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는 우리의 삶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책 "영화의 심장소리"

영화는 우리의 삶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음을.
글 입력 2019.02.2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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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사랑과 인생 이야기

영화의 심장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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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혹 영화 같은 삶을 살아보길 기대한다. 평범한 일상에서 갑작스러운 이벤트가 일어나는 비일상적인 경험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안고 살아간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막연한 상상을 하고는 한다. 이런 나에게 책은 말했다. “이미 우리의 삶 안에서는 영화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다.”라고 말이다. 우리의 삶을 살아가다 문득 떠오르는 영화 속 한 장면이 있다면, 우리는 그 영화와 함께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영화를 보며 공감을 하고 위로를 받는 그 정도면 영화가 우리 삶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말이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지 않을까? 아마 이 책을 보게 된다면 이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게 될 것이다.




#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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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가 개봉하고 나서 꽤나 인기를 끌었었다. 음악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기꺼이 그 인기에 동승하기 위해 영화관으로 향했다. 어느 정도 기대감을 안고 보러 갔기 때문이었을까, 생각만큼 영화는 나에게 큰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영화를 보고 난 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였구나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보는 동안 난 “꿈”보다는 꿈을 좇는 “연인들의 사랑”에 초점을 두고 봤었던 것 같다. 사계절의 시간 안에서 사랑에 빠지고 이후 각자의 꿈을 좇으며 서로에게 소홀해지는 과정으로 보니 그저 그런 영화로 다가왔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내가 너무 영화를 단편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가는 영화를 보며 자신의 ‘작가’라는 꿈에 대입하여 내용을 받아들였고, 작가의 생각은 오히려 영화보다 마음에 와닿았다.


돌이켜보면 나는 꿈인지도 모르고 무언가를 갈망하며 꿈꾸었고, 작가가 되어 이젠 꿈이 일상이 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니 어쩌면 꿈은,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닌지도 모른다. 내 주변에 놓인 것을 최선을 다해 살다 보면, 오랜 시간 뒤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하나하나 이루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평범한 우리는 저 멀리에서 ‘라라랜드’를 찾을 수 없다. 내 안의 깊은 갈망을 안은 채, 하루하루 삶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뿐. 그러다 보면 크고 작은 꿈들이 문득 다가와 악수를 청해올 날이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내가 무엇을 갈망하고 원하는지 명확히 알 수 없어 고민하는 과정 속에 서있다. 뭔가를 찾기 위해 계속 헤매고 고민하며 멈춰있지 말고, 그저 눈앞에 있는 길을 하나하나 헤쳐나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나만의 라라랜드로 향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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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존스의 일기>시리즈 중 3편인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작가는 이 영화를 보고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좌충우돌, 실수투성이의 주인공 “브리짓 존스”가 남들의 기준에 맞추려고 애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에서 작가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행동했던 경험이 스쳐갔던 것이다. 그리고 전편과는 다르게 좀 더 성숙해진 브리짓의 모습에서 자신을 무장시켰던 잠금장치가 풀어지는 느낌을 받고 눈물 흘렸던 것을 기억하며 다른 사람처럼 자신을 꾸몄던 당시 자신이 꽤나 긴장을 했었고, 속상함을 느꼈다는 것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런 작가님에게 남편은 “다음부터는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려 하지마. 당신 자체로 가치 있고 소중해.”라며 위로를 건넸다. 그리고 거기서 작가는 깨달을 수 있었다. “나 자신으로 산다는 것.” 즉, 자연스럽다는 것은 가장 큰 미덕이고 가치가 있는 일일 것이라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주변 시선들을 의식하게 되고 조심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남들과 다르지 않기 위해 더욱 애쓰게 되는 것 같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친구들이나 가족처럼 편한 사람들 외에는 너무 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주변의 시선과 평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벗어날 용기는 아직 나에게 부족하다. 이 <브리짓 존스>시리즈를 한 편도 보지 않았지만,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브리짓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기 위해서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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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개봉 전부터 예고편과 포스터를 보고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였다. 영상의 색감과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은 나를 영화에 이끌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난 당시 인기를 끌고 있던 “스파이더 맨 : 홈커밍”이 아닌 <내 사랑>이 개봉하기만을 기다렸고 개봉 당일에 맞춰 보러 갔던 기억이 있다.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기다리고 기대했던 만큼 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내 사랑>이라는 제목과 “당신은 내가 필요해요.”라는 문구를 보며 기대했던 애틋한 노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이게 사랑인가?”하는 약간의 당혹감을 느꼈다. 사랑을 모르는 무뚝뚝한 남자는 나에게 그저 거친 남자로만 보였다. 아름다운 색감과 영상과는 다르게 다소 폭력적인 모습이 등장할 때 나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었다.

작가는 이런 의문에 대해 “이 역시도 사랑이 맞다.”라고 대답한다. 사랑이란 상대방이 원하는 걸 하도록 하는 것이고 남자는 비록 표현에는 서툴렀지만, 여자가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두었기에 화가가 될 수 있었다고. 그렇기에 여자가 사랑받았노라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할 수 있던 것이라고.

사실 나는 여전히 그것이 사랑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영화 속에서 등장했던 남자의 폭력적인 장면은 나에게 꽤나 불편하게 다가왔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내가 연륜이 쌓이면 작가의 생각이 이해되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20대가 바라보는 사랑과 30대가 바라보는 사랑, 40,50대가 바라보는 사랑은 다른 형태일 테니까.



# 보이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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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6살에서 18살이 되는 12년의 과정을 실제로 담았던 영화.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들었다. 12년 동안 영화를 찍으며 실제 배우가 성장하는 모습을 담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이 영화는 특별함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개봉하기 전부터 꼭 봐야지 했던 영화였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도 영화를 보지 못한 상태로 리뷰를 먼저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꼭 이 영화를 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다른 어떤 이야기 보다 주인공이 영화 속에서 말했다는 대사 한 마디가 나를 영화에 끌리게 만들었다. “이런 순간을 붙잡고 싶다 말하지만, 실은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거야.”라는 친구의 말에 “시간이란 영원한 것이고, 붙잡을 수 있는 순간이란 건 바로 ‘지금’이라는 시간뿐이야.”라고 그는 대답한다. 이에 작가는 말한다. 바쁜 일상 속에 함몰되지 않고 나의 마음을 지키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 그것이 인생을 잘 살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그런 순간들이 모여 인생이 되는 것이라고.

내가 아트인사이트에 작품 기고를 시작할 당시 정했던 “그대 삶의 쉼표”라는 말도 이런 마음에서 나왔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잠깐 멈춰 서서 숨을 돌리고 환기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주인공이 말했듯 붙잡을 수 있는 순간은 ‘지금’이라는 시간뿐이니 우리 모두 순간을 소중한 것으로 채워나가 조금이나마 더 풍족한 인생을 만들어 나가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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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책을 펼치기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영화에 대한 리뷰를 적어놓은 책일 거라고 생각했다.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일상을 영화와 버무린 에세이였고, 그것이 책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그저 영화 리뷰만을 작성해서 비평하는 내용이었다면, “이 영화에 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작가는 이렇게 생각하네..?”라며 비교하며 읽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영화를 곁들인 에세이였기에 “이 부분에서 그런 생각을 했고, 연관이 될 수 있구나.”하며 더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봤던 영화에 대해서는 일부분의 공감과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었고, 보지 못한 영화에 대해서는 호기심과 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누군가 영화 속 삶을 꿈꾸고 있다면, 이 책을 한 번 봐보길 추천한다. 생각보다 우리의 삶은 영화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고, 그 정도면 우리도 어느 정도 영화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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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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