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라는 왜 로고를 바꾸었을까? [도서]

글 입력 2019.02.0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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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의 로고가 바뀌었다. 브랜드 45년 역사상 두 번째 변화로, 저명한 서체 디자이너 파비엔 바론이 로고의 자간 간격을 확 줄이고 길이는 더 늘어나게 디자인했다. 더욱 모던한 로고로 바꾸는 현재 럭셔리 브랜드의 흐름에 역행하여 오히려 고전적이기까지 한 새 로고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다. 사실 별로라는 반응이 더 우세하다.


이번 자라의 로고 변화는 다른 브랜드보다 한 발 앞선 기획일까? 단순함이 오랜 기간 트렌드의 자리를 차지함에 따라 누구보다도 먼저 역행의 흐름을 감지한 걸까? 마침 이번 CA 매거진에서 다룬 로고에 대한 기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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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가 막 움직이는데> LOGO TODAY



현대의 디자이너가 과거의 로고 디자인과 달리 더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로고의 유연성이다. 과거에도 로고의 유연성은 중요한 문제였지만, 시대의 변화는 로고가 스크린 상에서 움직이고, 소리를 내고, 형태가 변하는 지경에 이르도록 했다. 로고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것의 범위가 확장된 것이다.


이에 디자이너는 로고에 적용될 애니메이션, TV 광고, 앱스토어 아이콘, 움직이는 전광판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게 되었다.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임이 변하는 형태가 가장 효과적인 로고로 인식하게 되면서,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이 급부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전히 ‘단순함’이 트렌드를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디자이너스 리퍼블릭의 창립자 이안 앤더슨은 “그래픽이 다 똑같아졌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지나친 단순화는 모양, 형태, 컬러, 조합의 반복으로 귀결하고, 결국 누구나 따라하기 쉬운 평평한 디자인만이 남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평평한 디자인은 ‘세리프. 흑백 컬러, 무난한 사진’ 위주인 <밀레니얼 미니멀리즘>으로 정의된다. 아이 온 디자인의 편집장 리즈 스틴슨 역시 디지털 중심 젼략에서 시작한 이 트렌드가 천편일률적인 상업 디자인을 야기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단순한 디자인이 나쁜 걸까? 최근 MMCA 로고 디자인을 작업했던 오기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로고의 단순화 현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로고의 단순함은 디지털 매체의 급진적인 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소비자가 다양한 매체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로고 디자인 역시 모든 매체에 적용하기 용이해져야 했으며 이에 가장 적합한 특징이 ‘단순함’이다. 브랜드의 핵심 DNA을 제외하고 모두 제거했을 때, 그 단순함은 시각적으로 강력한 효과를 불러온다.”


이 뿐만이 아니라 단순한 로고는 고객과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시각적 핵심 요소를 단순화하여 소비자에게 다각화된 사업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인지시키고 있다.


정리하자면, 단순하다고 해서 마냥 지루한 건 아니다. 핵심은 로고에 브랜드의 본질을 온전히 담을 수 있는 능력이다. 스마트한 미니멀리즘은 단순하고 효과적이며 알아보기 쉬운 로고를 통해 소비자와 긴밀하게 소통한다. 하지만 오늘날 명확성은 정적인 로고의 단순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명확성은 우리가 상호작용을 통해 브랜드를 인지하면서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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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자라로 돌아가 보자. 이번 로고 변화가 단기 캠페인의 일환이라는 이야기도 있는 걸 보면, 밀레니얼 미리멀리즘에 대항하는 작은 시도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작은 변화는 큰 반응을 가져왔다. 소비자는 이미 자라 어플 아이콘의 디자인이 아름답지 못하다는 등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과연 자라의 로고 변화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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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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