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누구에게나 있는 콤플렉스, 내 꼬리 [도서]

"지금 여러분한테는 어떤 꼬리가 있나요?"
글 입력 2018.12.3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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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이게 뭐야?"


아침에 일어나니 지호 엉덩이에 꼬리가 생겼다. 간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없던 꼬리가 생겼고, 그 꼬리로 인해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나와 내 꼬리를 놀리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 꼬리를 감추기 위해서 바지 속에 넣을지, 아빠 옷으로 가려볼지 여러 방법을 생각해봤지만 답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학교에 가야 할 시간이 되었고, 손으로 꼬리를 가리면서 학교에 갔다. 다른 사람에게도 꼬리가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지호처럼 엉덩이에 꼬리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이 없는 길을 걸어도 이리저리 살피고 고개를 푹 숙이며 걷곤 했다. 이제는 사람뿐만 아닌 땅조차도 자기를 놀리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안 들켜야 할 텐데…
아무도 없어야 할 텐데..."

"걱정하면 할수록 꼬리는 쑥쑥 자라,
어느새 지호보다 더 커져 버렸어"


크기변환_내꼬리.jpg
 

그렇게 푹 숙여 걷고 있다 보니 걱정은 커졌고, 그 걱정 때문에 꼬리는 더 크게 자랐다. 어느새 학교 앞까지 도착했다. 들어갈 수 없다. 꼬리를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는데, 꼬리를 가리지도 못했는데 나를 어떻게 볼까? 그냥 집으로 갈까? 달아나버릴까? 온통 걱정뿐이었다. 전봇대 뒤에서 학교 앞을 보니 나와 다르게 학교에 들어가는 친구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웃는다. 지호에게만 어둠이다. 친구들이 없을 때쯤 살금살금 교문을 들어가는데 짝꿍 민희를 만났다.

"안돼, 보면 안 돼!"


지호는 얼른 자기 뒤에 있는 꼬리부터 가렸다. 그때부터 지호는 자기의 꼬리를 민희가 봤을까 걱정했고 민희가 친구들에게 말해버릴까 걱정됐다. 이도 저도 못한 채 교실 앞에 도착했다. 그 교실 앞에서 나눈 대화.


"저… 내 꼬리 봤어?"

"저… 내 수염 봤어?"


민희도 자기 수염이 들킬까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서로 자신의 고민을 공유하면서 수염 덕분에 귀엽다고, 꼬리도 멋있다고 서로를 칭찬하고 격려했다. 그렇게 위로하고 교실 문을 여니 모두들 토끼 귀, 뿔, 가재 손, 양 머리, 코끼리 코 등 다양한 모양으로 있었다. 그것도 즐겁게.


"내 꼬리! 괜히 걱정했잖아"


그림자에 지호의 꼬리가 보이지만 실제로는 꼬리가 없는 마지막 장면이 나온다. 우린 한 가지 고민이 생기면 온통 그 생각뿐이다. 그 고민이 나를 작아지게 만들고, 그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나를 비웃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른 사람들은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런 건지. 왜 나만 괴로운 건지 생각에 빠지게 될 때가 있다. 어린아이 든 어른이든.

동화책에서 말한다. 누구나 고민이 있다고. 하지만 그걸 공유하고 속마음을 털어놓았을 때의 편안함. 혼자서 끙끙 앓기보다 고민을 나누면서 가벼워지는 느낌.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준다.

누구나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상대방이 날 어떻게 보는지 모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늘 궁금하다. 난 어떤 모습일까?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좋은 사람이길 바라며 가면 쓰고 살았다. 덕분에 사람 관계에 많은 에네지를 쏟았고, 피로했다. 살면서 깨달았다. 상대방보다 나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유가 생겼을 때 내 주변 사람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 여러 책을 읽지만 동화책을 읽으며 기분이 좋아진다.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하나를 집중적으로 표현하고, 놓쳤던 생각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점에서.


"지금 여러분한테는 어떤 꼬리가 있나요?"



송다혜.jpg
 

[송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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