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고아 이야기 [도서]

글 입력 2019.01.1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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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이야기>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 셀러 작가로 유명한 팜 제노프의 국내 첫 출간 소설이다.


소설은 제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노아와 아스트리드라는 두 명의 여성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열여섯의 노아는 독일군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버림받고,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순수 아리아인의 혈통이라는 이유로 독일군에 빼앗긴다. 이후 조그만 기차역에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나가던 그는 갓난아이를 가득 실은 유개화차를 발견한다. 나치에게 뺏긴 아들을 잊지 못한 노아는 차에 실린 아이 중 하나를 안고 도망치기에 이른다.


눈 속에서 아이와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긴 노아는 독일 서커스단에 거처를 마련하고, 주연 곡예사 아스트리드의 반감에도 굴하지 않고 살기 위해 공중 곡예를 배운다. 관계의 시작이 좋지 못했던 노아와 아스트리드는 서로에게 비밀을 숨긴 채 의지하며 어느새 연대하게 되지만, 두 사람의 우정은 서로의 비밀 때문에 무너져 내릴 위기에 처한다.



***

 

소설의 대략적인 시놉시스는 위와 같다.


삶과 죽음은 창작자들에게 언제나 매혹적인 소재다. 그리고 전쟁은 삶과 죽음의 단면을 가장 강렬하고 아이러니하게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세계 대전은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전쟁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많은 참상을 낳았던 전쟁으로, 솔직히 말하자면 소설가들에게는 꽤 인기 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이제는 다소 뻔한 주제이기도 하고, 피해자들의 증언만 솜씨 좋게 엮어내도 사람들의 감정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이를테면 안전한 소재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소설을 읽어보기로 결심한 것은, 소설이 2차 대전의 참상을 눈물겹게 묘사하는 데 사력을 다하기보다 서커스라는, 언뜻 보면 전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배경을 끌고 왔기 때문이다. 나치의 경비가 삼엄한 아래, 기괴한 분장에 숨어 필사적으로 유대인을 보호했던 서커스단의 이야기는 피와 살점이 튀기고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쟁터만큼이나 긴박하고 또 참신하다.

 

생각해보니 어쩌면 전쟁은 서커스와 비슷한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각자의 정해진 위치와 역할에 충실한 채로, 일단 서커스의 막이 올라간 그 순간만큼은 삶도 죽음도 모두 잊어야만 한다. 15미터의 높이에서 안전 장치 하나 없이 몸을 던지는 순간에도 미소를 잃으면 안된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오가는 찰나에는 벌써 수십, 수백, 수천 번의 목숨이 지나간다. 철저하게 짜인 각본에 따라 아슬아슬하게 떠받치던 하룻밤의 유희는 막을 내리는 순간 빛을 잃고 뻐금거린다. 전쟁도 꼭 그와 같다. 숭고한 애국심과 승리를 알리는 나팔 소리를 까뒤집어보면, 그 뒷편에는 잔뜩 쪼그라든 인간들이 모여앉아 서로의 살을 뜯어먹고 있으니 말이다.


삶과 죽음, 웃음과 절망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는 점에서 서커스는 기묘하게 비틀려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비극 같기도 하다. 전쟁같은 서커스, 서커스같은 전쟁 그 한복판에 서서, 노아와 아스트리드는 어떤 인생을 살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

 

세계 대전은 셀 수 없이 많은 인생들을 쓸어가 버린 사상 최대의 비극이었다.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삶이, 이름이, 이야기가, 목소리가 지워졌다. 그러나 같은 파도 속에 누워있어도, 물결은 각자에게 다른 방향과 속도로 덮쳐오기 마련이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여자의 이름은 전쟁에 남겨지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터에서, 공장에서, 가정에서, 길거리에서 전쟁을 겪은 여자들의 이름은 누구보다도 빠르게 쓸려나가 바다 깊은 곳에 묻혀버렸다. 그녀들은 아직도 고아들이다.


