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삶을 알고 싶다면? [도서]

두 번째 디자인 매거진 CA 리뷰
글 입력 2019.01.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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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디자인 매거진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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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매거진 CA의 문화초대를 받는 것은 두 번째다. 그리고 역시 이번에도 디자인 매거진의 디자인답지 않은 목차와 색채대비에 놀랐다. 일부러 글자를 비튼 것 같지만,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비틀었는지 모를 목차, 그리고 각 목차에 해당하는 폰트의 크기는 전부 제각각이었다. 왼쪽 페이지와 오른쪽 페이지 속에서의 글자는 일치시켰지만, 막상 잡지를 받고 들여다보면 하나도 통일되지 않아서 난감하다. 디자인에 관한 내용을 담는 것뿐만 아니라, 책 자체가 디자인에 감각이 돋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독성이 떨어졌고, 자연히 책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

두 번째 사진은 사람들의 디자인 안과 함께 별 풍선 안에는 각자의 감상, 느낀 점이 적혀있다. 배경색과 별 풍선 속의 글자색을 통일시키고, 별과 바탕 글자는 모두 갈색 위주로 처리했지만, 이것 역시 정말 읽기 불편했다. 사진의 오른쪽 왼쪽을 보면 빨, 주, 노, 초, 파, 남, 핑크, 검정도 있는데 그 부분들도 마찬가지였다. 잡지에 그런 시도를 하는 것은 좋았으나, 색채가 돋보이는 것보다는 전달하려는 내용에 대한 가독성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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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이 이 매거진의 목적일까?" 하는 고민이 들 정도로, 화면에는 약 5가지 정도의 폰트 크기가 존재한다. 주로 글자가 위의 화면, 또는 왼쪽 페이지에 있고, 아래쪽 또는 오른쪽에는 로고, 그림이 있다. 붉은색과 흰색으로 페이지 전체를 장식하고 있다. 강렬하다는 인상을 줄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장면을 보고 누가 좋은 디자인 매거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CA 속에 있는 내용은 흥미롭고 재미있다. 로고에 대한 문제, 생각들도 한 번씩 고려해볼 만하고, 그래픽 디자이너의 말도 흥미를 돋운다. 그러나 정말 디자인 잡지라면, 사람들이 디자인 잡지에서도 디자인을 느낄 수 있게 하려면 뭔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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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된 색감, 그러나 부족한 글자

한 페이지 내에서는 일정한색을 사용하고, 톤을 맞추었다는 점은 보기 좋았다. 다만 여기서도 조금 아쉬운 것은 대부분 페이지에서 그림이나 사진보다 글이 적어서 글 쪽 부분에는 상당히 많은 여백을 남겼다. "쓸 말이 없어 보였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어 보였다. 그렇다고 없는 말이나 없는 감상을 지어낼 수는 없다. 저 부분이라면 글자를 중간쯤에 위치시켜서, 위와 아래의 여백의 비율을 맞추면 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불편한 점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해서 디자인 매거진 CA의 문화초대를 받는 이유는 정말 다양한 관심 분야를 위한 디자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하는 작가들의 인터뷰에서 그들의 삶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이들을 직접 인터뷰한다는 것은 디자인 매거진에서 다양한 삶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아래에서 그 내용을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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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으로 말하기

위의 작품들은 일본 타이포그래피 협회가 매년 개최하는 공모전에서 203 인포그래픽 연구소가 인포그래픽 부문 최고 작업에 올라온 작품들이다.

보통 이렇게 소개하는 한 장의 그림을 PANEL, 패널(패널)이라고 한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한 학기에 수없이 많은 패널을 만들 것이다. 여기서는 제주도 여행에 대한 패널, 그리고 소주와 적포도주에 대한 패널을 만들어서 수상한 작품을 보여주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주의 역사, 증류주의 종류, 와인의 종류, 와인을 마시는 데에 필요한 것들이 그림과 글로 아기자기하게 소개되어 있다.

디자인 계열 학과에서는 자신의 작품을 한 장에 소개하기 위해 패널을 많이 활용한다. 한 장으로 자신의 작품이 평가받는 것이 억울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한 장에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디자인 감각, 레이아웃 배치, 포토샵 능력 등, 한 장으로도 디자인은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앞에 페이지들이 더욱 실망스러웠다. 적어도 디자인 매거진이라면, 위의 포스터들, 패널들과 마찬가지로 한 장을 봐도 디자인적으로 배울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치, 글자의 크기, 폰트의 어울림 등 '요즘 세리프체가 유행해서'라는 변명으로 세리프체를 사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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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의 삶을 말하다, 유코 시미즈


"전 일과 일상을 분리하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작업실로 출근하고, 집에는 인터넷 연결도 안 했어요. 인터넷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한해서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고, 정신 건강에도 좋은 것 같아요."



