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 지구인, 여자 그리고 인류세

우먼카인드 VOL.6
글 입력 2019.03.0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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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카인드 VOL.6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지구인으로서 지구를 지키며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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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카인드 6호는 지구와 환경, 그리고 인류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익숙한 듯 하면서도 왠지 낯설다. 인류세는 비교적 최근에 정립된 개념이었다. 인류가 발전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며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했고 그 결과 환경과 맞서 극복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복잡하고 심화된 환경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 흥미를 이끄는 이야기부터 기후변화, 우주비행사, 그리고 천체물리학자의 글까지 말 그대로 다채로웠다. 나는 이번 리뷰에서 마음에 다가왔던 것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1. Ecology 이게 바로 지구야


추리소설가 재클린 윈스피어의 글이었다. 제목인 '이게 바로 지구야'는 재클린의 아버지가 신문에 실린 커다란 지구 사진을 보여주면서 한 말이었다. 그리고 재클린은 우주의 무한함을 상상하며 "나의 존재가 끝나고, 그 모든 무한함이 시작되는 지점은 어디일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상상은 그녀를 "내가 딛고 선, 손으로 만지고 손끝으로 느낄 수 있는 이 땅으로" 데려왔다. 우리는 수많은 상상과 수많은 꿈을 지나 여기 지구 위에 발을 똑바로 붙이고 살고 있다.

하지만 재클린은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민하는 성인 여성이 되었다. 재클린은 지구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단체들을 후원하고, 그녀의 동생은 조경 전문가가 되어 화학물질 없이 유지되는 동반자 조경법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말한다 "지구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거야. 필요하다면 인간을 모조리 쓸어내고 새로 시작할 수도 있겠지."

지극히 지구 중심적인 사고 방식이다. 인간이 지구를 선택한 것 같고, 지구의 환경이 인간 손에 좌우되는 게 지구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신음하며 신호를 보내는 지구의 메세지를 받고 있다. 멋대로 지구를 변화시킨 결과로 매캐한 현재란 결과지를 받았다. 우리는 지구 밖에서 살 수 없다. 하지만 지구는 우리 없이도 살 수 있다. 지구가 1승을 올린 것 같다.



2. Science 우주비행사로 산다는 것


캐나다 우주국의 멤버로 우주비행사 클래스 훈련을 받고 있는 우주비행사 제니퍼 시디의 인터뷰였다. 제니퍼는 "오랜 세월, 사람들은 우주비행사를 생각할 때 여성을 떠올리지 않았다"고 말하며, "관심있는 분야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여성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그녀들을 통해 그 분야에 뛰어들고 싶다는 영감을 얻"게 된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초창기에는 롤모델의 역할이 중요했고, 캐나다의 첫 여성 우주비행사인 로베르타 본다의 연설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전혀 일상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 우주비행사라는 직업에서 사회인의 삶에서 내가 고민한 것들이 보여 마음이 갔다.

나는 누구나 여성을 떠올리는 사무직원인데, 지금 회사를 선택할 때 사수와 상사가 모두 여자라는 요인도 작용을 했다. 내 또래의 많은 여자들이 취직할 때 고민한다. 면접에서는 나이를 보고 결혼 여부를 묻는다. 면접관은 오래 일하지 않을 거란 가능성을 열어두고 나를 본다. 회사에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여성 상사가 있다. 내가 이 회사에서 최소 저 나이까지는 일할 수 있단 뜻으로 보였다. 흔하게 채이는 사무직 여성인 여성인 내가 누가 봐도 특별한 제니퍼와 공감대를 형성하다니.

나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지만 제니퍼는 특별한 위치에서 다른 여자들에게 자극을 주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녀의 결단력과 행동력에 박수를 보낸다. 또 하나의 선례가 될 그녀를 응원한다.



3. Space 화성이 미래의 집이 될 수 있을까?


자유기고가 클라리사 세백 몬테피오레의 글에는 이번 우먼카인드를 읽으며 들었던 의문들이 모두 정리되어 있었다.


