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사라진 여전사들, 연극 '여전사의 섬' [공연]

여전사의 섬을 보기 전에
글 입력 2019.03.0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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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자란 쌍둥이 지니와 하나. 만년 취업준비생 지니와 결혼을 앞둔 하나는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줄 알았던 엄마가 여전사 ‘아마조네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쌍둥이들은 엄마를 알기 위해 기억을 되짚어 나가기 시작한다.





첫인상 _ 여전사의 섬?



나는 원래 무언가를 보기 전에 미리 생각하는 편이 아니다. 뮤지컬로 치자면 보기 전엔 관련된 노래도 듣지 않고(일부러 라기보다는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연극으로 치자면 보기 전엔 시놉시스조차 제대로 읽어보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우선 본 뒤 재미있었다면, 혹은 잘 이해가 가지는 않는데 또 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러면 그때 한 번 더 본다. ‘그럼 무엇으로 예매를 결정하느냐!’ 라고 묻는다면 대게는 포스터 이미지를 포함한 제목이다. 그리고 주변 사람의 추천이다. ‘여전사의 섬’의 경우에는 전자다.


그렇기에 연극을 보기 전, 그 연극에 대해 글을 써 보는 것 역시 처음이다. 그래서 무슨 생각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제목을 본 뒤 시놉시스를 읽고 단편적으로 다가오는 인상들을 우선 옮겨 적어본다. 왜 ‘여전사’일까. 페미니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 여전사가 되고 싶지만, 여전사가 될 수 없는 현실을 그리는 걸까? ‘섬’은 무엇을 의미할까? 고립된 개인? 혹은 섬처럼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변화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를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여전사'의' 섬이니까 여전사들의 유토피아를 상상해 그리는 것일까?


연극을 본 뒤에야 해소될 수 있는 질문들이다. 관람 후 궁금증이 만족스레 해소되길 바라며 다음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옮겨적어 본다. 불현듯 연극 <비너스 인 퍼>와 영화 <원더우먼>이 떠오른다. 여전사라는 단어는 아무래도 강렬한 여성 주인공을 떠올리게 만든다. 연극 <비너스 인 퍼>와 영화 <원더우먼>은 모두 그러한 여성 주인공을 가졌다. 그중에서도 <원더우먼>에서는 <여전사의 섬>에서 등장하는 것과 같은 아마조네스 신화가 등장한다.




여전사 _ 아마조네스 _ 사라진 여전사들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여전사 집단 ‘아마조네스’는 악명이 높을 정도로 강하고 아름다운 집단이다. 한때, 남자 전사들을 제치고 유토피아를 상징하는 땅까지 점령했었던 용맹한 전사들이 현대 사회에 다다르지 못하고 무심히 사라졌다. ‘여전사’라는 단어는 가상 세계가 아닌 실제 세계에 존재한다고 상상해 본다. 여전사가 무참히 사라져 버린 것만 같은 현실에서, 여전히 나를 주시하고 있는 여전사를 만나 본다.



어디선가 요즘의 여성 청소년들에게 여성 롤모델이 절실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동시에 종종 인터넷상에서 역사에서 잊혀진, 혹은 지워진 여성 천재에 대한 글을 본다.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차별과 폭력 속에서 이름을 잃어가는 여자들의 이야기일까? ‘여전사의 섬’에서 이야기하는 여전사가 사라진 세상이 정확히 무엇을 표현하는 것인지, 어떻게 표현될 것인지 아직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여전사가 사라진 세상이라는 말에 많은 생각이 든다.




엄마를 알다_



‘쌍둥이들은 엄마를 알기 위해 기억을 되짚어 본다.’ 시놉시스의 마지막 문장을 보았을 때 조금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엄마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을 때는 더 그랬다. 나와 관련되지 않은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 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하기 싫은 것은 무엇인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꿈을 꾸는지, 인간 대 인간으로 내 앞의 독립적인 한 사람으로 알아가려는 노력한 기억이 없다.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가족이니까, 라는 말은 다정하고 무한한 애정이 담긴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개개인을 알지 못하게 흐려놓는 마법 같은 말이다. 엄마를 알다. 나는 이 말이 슬프다. 그리고 그 슬픔의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더 슬퍼지고 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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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의 섬>
기간 : 2019.3.21.(목)~3.24(일)
시간 : 목,금 8시, 토 3시, 7시, 일 3시
장소 : 세종 S씨어터
작/연출 : 작. 임주현   연출. 송정안
출연진 : 한윤춘 김시영 권태건 윤성원 김원정 허진 오재성 김유민 장석환 이상승
멘토 : 김광보(서울시극단 예술감독), 고연옥(작가)
티켓 :지정석 30,000원
연령 :14세 이상(중학생 이상)



[김민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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