재택근무의 장점이자 단점은 일하는 공간이 쉬는 공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집에서도 일해야 하고, 직장이 집에 되어 혼자 살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과도 소통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

우리 언니도 일러스트레이터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고양이 6마리를 함께 기르기 때문에 작업을 하면서도 계속 고양이들의 화장실을 치우고 밥을 줘야 한다. 또, 언니는 10시마다 동네 고양이들 10마리 정도에게 밥을 주러 가기 때문에 생각보다 개인적인 활동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말하면 언니의 생활이 고양이밖에 없는 것 같은데, 저녁이 되어 아빠가 퇴근하면 피곤해하기 때문에 언니는 주로 낮에만 작업해야 한다. 재택근무는 가족의 상황, 자신의 환경도 고려해야 하므로 생각보다 피곤한 일이다.


Q. 후회는 안 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는데 무슨 뜻인가요?

A. 단순히 그냥 하고 싶다는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일이 있다면, 반드시 해야 해요. … 내 삶이 정해져 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고요. 사람의 일생에서 어느 시점에 삶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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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COMIC, LICO가 스스로 브랜딩한 LICO

LIFE IS __________. 빈칸을 플레이어 스스로 각자 생각하는 정의로 작성하여, 하나하나 다르게 디자인된 티셔츠, 신발, 에코백, 휴대전화 케이스 등을 만들었다. 특이한 점은 COMIC이라는 글자에 가운데 가로줄을 그어 그것을 지워버리고, 뒤에 새로운 단어를 쓴 것이다. 이것은 COMIC이 누군가 정의해놓은 글이며, 그것은 잘못되었고 교정부호로 지운 뒤 새로운 글자를 적은 것이라고 한다. 검은색으로 쓰고, 네온 노랑을 사용하여 지워 강조했다.

소비자가 스스로 삶에 이름을 지어, 물건을 만드는 것. 대단히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이 물건을 각자 지니고 다님으로써, 각자의 삶은 무엇인지 책임을 지게 한다.

당신의 LIFE는 무엇인가? 당신은 저 COMIC을 지우고 무엇을 쓸 것인가? 책에 나온 사진을 살펴보면, LIFE IS no jam도 있고, a canvas, reality, exciting, right, sharing 등의 예상 가능한 말도 꽤 있었다.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어떤 삶을 살기 위해 나의 삶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생각해볼 만한 구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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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가요? 디자인업계의 정신 건강 이슈


"간단히 말하자면 잘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었죠. 교수님이 제 작품을 모두에게 공개할 때면 아무리 건설적인 피드백이라도 미쳐버릴 것 같았어요. 상사는 제 불안감을 대수롭지 않게 무시해버렸고, 제가 극복할 거로 생각했어요."



"이 업계에서는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종일 디자인에 대해 비판적이고 집에 가면 제 삶의 측면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비판적이다 보니 좋을 게 없죠. 결과적으로 모든 것에 불안해하게 되고, 불안을 떨쳐버리지 못하게 됩니다."


디자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늘 비판을 받는다. 상사, 교수, 위의 사람들, 동료들로부터 작업의 참신함, 신선함, 상업성 등을 끊임없이 비판받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늘 자신을 비판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하다가 결국 이 디자인업계를 떠나버리기도 한다.

마음가짐 앱, 플럼 마을에서는 자기 생각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 조용한 사원을 찾는다고 했다. 조용한 곳에서 자신의 말을 듣다 보면 생각이 맑아지고 정리가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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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작업뿐 아니라, 그걸 SNS에 올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과정에서도 스트레스가 온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약 다방 봄동 디렉터 이상엽 씨가 올린 글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디자인 잡지 CA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글이고, 과로가 만연하는 현대사회에서 꼭 짚어줘야 하는 글이기도 했다. 문제가 뿌리 깊이 있다는 것은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말이고, 그는 어느 부분에서 원인을 짚어주며 해결책을 제시한다.

동의학에서 정신질환이란?
고정된 입자가 아닌 유동되는 패턴으로 존재하는 불편, 특정 상황 조건이 만들어지고 드러나는 행위적 경향성.

