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나의 편견이 깨어지기를 바라며

도서 <스펙트럼> 프리뷰
글 입력 2018.12.2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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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길 최고 경영자가 제시하는 삶과 비즈니스 모델, 회사 경영을 넘어 삶을 경영하는 철학을 얻어갈 수 있다는 이 매력적인 책 소개 앞에서, 그러나 나는 두 가지 점에서 망설여졌다. 첫 번째는 바로 그 카길이었다. 내가 카길에 대해 알고 있는 건 곡물 독점 기업이라는 것뿐이었고, 이건 그다지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니었다. 곡물 시장을 독점하고 인류의 식량상황을 좌우하는, 마음만 먹으면 전 세계의 식탁 위를 조종할 수 있는 기업. 거대 독점 기업하면 내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카길이었다.

실제로 카길은 전 세계 곡물 무역의 80%를 차지하는 5대 곡물 메이저 기업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며,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곡물 시장의 60% 정도를 카길에 내어주고 있다. 곡물 메이저 기업들은 세계 여러 나라 특히 개발도상국의 식량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현지 농업은 쇠퇴하고 현지 농민은 농촌을 떠나는 일이 반복된다.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초국적 기업 카길의 대표가 쓴 책이라고 하니, 다른 CEO의 책을 대할 때와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걱정은 바로 ‘모델링’에 있었다. 이 책은 삶과 경영 철학의 프레임으로 ‘스펙트럼’이라는 모델을 제시하는데, 그 알파벳을 따서 순서대로 Self-awareness 성찰, Perspective 관점, Engagement 몰입, Connect 연결, Trust 신뢰, Respect 존중, Unleash 도전, Make & Measure 성취라는 여덟 개의 주제를 이야기한다. 이 여덟 가지 주제를 담은 스펙트럼 모델로 삶과 경영의 다양한 빛, 다양한 스펙트럼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바로 이 <스펙트럼>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모델링을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사실 많이 불신하고 의심부터 한다는 말이 정확할 것 같다. 더군다나 “스펙트럼 모델에 답이 있다”(책 소개 中)라고 말하니 더더욱 의심이 든다. 경영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이, 아니 사실 삶 자체가 어느 특정한 모델로 표현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삶은 다양하고 또한 끊임없이 변하는데, 동적인 삶이 어떻게 정적인 모델 하나로 설명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모델이 삶을 다 표현할 수는 없다 해도 삶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줄 수는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나는 회의적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가치와 방향성을 갖고 살아갈 뿐, 아무리 위인이라도 그가 제시하는 모델은 어디까지나 그의 삶에 근거한 따라서 그에게만 정답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의 모델을 좇기보다는 차라리 우리 각자의 모델을 만드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영어 단어의 알파벳을 따다니… 삶과 경영에 중요한 화두들이 하필 여덟 가지인데다 또 하필 각각의 앞 글자를 모아 보니 SPECTRUM이 된다, 이 엄청난 작위성은 마치 가까이 오지 말라는 책의 텔레파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부감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앞서 말한 모든 내용이 고작 나의 편협한 식견이요 우물 안 개구리의 아집일 뿐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자기개발서와 그들이 제시하는 이러저러한 모델들이 나의 굳건한 편견과는 달리 생각보다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를 지낸 사람의 인사이트는 이 작은 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넓지 않을까 하는 자기 비판과 성찰의 목소리가 내면에서 들려왔기 때문이다. 부디 나의 편견을 깨어주고 나의 삶을 한층 고양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는 책이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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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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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기업 카길 글로벌 경영 현장에서 통찰한 
삶과 경영철학 모델, SPECTRUM

한국의 경영자상, 대한민국 글로벌리더, 한국경제를 빛낸 인물, 카길 경영 대상을 수상한 이보균 카길 한국 대표 회장이 던지는 이 시대의 화두!

“삶을 끌고 갈 것인가, 삶에 끌려갈 것인가?”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한 리더십 모델은 무엇인가?”
  

Self-awareness 성찰
Perspective 관점
Engagement 몰입
Connect 연결
Trust 신뢰
Respect 존중
Unleash 도전
Make & Measure 성취


스펙트럼은 빛이 분광기를 통과할 때 파장의 순서에 따라 분해되어 나타나는 빛깔의 띠다. 존재의 특성과 범위를 규정하며 고유성을 드러내는 것을 스펙트럼이라고 정의할 때, 사람이나 사람의 활동으로써 경영 또한 스펙트럼으로 표현될 수 있지 않을까? 삶이나 경영의 스펙트럼은 본질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삶을 관통하는 스펙트럼이 있고 특정 시점의 스펙트럼도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어떤 스펙트럼은 넓어 가늠하기 쉽지 않을 것이며, 특별한 스펙트럼도 있을 것이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빛들이다. 서로 다른 스펙트럼은 내부 요소들의 분포와 강도, 밀도, 채도 그리고 요소 간 경계에서 다양한 차이가 있을 것이며 통합적인 모양이나 선명함에서도 분명 다를 것이다. 

삶에서 그리고 경영자로 어떤 스펙트럼을 갖고 있으며 또 추구할 것인가? 세계적 기업 카길 글로벌 경영현장에서 최고경영자로 활동해 온 이보균 회장에게 스펙트럼은 화두가 되었다. 한 단어가 숙성되어 온 시간은 그 단어로부터 잉태한 질문이 숙성되어 온 시간이기도 하다.





저자 소개 이보균

한국 카길 대표, 회장(2018.6~ 현재), 재)카길애그리퓨리나 문화재단 이사장(2010~현재), 카길애그리퓨리나 사장(2008.5~2018.5), 카길 동물영양-중국 사장(2005~2008), 카길 아시아 연구기술 총괄(2001-2004), 애그리브랜드 퓨리나 코리아 연구소장/이사/부장(1997-2001),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연구교수(1995-1997), 서울대학교 수의대 초빙교수(1999~2002), 인액터스 코리아 이사회 의장(2016~현재), 다국적기업한국인최고경영자협의회(KCMC) 사회공헌 위원장(2016~현재), 미국상공회의소(AMCHAM) 이사회 이사(2016~현재).


[김해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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