세상에 여전사가 없다고 생각하며 마음속 판타지로 묻었다. 그리고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잊었던 여전사를 다시 떠올렸다.”고 밝혔다. 이 작품이 임주현 작가가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잊었던 여전사를 다시 떠올린 것처럼 우리들에게도 잊었던 여전사를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이 작품에서 또 주목할 만한 지점은 지니와 하나 자매가 찾는 그 여전사가 바로 그들의 엄마라는 점이다. 엄마란 존재는 한국 예술에서 수없이 대상화되었었다. 많은 예술작품은 ‘헌신적인 모성애’ 라는 이름 아래 자신을 버리고 자식만을 생각하는 것을 엄마만이 지닌 숭고함이라고 포장했었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라는 문장으로 나타나는 모성신화는 엄마란 존재를 그저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존재로 고정시켰다. 연극 <여전사의 섬>은 그런 숭고한 어머니의 이미지를 여전사로 뒤바꾸었다는 점에서 관객의 흥미를 자아낸다.


남자 전사는 ‘전사’이고 여자 전사는 ‘여전사’라는 사실이 불편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표현법은 비단 ‘전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배우, ‘여’교사, ‘여’군, ‘여’류 작가≫…. 필자는 연극 <여전사의 섬>이 관객들로 하여금 여전사를 전사로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여전사의 섬>


기간 : 2019.3.21.(목)~3.24(일)


시간 : 목,금 8시 / 토 3시, 7시 /일 3시


장소 : 세종 S씨어터


작/연출 : 임주현 / 송정안


출연진 : 한윤춘 김시영 권태건 윤성원 김원정 허진 오재성 김유민 장석환 이상승


멘토 : 김광보(서울시극단 예술감독), 고연옥(작가)


티켓 :지정석 30,000원


연령 :14세 이상(중학생 이상)





[진금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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