비단 전장에 나가 총을 들어야만 전쟁을 겪었겠는가. 소설은 전쟁터가 아닌 곳에서, 군인이 아닌 여자들의 생애를 조명한다. 시대의 비극 앞에서 고아가 된 여자들의 삶은 어땠을까.

 

꽤 흥미롭고 참신한 소재다. 시대적 배경 또한 독자를 울리기에는 퍽 안전하기도 하다. 뉴욕 타임즈 베스트 셀러 1위에 오른 작품이니만큼, 적당한 단어들의 적당한 나열 이상의 것을 기대하며 이만 짧은 글을 마무리한다.

 





고아 이야기
- The Orphan's Tale -


지은이 : 팜 제노프(Pam Jenoff)

옮긴이 : 정윤희

출판사 : 도서출판 잔

분야
소설 / 외국소설 / 미국소설

규격
130×195(mm) / 페이퍼백

쪽 수 : 504쪽

발행일
2018년 11월 12일

정가 : 14,800원

ISBN
979-11-965176-0-1 (03840)



 

 

저역자 소개

 

팜 제노프 Pam Jenoff

 

1950년 미국 메릴랜드주 출생.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사령관의 소녀(The Kommandant's Girl)》를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역사소설을 여러 편 발표했다.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국제학을 전공하고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역사학 석사 학위를,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방부에서 일한 경험과 외교관으로 폴란드에 파견되어 홀로코스트 문제를 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집필했다. 현재 남편 그리고 세 아이와 함께 필라델피아 근교에 살면서 집필과 법학 강의를 하고 있다.

 

정윤희

 

서울여대 영어영문학과 번역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부산국제영화제, 부천영화제, 서울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 참여했다. 소니픽쳐스, 디즈니픽처스, 워너브러더스와 CJ엔터테인먼트 등에서 50여 편의 영화를 번역하고 KBS, EBS, 온스타일, MGM 등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200여 편의 영상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동국대, 세종대, 부산대, EBS, iMBC에서 영미 문학과 번역 그리고 통역을 강의했다. 2018년 현재 고려대 세종캠퍼스에 재직하며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알레나》 《비밀의 정원》(1∼2권),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거울나라의 앨리스: 앨리스의 끝나지 않은 모험》 《메리 포핀스》 《정글북》 《지킬 박사와 하이드》 《렛 잇 스노우》 《피버 드림》(펜더개스트 시리즈 6), 《가디언의 전설》(1~5권), 《하울의 움직이는 성》(3~4권), 《저스틴 비버: 영원을 향한 첫걸음_나의 이야기》 《록스 호텔: 피터 니콜스 장편소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악어와 레슬링하기》 《힐 하우스의 수상한 여자들: 코트니 밀러 산토 장편소설》 《제로의 기적: 죽음과 삶의 최전선, 그 뜨거운 감동 스토리》 《앨리스와 앨리스: 같은 시간을 두 번 산 소녀의 이야기》 《펄 벅을 좋아하나요?》 《여신》 《그리고 파티는 끝났다》 《서약: 우리가 두 번째 사랑에 빠진 순간》 《플래쉬 포워드》 《얼음성》 《0.4: 디지털 세상의 실체에 의문을 던지는 진일보된 판타지 소설》 《고고학 탐험대: 로마, 바이킹, 인더스, 그리스, 이집트, 아스텍》(1~6권), 《쇼핑 테라피: 가장 유혹적인 인생 레슨》 《인생을 바꾸는 마음의 발견》 《핀투 여행기》(하권), 《마티스》 《얼렁뚱땅 시리즈》 《벤저민 프랭클린의 부의 법칙: 부에 대한 위대한 통찰》 《세네카의 인생론: 인생의 짧음과 마음의 평정에 대하여》 《키케로의 우정에 대하여: 우정에 대한 위대한 통찰》 《1분 경영》 《난 오늘 뭘 해야 행복할까?: 행복에 관한 작고 사소한 질문들》 등 80여 편의 작품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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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령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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