·
“일상에 파묻히다 보면 큰 그림을 보는 게 늘 쉽지만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듯 이 지구가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
·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앞날을 생각하며 묻는다.
지금 대안을 찾을 적기일까?
(…) 화성이 미래에 살 집이 될 수 있을까?”
·
“MIT 과학자들로 구성된 한 집단은 산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기술을 발명하지 못하면 선원들은 착륙 후 68일 내에
모두 사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앤드류 글릭슨은 최근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우주여행 및 우주 식민지에 관한 생각을 홍보하는 자들은
대부분 이 계획에서 이득을 보려는 엔지니어와 기업가이다.”“


글을 마무리 하기 전, 클라리사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지구에 살면서 왜 지구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는가?” 이 지구는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영원하지 않다면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야 한다. 하지만 지구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유독한 방사능 수치와 평균 기온 영하 60도의 화성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누가 봐도 화성보다 지구가 낫다. 지구의 시간에 비하면 턱 없이 짧지만 그래도 인류는 지구에서 다양한 진화와 발전을 거쳐 이렇게 살고 있다. 반성을 통해 교훈을 얻으면 척박한 환경을 개척하는 대신 지구와 공존할 수 있다.



4.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매일의 실천


당장 환경을 위해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독자들의 5일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걸어서 출근하기, 휴지 대신 손수건 사용하기, 회사에서 난방기구 대신 담요와 따뜻한 차로 몸을 데우기, 전자기기 사용하지 않기, 자차 대신 대중교통 이용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일회용 봉투 대신 가방 사용하기, 면 생리대 사용하기 등의 방법이 나왔다.

사소한 것들이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지만 언제나 모든 걸 다 실천할 수는 없다. 점심시간에 지갑과 핸드폰을 챙겨 가볍게 나오면 손에 플라스틱 컵을 들고 회사에 돌아가게 된다. 퇴근 후 가볍게 마트에 들렸다가 바구니가 무거워지면 봉투를 달라고 하게 되고, 시장에 가면 검은 봉지를 여러 개 들고 돌아오게 된다. 공공장소 화장실 세면대 근처에는 환경을 위해 페이퍼 타월 사용을 줄이자고 하고, 손수건 사용을 권장하기도 한다. 가방 속에 손수건을 넣어다니지만 때때로 나도 모르게 손이 페이퍼 타월로 향한다. 슥 뽑아 물기를 닦고 휴지통에 버린다. 쉽게 방심하고, 방심하면 금방이다.



5. Womankind's chall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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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 못한 공란이 나와서 새로운 일러스트인가 했다. 나의 미래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보이면 좋겠는지 물으며 다음 페이지에 생각을 적으라고 한다. 일단 시간이 없으니 그 다음 장으로 이동했다. 이번엔 앞의 미래상을 언급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매일 생각해보라고 한다. 작은 네모 칸이 89개 있다. 쉽게 쓰고 쉽게 채울 수 없어서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모르고 넘겼으면 모를까 이미 봐버렸으니 앞으로 여기에 대한 생각을 달고 지내면서 때때로 꺼내보고 고민하고 채워 넣을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

나의 미래는 둘째 치고, 여행길에서 구매해 아직 택도 떼지 않은 손수건들을 빨아 널어 가방마다 넣어둘 생각이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쉽게 잊으니까 생각나는 것부터 하나씩 신경을 써볼 생각이다. 생산적인 소비를 위해 환경단체를 알아보고 소액이나마 기부한다든가, 계획적인 소비를 위해 장을 보는 날을 정해두고 장바구니를 챙겨 출근한다든가, 까먹을 수 있으니 찬장에 들어있는 텀블러들을 세척해두고 언제고 편하게 가져갈 수 있게 준비한다든가. 생각해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작은 행동들이 있을 것이다. 주말엔 그것들을 마저 생각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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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카인드>
VOL6.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우먼카인드 편집부 엮음
분량: 172쪽
정가:15,000원
판형: 180*245mm
출간일: 2019년 2월 1일
바코드: 977-2586-2580-0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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