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라이프 스타일을 팝니다. '츠타야 서점' [문화공간]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을 방문하다
글 입력 2018.12.2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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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서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책이 빽빽하게 있고, 그곳에서 책을 고르고 있고 구매를 하는 모습이 그려질 것이다. 오로지 책을 위한 공간 같은 서점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어주는 곳이 있다. 바로 ‘츠타야 서점’이다.


츠타야 서점은 ‘일본 최대의 라이프 스타일 서점, 츠타야 서점’이라고 불린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라이프 스타일과 서점의 조합은 이질적이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서점에서 책을 넘어 다양한 무언가를 만날 수 있다니, 많은 대중들은 관심을 보이며 이곳을 방문한다.


일본 내에서 츠타야 서점을 방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본 곳곳에 많은 체인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명성을 갖게 해준 곳을 방문하고 싶다면, 다이칸야마 T-site 점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은 다른 츠타야 점들보다 츠타야 설립의 철학이 잘 묻어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는 이곳, 다이칸 야마 츠타야를 탐구해 보도록 하자.




1. 상품이 아닌 가치를 파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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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타야 서점은 대중들에게 단순히 책과 음반을 나열해 놓고 구매를 촉진시키지 않는다. 구매의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츠타야를 둘러보았을 때, 이러한 과정을 직접 찾아볼 수 있었다. 뜨개질을 다룬 책이 있으면, 이 책을 편안히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그 옆에 뜨개질을 할 수 있는 용품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더 나아가 요리와 관련된 책이 있으면, 책에서 다룬 주제와 관련된 요리 용품들이 마련되어 있다. 낫토, 계란 등 일반적인 서점에서 보기 어려운 식료품들이 있어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 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은 라이프 스타일을 직접 설계해 나간다. 책을 통해 정보를 얻고, 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용품들에 관심을 보이며, 자신의 관심사를 파악하며 주체적으로 서점을 이용한다. 서점 안에서 개개인을 파악하고 이해할 시간을 제공하는 이 특별점은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게 만든다. 그래서 책을 판매하는 곳 이라는 느낌보다, 자신의 기호를 찾는 곳, 가치를 직접 선별하여 살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2. 베스트셀러가 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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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누구나 눈길이 가는 곳은 베스트셀러 코너이다. 요즘 어떤 책이 인기가 있는지, 대중들이 어떤 부분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어떤 작가가 인기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곳이다.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관심을 보이고 구매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이곳 츠타야는 따로 베스트셀러 공간을 마련해 두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베스트셀러를 1순위부터 쭉 나열해 두지 않았을까. 츠타야 서점만의 섬세함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서점을 방문하는 사람들 중 베스트셀러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무조건적으로 1위에 올라와 있는 책을 구매한 적이 있다. 특별한 노력 없이 구매한 책이라 그런지, 읽는 속도도 느렸고 한번 읽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이러한 경험은 나만 경험했던 일이 아닐 것이다. 애정과 관심을 두지 않고 구매한 책은 기억에 오래 남지 않을 것이다. 츠타야 서점은 이러한 점을 고려한 듯, 방문한 모두가 자신의 취향을 찾아 나서고, 많은 책을 뒤적거리며 원하는 책을 발견하기를 권장하는 모습이다. ‘문학’, ‘음악’, ‘예술’, ‘기계’ 등으로 장르가 구별되어 있고, 이곳에서 목적에 따라 관심에 따라 구매하도록 한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겠다는 목적이 아닌, 개인을 섬세하게 고려하여 가치를 살 수 있도록 한다는 혁신적인 일념이 드러난다.




3. 오랫동안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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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타야 서점에서 놀라웠던 또 하나의 특별점은 운영시간이었다. 이곳은 오전 일곱시부터 새벽 두시까지 운영한다. 새벽까지 문을 여는 상점은 카페, 식당, 술집만이 전부인줄 알았다. 서점이 새벽에 열다니 꽤 신선했다. 츠타야 서점에서는 영업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책을 즐길 수 있다. 학생, 직장인, 밤늦게까지 일하는 자영업자 등 모두가 이곳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츠타야와 비슷한 대형 서점인 교보문고를 비교해 봤을 때, 이곳의 영업시간은 오후 여덟시 삼십분에서 열시 사이였다. 비슷한 듯 다른 이 둘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다양한 책을 쉽게 고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판매’에 가치를 둔 점, 책을 편히 읽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독서의 장’을 만드는 것에 가치를 둔 점이 다르다. 저녁 열시까지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책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 편히 책을 읽고 즐기기엔 다소 부족한 시간이다. 츠타야는 많은 시민들이 책과 시간을 보내고, 독서가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넉넉한 운영시간을 선택하였다. 책과 나만의 온전한 시간을 선사해주는 셈이다.


*


서점의 입장이 아닌, 대중의 입장을 고려해 만든 서점이라는 느낌이 확실하게 들었다. 그래서 미래의 서점이 지향해야할 모습, 가치를 창조하는 서점이라는 긍정적인 수식어들이 붙는다.



기획이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회사의 관점과 구조를 혁신시키는 것이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기획은 ‘소비자’에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 마스다 무네아키



서점에 방문하는 대중 즉 소비자에게 관심을 기울인 것이 지금의 츠타야 서점을 있게끔 하였다. 소비자의 가치 창조를 위해 소비자를 고려해야한다는 무네아키의 신념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라이프스타일, 베스트셀러, 운영시간, 공간 등 다방면을 고려한 츠타야 서점은 책이 주는 모든 가치를 온전히 느끼게 한다. 일본에 방문하면 이곳에서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보는 것을 추천한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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