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일상 속의 특별함, 에바 알머슨 [전시]

일상에서 행복을 놓치지 않기를
글 입력 2019.01.0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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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왜 소중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인가? 정말로 우리의 삶에 중요하다면, 보여야 마땅하지 않은가?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선택을 해야 한다.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이란 유한하며,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에 따른 결과값을 책임지며 살아야 한다. 어떤 선택을 했다면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다른 이익은 당연히 포기해야 하는 법이다.

따라서 삶에는 우선순위가 존재하고, 그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우리는 자신의 삶에 있어서, 자기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선택을 한다. 자신의 가치판단으로 선택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은 자신을 만든다.

그러고선, 때로 후회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거나,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후회를 한다. 정작 잘못한 건 자기들이면서, "있을 때 잘해야 했어."라거나,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지금부터라도 잘해"라고는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은 우리에게 훈계를 한다.

왜?

그 당시의 삶에 우선순위가 아니었던 부모님, 여자친구 또는 남자친구 그런 사람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다른 가치를 추구한 건 자기들이면서, 어째서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같은 합리화를 하는 거지? 소중했지 않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왜 받아들이지 않는 거지? 그러면 비난받으니까?

결국은 그런 일반화로 자기들의 죄를 모른 체하려는 뻔뻔함. 누구라도 나의 후회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어린애 같은 매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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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의 마지막 하루, 남자친구가 했던 이야기가 머릿속에 남아있다. 우리는 서로의 차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일상생활에서의 부도덕함에 대해서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고 했다.

첫 번째 유형은 잘못된 것을 알고, 잘못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다면 첫 번째 유형의 사람은 규칙을 지킨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고 불편하므로 규칙을 지킨다.

두 번째 유형은 잘못된 것을 알지만, 굳이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다.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는 표지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두 번째 유형은 담배를 피운다.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 편하기 위해서, 또는 반항심 등 다양한 이유에서 규칙을 애써 무시하는 사람이다.

세 번째 유형은 잘못된 것이 왜 잘못된 것인지도 몰라 규칙과 상관없이 행동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잘못하는 이유는 그게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인데, 예를 들면 공공장소인지 모르고 담배를 피우는 경우다. 나는 대부분 상황에서 세 번째 유형의 사람이었기에 '정말 몰라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어린애에게 왜 훈계를 하면 안 되는지, 무단횡단을 해서는 왜 안 되는지 그런 것들을 배워야만 알 수 있는 사람, 세상에는 그런 유형의 사람이 정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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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문화초대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약 4개월간 진행되는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전이다. 미술과 관련된 교양을 여럿 들었지만 '에바 알머슨'이라는 화가의 이름은 처음 들어 조금 낯설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녀는 한국과도 매우 친숙한 화가였다.

에바 알머슨은 스페인 출신의 화가인데, 10년 전 우연히 한국을 방문하여 현재까지도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한국은 항상 저를 두 팔 벌려 따뜻하게 환영해주는 특별한 나라였습니다."라며,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에 공감하길 바라는 소감을 전했다.

대한민국 '서울'을 주제로 하는 2018년 신작의 서울의 풍경, 음식, 건물,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제주 해녀를 소재로 한 '해녀 프로젝트'를 소개하여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해녀 관련 영화 전시에 참여하여 해녀를 알리는 데 힘쓰고, 2016년 '물숨'의 고희영 감독이 지은 '엄마는 해녀입니다.' 동화책의 삽화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녀가 보는 해녀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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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회에서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 속의 특별함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공간인 HOME을 주제로 전시장을 꾸며 우리의 일상을 연출한다.

내가 놓치고 있다는 것,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거라는 생각이 가장 컸다. 그렇게 중요한 것이라면, 당연히 삶에서 우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아닌가. 정말로 그 존재가 부재할 때, 그 존재가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은 부재의 존재가 중요한 것이지 그 존재는 당신의 삶에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고 말해주고 싶은 때가 많았다.

하지만 내 삶에도 놓치고 있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나는 이번에도 '몰라서' 놓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2019년도에도 역시 삶의 빈자리를 채우는 나아감을 계속해서 행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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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 Home by Eva Armisén -


일자 : 2018.12.07 ~ 2019.03.31

시간
11:00~19:00 (18:00 입장마감)

*
휴관일
12월31일(월) 1월28일(월)
2월25일(월) 3월25일(월)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5,6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15,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9,000원

주최
㈜디커뮤니케이션, CMAY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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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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