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자인 매거진 CA #242 - NEW STAR

글 입력 2019.01.26 17:0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CA 242 cover 1.jpg




무얼 하고 있나요?


잡지의 첫 페이지부터 뼈를 맞았다. 대전 여성주의 잡지 <BOSHU>와 카이스트 여성주의 연구회 마고가 결합해서 만든 초급 여자 축구팀 'FC 우먼스플레잉'에 대한 설명에서이다. 이 축구팀은 날씨가 춥든 덥든 매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야외 운동장에서 축구를 한다.

그러면서 마지막 줄에 이렇게 쓰여있었다. "우리도 하자, 뭐든". 방학이라고 나태하게, 게으르게 살고 있는 나를 콕 찝어서 하는 말 처럼 들렸다. 그러면서도 "뭐라도 하고 있잖아. 지금 이 잡지 책을 읽고 있다던지?" 라고 이상한 합리화를 하기도 했다. 잠시 사족을 달면, 나는 솔직히 남자축구보다 여자축구가 더 간지나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아래의 움짤로 올려놓겠다!)


KakaoTalk_20190125_170128502.gif
여자축구가 더 간지나는 이유
 



살아남는 것


디자인의 방향은 무궁무진한 것 같다. 하다못해 지금 내 방 주위 모든 것들에 디자인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다. 내 옆에 있는 헤드셋 모양도 디자인, 당장 이 글을 쓰게 해주는 노트북도 디자인, 이 글을 쓰기 위해 읽었던 CA 잡지 커버와 컨텐츠 디자인, 현재 마시고 있는 코카콜라 캔 디자인 등등. 가만 보면 늘 변함 없는 디자인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책은 모두 직사각형의 모양을 띄고 있으며, 내가 태어났을 때 이후로부터 변함없는 코카콜라 로고와 같이.


"… 아이덴티티의 수명이 짧아져서 모든 게 일회용처럼 돼버렸어요. 살아남는 디자인이 훌륭한 디자인이죠."


- 전 코카콜라 부사장 서머빌



KakaoTalk_20190125_170129959.jpg
잡지를 보면서 마시고 있던 코카콜라
 



애착


내가 주로 하는 작업은 디자인이라기 보단 일러스트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일러스트와 디자인이 별개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소위 생각하는 통념과는 다를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 나는 애착이 심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자꾸만 더 완성도 높게, 제대로 되게, 이것보다 좀 더 낫게 그려야 되겠단 강박관념이 있다. 그러다 더 나은 작품이 나오지 않게 되면 거기서 오는 자멸감이 진짜 엄청나다. "이정도 밖에 못그리나?", "그림 더 잘 그리고 싶은데 왜 안 그려지는 걸까." 등등. 그런데 누가 나의 일상을 보고 있던 것일까? 도움되는 글귀를 발견하게 되어 적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애착을 갖게 되거나 쓸데없는 자부심 같은게 안생기니까요. 하지만, 애착 없음과 관심 없음은 전혀 다른 것이죠. 전 여전히 관심은 가져요."


- 시미즈 유코






LIFE IS...


눈길을 끌었던 브랜드는 LICO. 그들은 매년 워크숍마다 그해의 워크숍 콘셉트를 새롭게 지정하는데 그 당시 콘셉트가 LIFE IS ~였다고 한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각자 생각하는 정의를 작성하여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그들의 기본 슬로건은 LIFE IS COMIC이지만 COMIC만 취소 선으로 지우고 새롭게 정의할 단어를 소문자로 표기하여 마치 편집자가 잘못된 문장을 바로 잡아놓는 교정본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게 디자인했다. "LIFE IS not fair" 처럼.

이러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들이 영어단어만 충분히 알고 있다면 LIFE IS 다음에 올 단어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아니 영어단어 뿐일까, 그 뒤에는 한국어도, 일본어도, 다른 외국어들이 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는 창작의 고통을 조금 덜어주고 즐거운 크리에이티브 활동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보인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그들의 창작 활동이 부럽기도 하다. 앞으로 어디선가 LIFE IS 라는 문장이 보이면, 이 브랜드가 생각나지 않을까.


KakaoTalk_20190126_164345623.jpg
LICO 브랜드의 LIFE IS 작품

 



나 역시 다음달이면 대학을 졸업하고 비전공인 디자인 관련으로 진로 방향을 정하게 되었다. 지금 그 과정을 단계별로 밟아가는 중인데 꽤나 난관이다. 방향을 정했음에도 드는 생각은, 내가 정말 이 길로 가서 성공을 할 수 있을지, 취직을 할 수 있을지 정도? 하지만 잡지를 읽다보면 1인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알리고 작업을 하는 사람이 참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날을 걱정하기보다는, 나만의 디자인적 개성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상류 지주 계층이 아니라면 작품을 파는 것만이 작업할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에요. 자신에게 작업 이외의 것을 사줄 수 있어야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 사이클이죠. 일러스트레이터는 온전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자기주도적이어야 합니다. 어디에 선을 그릴 것인가요? 이게 다 예술이죠 사실은, 아닌가요?"


- 조수경



[배지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