비교와 열패감은 집중력의 상실이다. 이는 심혈관계의 문제이며, 나에게 좀 더 집중해야 남들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해결책으로는, 결정을 남에게 쉽게 맡기지 말고 주인의식을 갖고 책임을 질 것. 그리고 나만의 재미를 발굴해나가기, 이익이나 효용을 떠나서 내가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 그리고 운동. 다른 무엇보다 걷기를 추천한다.

불안은 리듬의 상실에서 오고, 이를 위해 세세한 생활계획표가 없더라도 그 행위가 아무런 것이 아니더라도 '이 시간에는 이것을 해야 한다'라는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 것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나의 호흡기가 외부와 관계하는 방식을 강화하여 자신의 심리적 불안을 다스릴 수 있다.

SNS 중독은 관계에 대한 영양실조라고 한다. 갈망은 아직 충분히 쟁취하지 못했을 경우이며, 식습관이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물리적, 심리적 허기는 같이 움직이며, 현실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갈 것.

사실, 이 모든 것은 일이 너무 많아 자신의 취미를 잃고, 밥도 먹지 못하고, 현실에서 관계도 만들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 일에 파묻히지 말고,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자신을 찾을 것.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실천이 어려운 그 이야기를 오늘부터 하나씩 실천해볼 것.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고, 생활 방식을 만들고, 하나씩 시간을 내어 즐길 수 있는 놀이를 하고 운동을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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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John & Mr. Jane

존에게는 여성에게 붙이는 Ms를, 제인에게는 남성을 명하는 Mr를 붙인 이것은 홍대 시각디자인과의 졸업 작품 전시의 이름이다. 이 전시회는 학생들의 이름, 연락처, 작업 명을 적어두지 않는다. 작업 그 자체로 사람을 먼저 들어내기 위함이다. 작품 앞에서 사람은 없어지고 그 사람의 능력만 남게 된다. 서로 뒤바뀐 성별을 부여하여 모든 명확했던 정보가 흐릿해지고, 작품이 여성의 것인지 남성의 것인지도 모른 그런 상황에서, 오로지 작품 하나로만 바라보게 된다.

만약, 매시간의 수업도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가 만든 것인지 모를 작품을 앞에 두고 교수님이 그것에 대해 오로지 공정하게 평가를 한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대학에서 능력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남녀차별이라거나, 인신공격이 아니라.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개개인은 사라지고 만다. 오직 자신의 작업 능력으로만 모든 것을 평가받는다. 하지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이 그 사람의 능력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정당한 평가다. 그러나 또, 함께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개인의 능력의 문제만은 아니다. 능력으로 그 과목에 점수를 주는 것은 옳은 평가일지도 모르지만, 그 작품으로 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므로 홍대 졸업작품전의 시도는 개인적으로 매우 훌륭한 방법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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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의 시간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통화를 하거나, 누구랑 이야기할 때, 카페에서 잠깐 앉아서, 시험공부를 하다가 딴생각을 할 때 한 번씩 하는 낙서의 의미를 적어놓은 글이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저자가 그린 듯한 낙서가 있다.


"보고 있지만 제대로 보지 않고, 듣지만 듣지 않으며, 그리고 있지만 제대로 그리지 않는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공상과 현실의 중간 지점이 낙서로 어딘가에 기록된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손과 도구의 표면 사이에서 형태를 만들고 관성에서 벗어나게 하거나 집중하게 해주기도 한다. 눈으로 관찰하고 머리에 스쳐 지나가는 찰나보다 이를 기록하는 손이 움직이는 시간이 훨씬 느리다."


낙서에 대해서는 따로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를 이렇게도 깊이 생각해볼 수 있다니. 내가 하는 낙서는 대부분 어떤 여자들의 얼굴이었다. 얼굴형을 그리고 눈을 그리고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여자들을 그리곤 한다.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을 거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냥 손이 심심하니까 시간 보내기로, 머리를 굴릴 때 손을 움직이는 그저 습관 같은 거로 생각했는데 낙서 역시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이 사람의 낙서를 잘 들여다보면 정말 열심히도 무언가를 그려놓았다. 근데 본인은 무의식의 상태로 그저 손이 흐르는 대로 그린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도 아닌 그냥 생각 없는 행위에는 사실, 자신이 담겨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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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매거진 CA #242
- 2019년 1~2월호 -


발행 : CABOOKS

분야
미술/디자인
그래픽

규격
220 * 300mm
무선제본

쪽 수 : 160쪽

발행일
2018년 12월 30일

정가 : 16,000원

ISBN
977-23-8418-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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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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