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정말 잘 살고 싶어요 [기타]

불안에세이
글 입력 2019.02.1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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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고민 같은 불안


"일과 관련된 일인데,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친구가 단톡으로 고민을 얘기했다. 자신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기적인 걸까, 나쁜 건 아닐까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요식업에 있는 친구는 그전에 일하던 곳이 요리가 아닌 만들어진 음식을 판매하는 기분이라 일을 그만뒀다. 현재 요리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번엔 본인이 만든 음식이 맛이 없어서 고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만 다들 혼자서 해결하라고 말하는 동시에 관리자 역할까지 담당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일은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문제를 개인 시간에 해결해야 한다. 요식업은 12시간 근무는 기본이며 주 6일이다. 쉬는 날에 그 고민을 해결해야 한다. 즉 친구의 개인 시간까지 없어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요리 맛이 좋지 않아 자꾸만 작아지는 본인을 보게 되고, 이 일을 앞으로도 해도 되는지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까지 해서 하고 싶은 일인지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귀찮다, 성장하는 게

이 얘기를 들으며 공감했다. 예전엔 일을 통해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은 일일 뿐, 성장하지 않아도 되니 내 개인 시간은 보장받고 싶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받을 스트레스가 싫고, 귀찮고 무엇보다도 무리하면서까지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냥 편하게 살고 싶다. 일한 만큼 받고 받은 만큼 일하고 싶다. 정말 이기적인 마음인 걸까? 물론 친구도 요리에 집중하고 싶지만 빠르게 음식을 만드는 상황이며 체계가 없는 곳이기에 업무시간에 고민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개인 시간을 써야 한다는 걸 알기에 그게 아쉬운 거다. 알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은 상황.

이 외도 공감된 한 가지는 고용자는 업무시간 외에도 일 해주길 바란다 점이다. 근로자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다. 주말에도 일해주길 바라면서 돈은 주고 싶지 않아 한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말하면서, 네가 일을 잘하지 못하니까 채워야 하는 시간이라고 상처 주면서까지.

일을 그만둬도  다른 곳은 이러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다. 일을 그만두고 직장을 찾는 과정에서 받을 정신적 스트레스와 힘들게 들어간 곳에서도 적응하지 못할 경우를 미리 생각하면서 어쩔 수 없이 참게 된다.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아르바이트하면서 편하게 살고 싶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일 하는 건데, 일이 내 행복을 빼앗아가는 경우가 많다. 자꾸만 문제가 생기다 보면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은지까지 생각하게 된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주변에서 "아르바이트 해? 직장은?" 등 수많은 질문을 받아야 하고. 휴.

우리가 너무 이상적인 회사를 꿈꾸는 건 아닌지 생각했다. 진짜 그런 회사가 있을까? 출퇴근 시간을 존중해주고 야근 없고 개인 시간까지 보장되며 사적인 얘기를 묻지 않는 곳이. 마음 편하게 일하고, 쉬는 날에는 마음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우리가 정말 큰 걸 바라는 걸까?



의심스러울 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도 되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그렇게 살고 싶은데 그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내 주변에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길 바랐다. 누가 말해주니 않으니 내 입을 통해서라도 지금처럼 살아도 된다고 증명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 자신이 의심스러워도 티 내지 않으려 노력했고, 답답하고 공허함이 올 땐 문 닫고 울기도 했다. 이 마음을 털어놓고 싶지 않았다. 내가 지는 것처럼 느껴질 것 같았다. "거봐, 처음부터 내 말 들었으면 좋았잖아" 그래서 가끔은 이 선택을 잘했다며 증명하기 위한 목적인지, 나를 위한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지금이 좋아"라고 말했지만 좋지 않을 때도 많았으니.

그때부터 나를 작아지게 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끊었다.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연봉을 얼마나 받는지 서로 얘기를 주고받으며 너도 얼른 일을 하라며 압박 주는 친구, 여행을 떠나는 나를 보며 정신 차리라고 말하는 친구, 내게 자꾸만 어디서 일하는지, 얼마나 받는지 물어보는 친구들.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상처 받고 싶지 않았다.

스트레스 받기보다 그 관계를 끊어내는 게 나를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정말 내 친구들만 남았다. 내가 어떤 고민을 해도 응원해주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선택할 거라도 말해주는 친구들이 있다. 이 관계는 친구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곳에서 일하고 싶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스스로 들어야 하는데 억지로 강요받는다면 나와 맞지 않은 곳이 아닐까 싶다.



할 수 있을 때 해보자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할 수 있을 때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친구라서 그런가 항상 같은 고민을 하고 서로의 말속에서 서로를 응원하며 다독거린다.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함께 결론 내렸다. 앞으로도 요리는 계속하고 싶다면 딤섬 여행을 하면서 그 방법을 찾아가 보자고. 회사가 아닌 너를 위해. 계속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면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시도해보자고. 계속 너를 작아지게 만드는 곳이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렇지 않은 곳을 찾아보자고. 우린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는 동시에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스스로 꺼냈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서로에게 응원을 건네며.

잘 살고 싶다. 정말.




[송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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