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참혹한 과거 위에 세워진 유토피아 '하거도', 연극 <하거도>

글 입력 2019.02.2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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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하거도>



극단 작은신화가 연극 <하거도>를 다가오는 3월 8일부터 17일까지 선보인다고 한다.


극의 제목인 '하거도'는 가상의 섬의 이름이자 극중 주인공의 이름이다. 섬 하거도는 목포에서 배로 6시간 반이나 가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 섬은 정부 주도하에 공업도시로 크게 발전되고 모두가 한 번 쯤 살아보고 싶어하는 '유토피아'가 되었다. 마치 지금의 제주도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 유토피아의 바다에서 이유 모를 시신이 여러 차례 떠오르게 되고 이로부터 불안해 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그 원인을 파헤치며 극은 본격적인 시작을 맞는다.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 섬 하거도의 50여 년 전을 살펴보며 그 동안의 참혹하고 추악한 과거가 고발된다. 이를 통해 극은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인간임을 포기하고 욕망을 쫓는 누군가들의 모습을 심도깊게 그려내려 한다.



극단 '작은신화'



연극 <하거도>를 선보이는 극단 '작은신화'는 1986년 창단 아래 진지한 자세와 열정을 생명으로 순수 연극만을 고집해오고 있는 극단이다.


창단 공연으로 시작되었던 카페순회공연을 비롯하여 구성원 모두가 작품구성에 참여하는 공동창작, 우리 창작극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자 하는 우리연극 만들기, 실험단편연극제 자유무대, 고전을 새롭게 해석함과 동시에 그 가치를 발견하는 고전 넘나들기, 연극을 통한 사회봉사를 추구하는 특별공연, 관객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야외 공연 등 다양한 방법의 실험과 공동작업을 통해 공연문화 활성화에 노력해왔다.


실험의식, 아카데미즘, 공동체의식, 관객과의 적극적인 교류로 요약할 수 있는 작은신화의 작업 방향은 성년이 되는 지금까지 젊은 극단으로 불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렇게 과감하고 도전적인 활동을 끊임없이 해온 젊은 극단 '작은신화'가 과연 연극 <하거도>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기대가 된다. 유토피아가 된 섬 '하거도'의 이야기와 이 섬의 '어두운 과거', 그리고 주인공 '하거도'가 얼마나 치밀하고 독창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극을 구성해 나갈지 궁금해 진다. 그 연결고리를 과연 어떻게 영리하게 이어나갈까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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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목포에서 뱃길로 6시간 반이나 떨어진 섬 하거도는 정부 주도하에 공업도시로 개발되어 모두들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곳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렇게 유토피아가 된 섬에서 6개월 동안 삼백여 구의 시신이 떠오르자 사람들은 불안에 떨며 그 원인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1964년에 발전소 하나가 세워졌다. 이곳은 이름만 발전소인 거대한 수용소다. 그곳은 범죄자들을 데려다 강제로 노역을 시켜 그 이익을 관리자들이 가로채는 조직이었다. 이익이 늘자 일부 관리들은 수감자들을 범죄자에서 일반시민으로 늘려 강제 노역에 참여시키고 조직은 이를 숨기기 위해 더욱 잔인한 수감방식을 취하는데...

한국 땅의 그 누구도 알지 못한 존재들이 가득한 곳, 들리지 않는 비명이 끊이지 않는 곳, 그곳은 아름답고 눈부신 섬 하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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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를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어떻게 이렇게 참혹하고 어두운 과거 위에 유토피아라는 것이 세워질 수 있었는지에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이었다. 한편으론 너무나 모순적인 '하거도'의 모습이 소름끼치도록 놀랍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이러한 소름끼치는 하거도의 서사가 낯설지 않게 느껴져 슬프기도 하였다.


우리가 유토피아라고 부르는 곳들도 어쩌면 이러한, 아니 어쩌면 이보다 더 한 착혹함 위에 세워진 것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연극 <하거도>의 이야기가 마냥 머나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고립의 공간에서 환상의 공간이 된 섬 '하거도'의 이야기를 통해 어쩌면 우리들의 곁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여러 '하거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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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거도>


공연일시: 2019.03.08~03.17

공연시간: 평일 20시 / 토 15시, 19시 / 일 15시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관람연령: 만 16세 이상

티켓가격: R석 4만원 / S석 3만원

작: 윤지영

연출: 최용훈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작: 극단 작은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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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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