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Theatrum Mundi! [도서]

도서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리뷰
글 입력 2018.12.1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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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atrum mundi!
세계는 극장이고 인생은 연극이다!

- 셰익스피어 -


극적인 소재와 표현방식으로 인해 ‘극장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던 바로크시대. 세기의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우리 모두가 세계라는 연극 안에서 각자의 역할에 맞춰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 연극을 만든 사람이 신이라는 점에서 결국 모든 인간이 신의 섭리에 따라 살고 있음을 말하기 위한 은유적 표현이지만 나에게는 조금 다르게 들려왔다. 나의 인생은 결국 연기인 것이다!

거리를 걸어가거나 사람들이랑 이야기 할 때, 수업을 들을 때 등등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나는 내가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내가 보이고 싶은 대로 그들에게 보일 수 있도록 나의 말투나 자세, 행동 등을 교정하는 것이다. 활발하게 보이고 싶으면 웃음소리도 크게, 리액션도 크게 하고, 지적으로 보이고 싶으면 무언가에 열중하는 듯 손을 입가에 가져다대고 열심히 한 군데를 쳐다본다. 써놓고 보니 웃기긴 한데 사실이다. 누가 보면 무슨 파파라치가 따라붙는 연예인인 줄 알겠다.

그렇게 하루치의 연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종종 내 진짜 성격이 어떤지 나조차도 헷갈릴 때가 있다. 물론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한 가지 색채를 보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그래도 내가 내 본연의 색채에 자부심을 가지고 이를 보이는 것에 거리낌이 없길 바랄 때도 많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나의 중심이 내가 아닌 남에게 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심을 나에게로 되돌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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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심리학자 오시마 노부요리는 저서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에서 잃어버린 중심을 나에게로 되찾아오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에서 소개된 사례들에서 나의 모습이 보여 흠칫할 때도 있었으며 ‘정말 이럴 수도 있다고?’ 고개를 갸웃한 사례들 역시 있었다.

그가 제시한 방법론은 뇌 네트워크, 즉 나와 주변 사람들의 뇌가 랜선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뇌 네트워크 이론에 따르면 현재 느끼는 질투, 열등감, 불안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상대의 것에서 흘러 들어왔을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모델 체형의 여성을 예로 들어봅시다. 모델 체형의 마른 여성 옆에 동성 친구들이 앉으면 그 친구들의 열등감이 자극을 받게 됩니다. ‘나는 얘보다 뚱뚱해서 보기 흉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죠. 그 생각이 뇌 네트워크를 통해 마른 여성의 뇌에 전달되는데, 이를 친구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 아닌 자신에게 하는 지적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뚱뚱하고 보기 흉하다는 감각을 지니게 되는 것이죠.

p. 71


결국 현재 나를 괴롭히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실은 ‘나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 뇌 네트워크 이론의 핵심이다. 지금 내가 누군가에게 느끼는 열등감은 그가 나에게 느끼는 열등감이 전해진 것이며, 지금 내가 느끼는 초조함은 주변 인물들의 초조함이 전달된 것이다! 뇌 네트워크 이론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내적귀인이 아닌 외적귀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내 탓’이 아닌 ‘남 탓’이랄까.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_카드뉴스16.jpg
 

해서 이 부분을 읽을 당시 내가 A에게 느끼던 열등감을 본격적으로 ‘A의 탓’으로 돌려보았다. ‘내가 지금 A보다 뒤처지고 있다고 느끼는 이유는 A가 나보다 뒤처지고 있다고 은근히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야. 그 불안감이 네트워크를 타고 흘러들어온 거야!’ 솔직히 고백하자면, 마음이 편해졌다. A가 정말로 그러한 생각을 했는지 어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열등감이라는, 쉽사리 벗어나기 힘든 그 감정에서부터 이토록 빨리 빠져나오게 했다는 점만 으로도 이 이론은 충분히 의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내 말이 못 미더우신가? 그렇다면 한 번만 직접 해보시길! 때로는 ‘남 탓’을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꽤 이롭다.

그렇다면 뇌 네트워크로 인한 별 수 없는 감정의 유입 중 본인의 진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저자가 소개한 방법 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진심모드’였다.


상사가 “이 자료 좀 정리해줄 수 있어?”라고 말을 건넸을 때 마음속으로 ‘진심모드!’를 외쳤더니 “더 급한 업무가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맡기시면 안 될까요?” 하고 생각지도 못한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그랬더니 물고 늘어질 줄 알았던 상사가 “아, 그래?” 하고 깔끔하게 물러나서는 스스로 그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진심을 말하면 이렇게 좋구나!’ 하고 살짝 감동했습니다.

p. 58


나는 종종 내 진심이 무엇인지 생각조차 해보지 않고 상대에게 내가 어떻게 비춰질지를 고려해, 혹은 분위기에 휩쓸려 말을 뱉고 행동을 행하는 경우가 있다. 저자가 제시한 ‘진심모드’는 이런 나에게 꽤 유용할 듯싶었다. 그래서 이 또한! 내가 직접 해 봤다.

한계점과 장점이 각각 있었다. 먼저 한계점은, 모든 상황에 있어서 진심모드를 떠올리기는 힘들었다는 점이다. 선택의 순간은 긴박하게 결정이 내려져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자면 ‘같이 술 먹으러 가자!!’며 정신없이 보채고 있는 동료들 틈바구니에서 정신줄을 놓지 않고 진심모드를 켜야 하는 것이다. 빠른 선택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있어서 진심모드를 떠올리는 것은 꽤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장점 역시 있었다. 선택을 내린 후에는 무조건 진심모드가 떠올랐다는 점이 그것이다. 진심에 부합하는 선택을 했던 하지 않았던, 그래도 이전에는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나의 진심을 뒤늦게나마 살펴준다는 점에서 진심모드 전략은 의미가 있었다. 습관화가 된다면 분명히 정신건강에 이로울 전략이었다.

이 외에도 책에 소개된 방법과 사례들 중에는 공감가고 기억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감정과 중심과 인관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이켜 보기도 했고, 나라는 사람의 의외의 구석을 발견해 놀라기도 했다. 본인의 감정이 본인의 것이 아니라고 한 번쯤이라도 느껴본 사람이라면 분명 읽어봄직한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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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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