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파괴는 새로움을 낳는다

전시 <피카소와 큐비즘> 프리뷰
글 입력 2019.01.2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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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피카소와 큐비즘>
 파리 시립미술관 소장 걸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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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카소?


'피카소'라는 이름은 익숙한데, 그의 작품은 학교 수업 시간에도 자주 만났던 몇 점을 제외하면 내게는 아직 낯설다. '게르니카', '아비뇽의 처녀들', '우는 여인', '꿈'과 같이 보편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작품들이 내가 아는 '피카소의 작품'들의 거의 대부분이다. 시험을 보기 위해서 '큐비즘', '피카소'와 관련된 여러 정보들을 외웠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아마도 좋아하는 것 하나를 집중 공략하는 그 버릇이 그대로 미술 감상에도 적용되기 때문일까, 인상주의와 사실주의를 제외한 영역은 아직, 내게는 미지의 영역과도 같다. 그래서 이 전시를 선택했다.


02_파블로 피카소_르 비유 마르크 술병.jpg
파블로 피카소, 르 비유 마르크 술병
1914년 경, 38.5x55.5cm
왁스 칠 한 캔버스에 모래와 유화
Pablo Picasso, Le Vieux Marc, c.1914
© 2018 – Succession Pablo Picasso – SACK (Korea)



2. 파괴가 가져오는 것


큐비즘, 또는 입체주의는 20세기 초, 프랑스에서 시작된 서양 미술 표현 양식 중 하나다. 미술사 책의 두께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수많은 표현 양식들이 한 시대를 지배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여러 양식들 중에서 입체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이유는, 입체주의가 전통회화의 형식 파괴를 통해 표현의 일대 혁명을 일으킨 미술 운동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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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브라크, 여인의 두상
1909, 41x33cm
캔버스에 유화
Georges Braque, Tête de femme, 1909
© Georges Braque / ADAGP, Paris - SACK, Seoul, 2018


창작을 하는 입장에서 가장 힘든 것은 아마도 틀, 또는 규범일 것이다. 누가 특별히 강요하지 않아도 머릿속에서 '아 줄이 비뚤어졌어' '글씨 획이 고르지 않아서 예쁘지 않은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손이 굳어지고, 쓸 땐 괜찮아 보였던 글씨가 괜히 미워 보인다. 글씨는 줄을 맞춰서 동일한 획으로 써야 한다는 틀이 이미 내 안에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입체주의는 기존의 미술에 큰 영향을 미치던 전통규범을 깨뜨려 표현의 자유를 가능케 했다. 이러한 혁명은 곧 추상미술을 탄생시켰으며, 20세기 이후 등장하는 수많은 다양하고 새로운 '창작'의 문을 열었다. 기존 전통회화가 강요한 구도나 색채, 비율을 과감히 무시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한 입체주의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다채로운 서양 미술은 없었을 것이다. 규범의 파괴는 곧 새로움으로 이어졌고, 그렇기 때문에 입체주의를 근, 현대 미술의 출발점이라 부른다.


피카소4.jpg
 


3. 피카소와 큐비즘


<피카소와 큐비즘>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온 이번 전시는 서양 미술사의 주요 사조와 미술사의 거장을 소개하는 15번째 전시로, 파리 시립 근대미술관 소장의 진품 명작 90여 점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단독 기획전이다. 입체주의의 탄생에서 소멸까지 입체주의 미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시간 순서에 따라 크게 5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1) 입체주의의 기원, 세잔과 원시미술
2) 입체주의의 발명, 피카소와 브라크
3) 섹세옹도르와 들로네이의 오르피즘
4) 1,2차 세계대전 사이의 입체주의
5) 대형장식화 1937~1938년


입체주의의 흥망성쇠의 자취를 좇는 교육적 의미로 구성된 이 전시를 통해 공간 분할과 색채 구성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여러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공부가 될 것 같아서 배우는 자세로 참여하고 싶은 전시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던 큐비즘과 피카소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특히 이번에 내한하는 작품들 중 높이가 5m에 달하는 초대형 작품들까지 있다고 하니 도슨트 시간에 맞춰 방문해 입체주의와 좀 더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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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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