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신이 만난 존 레논은 어떠한 사람인가 [전시]

글 입력 2019.01.0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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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전 세계가 퀸 열풍으로 가득했던 지난 4분기. 그런 퀸의 선배격인 그룹이자 전세계 음악계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비틀즈의 리더 존레논의 전시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음악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부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존 레논의 다양한 면모를 담아내었다.

 

프리뷰에서 작성했던 것처럼 이 전시를 통해 비틀즈의 존 레논이 아닌 아티스트, 사회운동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존 레논을 만나볼 수 있었으며 관람동선에 따라 존 레논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생각보다 평화스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가장 먼저 존 레논의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추모공간인 strawvery가 재현되어 있고, 그가 죽임을 당했던 당시의 상황과 뉴스를 보여줌으로써의 그의 죽음이 얼마나 세계적으로 큰 사건이었는지를 알게 해준다. 그가 얼마나 크고 엄청난 사람이었는지를 인지하고 나면 그의 삶과 사랑, 예술에 대해 마주하게 된다. 전시는 존 레논에 대한 방대한 양의 자료들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비틀즈의 존재를 알지만 그들이 활동하던 시기를 살아보지 못한 나로써는 모든 것이 새로웠다.

 

전시를 보며 느낀 점들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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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



프리뷰를 작성하기 참고한 자료의 내용은 평화주의자 존 레논의 모습이 강조되었다. 그렇기에 나도 당연히 그가 평화주의자라 생각했으며 선한 사람일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이것도 나의 고정관념에서 나온 것이다. 그의 인생은 내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그가 가진 음악성과 인간성은 조금은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비틀즈로 활동했을 때, 해체 후 홀로 활동하며 평화를 노래하던 그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마리화나를 소지하고 있어 체포되기도 하고, 불륜을 저지르기도 하며, 가부장적이기도 했다. 두 번째 부인인 오노 요코를 만난 후 그의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 전의 삶을 뒤로 한 채 평화주의 혁명가 라는 이미지만을 내세울 수 있을까?

 

존 레논의 전시를 보면서 사람은 죽어서 평가된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것도 좋은 쪽으로 말이다. 한 사람의 인성과 사생활이 중요시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사생활과 실력이 따로 평가되는 면이 있기에 그에 대한 평가가 주로 그의 업적으로부터 이루어진다. 물론 그가 남긴 업적을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그가 세상에 남긴 것들은 분명 엄청나다. 오노 요코를 만난 후 평화주의자로써 평화를 위해 활동했던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계속하여 조금은 상반되는 그의 모습이 계속 내 안에서 충돌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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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순



그의 인생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것을 꼽자면 사랑이 아닐까. 전시를 통해 그의 인생을 만나보면서 사랑의 두 가지 면을 보게 되었다.


그의 두 번째 부인 오노 요코를 열렬히 사랑했던 것을 보며 ‘사람이 이렇게까지 사랑에 빠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반면 그렇다면 그의 첫 번째 부인인 신시아와 아들은 왜 이러한 사랑을 받지 못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첫 번째 부인과 아들 줄리안을 보살피지 않았고, 불륜을 저질렀다. 시간이 흘러 요코와 낳은 아들 숀에게는 애정을 쏟았지만 줄리안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아버지는 자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지금의 나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다.” 존 레논과 신시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줄리안 레논이 한 말이다. 그가 아버지를 이해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을까. 반면 그는 둘째 아들인 숀을 위해 노래를 만들고 그를 위해 빵을 굽는 시간만큼 소중한 시간은 없다고 말한다. 전시를 보면서 계속 속으로 “줄리안은? 왜 숀에게만 애정을 쏟는거지? 줄리안에게도 사랑과 관심을 주지”라고 외칠 만큼 존 레논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Hey Jude'가 그렇게 안타까운 바탕을 두고 있는지도 몰랐다.


물론 전시를 통해 만난 존 레논이 전부가 아니기에 그가 그의 아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그 사랑을 표현했는지는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전시를 통해 만난 존 레논을 통하여 사랑의 뜨거움과 차가움을 마주했다. 오노 요코와의 사랑을 보며 ‘저렇게 뜨거운 사랑을 해보고싶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신시아와의 사랑을 보며 ‘사랑은 그저 한낱 지나가는 감정일 뿐인걸까’라는 생각이 들며 사랑이 한없이 차갑게 느껴졌다.

 

전시는 좋았다. 그의 음악을 들으며 전시를 관람하고, 그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좋았다. 그가 지나온 길과 업적을 보며 깨달음과 공감을 얻기도 하고, 그가 세상에 던진 메시지에 가슴 속 깊은 울림을 느끼기도 했다. 아티스트 존 레논은 내게 많은 것을 느끼게 했지만 한 사람의 존 레논은 평화를 노래하는 존 레논과는 다르게 느껴져 충돌을 일으켰다.

 

그렇기에 사람들에게 이 전시를 가보길 추천한다. 전시를 통해 존 레논을 만나보고, 각자가 만난 존 레논은 어떠한 사람이고 어떠한 의미인지를 직접 느껴보기를 바란다. 아티스트로써의 존 레논과 한 사람으로써의 존 레논. 당신은 이곳에서 어떠한 존 레논을 만나고 올 것인가.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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