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바흐, 베토벤을 만나다 : 2019 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

글 입력 2019.02.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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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 포스터(최종).jpg
 

2년 전 2월을 기억한다. 침묵의 소리라는, 역설적인 제목이 붙었던 콘서트. 2017년 2월 초입에 만났던 그 콘서트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이번 2019년 2월 다시금 찾아오는 그 피아니스트의 콘서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바로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리사이틀이 다가오는 2월 26일에 다시 한 번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2년 전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무대를 처음 만난 것은 아트인사이트의 초대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아트인사이트는 2년 전 그 때처럼, 올 2월에도 임현정을 만날 수 있는 아주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가서 기대 이상으로 즐기고 왔던 2년 전의 '침묵의 소리' 무대가 다시금 떠오르는 2월 초다.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했던 2년 전의 무대와는 달리 이번 무대는 프로그램에서 또 다른 포인트들이 보여서 기대가 된다.





프로그램


< 1부 >
베토벤 | L.v.Beethoven
피아노 소나타 No.1 Op.2  Piano Sonata No.1 Op.2


바흐  | J.S.Bach
프렐류드와 푸가 BWV 846 Preludes and Fugues BWV 846
프렐류드와 푸가 BWV 848 Preludes and Fugues BWV 848
프렐류드와 푸가 BWV 850 Preludes and Fugues BWV 850
프렐류드와 푸가 BWV 852 Preludes and Fugues BWV 852
프렐류드와 푸가 BWV 854 Preludes and Fugues BWV 854
프렐류드와 푸가 BWV 856 Preludes and Fugues BWV 856

Intermission

< 2부 >
프렐류드와 푸가 BWV 858 Preludes and Fugues BWV 858
프렐류드와 푸가 BWV 860 Preludes and Fugues BWV 860
프렐류드와 푸가 BWV 862 Preludes and Fugues BWV 862
프렐류드와 푸가 BWV 864 Preludes and Fugues BWV 864
프렐류드와 푸가 BWV 866 Preludes and Fugues BWV 866
프렐류드와 푸가 BWV 868 Preludes and Fugues BWV 868


베토벤 | L.v.Beethoven
피아노 소나타 No.32 Op.111  Piano Sonata No.32 Op.111





프로그램을 보면 정말 놀라울 만큼 당찬 기개가 느껴진다. 우선 크게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바흐와 베토벤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바흐와 베토벤이라면 뭐, 사실상 피아노의 바이블이다. 피아노계의 구약과 신약이나 다름없는 두 작곡가의 작품들을 다루는 것은 연주자로서도 큰 결심이 필요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바흐나 베토벤은 콩쿠르에서도 많이 다루기 때문에 정말 수없이 많은 레퍼런스들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그만큼 자유롭게 치기 어려운 작곡가이기도 할 것이다. 연주회의 레퍼토리라기보다는 콩쿠르의 단골 작품들이 많다보니 치면서도 작품을 이해하기보다는 콩쿠르에 붙기 위해 연주하는 그런 순간들이 떠오르기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임현정은 이미 국제 피아노 콩쿠르 심사위원에 위촉되었다가 콩쿠르가 얼마나 비예술적일 수 있는지를 느끼고 심사위원직을 사임한 바 있는 피아니스트다. 그런 그가 연주하는 바흐와 베토벤이라면, 새로운 자세로 임할 것임이 분명하다.

이어서 재미있게 볼 부분은, 곡의 시작과 끝이 베토벤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단순히 베토벤으로 시작과 끝을 맺는다는 것만 볼 게 아니다. 시작은 베토벤 소나타 1번인데, 끝은 베토벤 소나타의 마지막이자 정말 후기 소나타 중에서도 초월적인 32번이기 때문이다. 소나타 32번이 마지막 곡으로 올라있는 것을 보니 이번 공연에 정말 어마어마하게 임현정 본인을 쏟아 넣으리라는 각오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내가 가진 그의 음반은 비창, 월광, 발트슈타인, 열정 네 작품만 담긴 것이라 그가 전곡을 녹음하였음에도 32번 녹음은 들어보지 못한 상태인데 벌써부터 기대감이 증폭되고 마는 것이다. 도대체 임현정은 32번을 어떻게 연주할까.


게다가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바흐와 함께 장조를 찬양하고 베토벤과 함께 단조를 찬양한다고 표현하였다. 그런 연주를 하기 위해 임현정은 그들의 의도와 하나가 되고 그들의 심장과 하나가 되기 위해 바흐, 베토벤과 관련된 모든 편지들을 섭렵했다. 또한 건반악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 외의 레퍼토리들에 대한 탐구도 꾸준히 지속해왔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바흐의, 그리고 베토벤의 음악을 수백년이 지난 지금에도 아주 생생하게 표현해내려 하는 것이다.



14.jpg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나에겐 굉장히 강렬한 연주자다. 그가 펼쳐내는 세계는 색채감이 진하고 터치도 아주 강렬해서 마치 고흐의 작품이 소리로 고스란히 표현된 듯한 인상을 받는다. 그래서 어떤 이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연주일 지도 모른다. 그 에너지와 열기, 벼락같이 쏟아져 내리는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모든 게 파묻히는 폭우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은 템포가 휘몰아치기도 하니까.


그러나 임현정이 가진 열정과 에너지, 스케일은 현장에서 느꼈을 때 너무나 즐거웠다. 그 즐거웠던 현장감 이후에 음원을 통해 만났을 때에도 그가 들려주는 소리들은 항상 흥미롭게 들렸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프로코피에프의 작품도 임현정의 연주로 조금씩 듣기 시작하게 되는 나를 보면서, 적어도 이 연주자의 비르투오소적인 면모에 나를 휘어잡는 뭔가가 있는 건 분명하다.


*


이제 설도 끝났으니 2월 마지막까지 열심히 달릴 이유는 오직 하나다. 언제나 미지의 세계를 탐구해가며 자신의 음악적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현정을 만나기까지, 나도 열심히 살지 않을 수가 없다. 아직도 2017년 2월 첫 토요일에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앵콜 연주를 하기에 앞서 했던 인삿말이 생각난다. 오늘 이 자리에 와주셔서 영광이라고 했던, 겸손하고도 아주 따뜻했던 인사. 부족하게 준비하고 간 나 스스로가 미안해질 정도로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하게 느껴졌던 그 날이 떠오르는 것이다.


다시금 임현정의 연주를 마주하기까지, 나도 남은 시간을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임현정이 전해 줄 바흐와 베토벤의 뜨거운 심장을 만나기 위해서.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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